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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기록 "용역들, 경찰 뒤따라..."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진 지난 20일, 서울 용산4구역 농성 철거민 진압과정에서 경찰과 철거용역업체가 합동작전을 벌였음을 시사하는 경찰 무전기록이 공개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유정 의원(민주당, 비례대표)은 23일 "용산 참사와 관련해 그동안 경찰이 용역업체와의 관계에 대해 부인해왔으나, 양측이 합동진압 했음을 알 수 있는 녹음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경찰청에 자료제출을 요구해 이 자료를 받았다"면서 "20일 오전 6시 29분 42초와 49초에 경찰끼리 다음과 같이 무전기로 통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무전대화 중 '솔입곱'은 '지참', '일팔'은 '알았다', '경'은 '경찰병력'을 뜻하는 경찰용어라고 설명했다. 용역경비원들이 해머 등의 장비를 들고 경찰병력을 뒤따라 움직이면서, 이동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 참사 전날 철거민과 대치중인 용역직원 용산 재개발지역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이 사망한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참사 전날인 19일 오후 철거민이 농성중인 건물 내부에서 한 철거용역직원이 철거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제공
"용역경비들, 우리 병력 뒤따라 시건장치 해제 중"

서울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전철연 용산4구역 관련상황 보고' 자료에 따르면 경찰의 진압작전 시작시점이 20일 오전 6시 30분이었다는 점에서, 이번에 공개된 무전기록은 진압 직전 대화내용으로 보인다.

이는 용산4구역 재개발을 둘러싸고 재개발 조합과 세입자들이 갈등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조합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적극 나섰다는 것을 의미해 파장이 예상된다. 

철거과정에서 용역업체와 협력했다는 의혹을 경찰이 부인해왔다는 점에서도 이번 무전자료는 주목된다. 

김수정 서울경찰청 차장은 지난 20일 오후 브리핑에서 "용역업체들은 경찰이 투입됐다는 것을 미리 알고 현장에서 빠졌다는데 경찰이 용역업체와 사인을 맞춘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김 차장은 또 "용역들이 철거민들이 빠져나오려는 것을 방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축했었다.

▲ 2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부근 재개발 지역내 5층 건물 옥상에 설치된 철거민 농성용 가건물이 경찰특공대가 진압하는 과정에서 불길에 휩싸인 채 무너지고 있다. ⓒ 권우성출처 : 경찰-용역업체, 합동작전 벌였나무전기록 "용역들, 경찰 뒤따라..." - 오마이뉴스
경찰 "용역 직원들 현장에 없었던 걸로 파악하고 있었다"

김 의원의 무전기록 공개에 대해 서울경찰청 홍보담당관실은 해명 자료를 내고 "전날 용역업체 직원들이 자기들이 철거 전문가라며 내부 진입을 시도하는 것을 경찰이 여러 차례 차단했었다"며 "순간적으로 오인하여 무전 보고를 했으나, 실제 작전 시작부터 끝까지 용역업체 직원은 참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 이 기사는 오마이 뉴스(www.ohmynews.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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