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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칼럼

5·18 전국방송에 즈음하여
양기창
l승인1997.05.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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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우선은 반가운 일이다. 광주의 5·18이 국가기념일로 공식 지정됨에 따라 명실공히 한국 민주발전사에 큰 획을 긋게 되었다. 항쟁 발발 17년, 문민정부 5년 만의 일이다. 80년 5월 신군부에 의해 폭도로 몰려야 했던 사람들, 그리고 기나긴 기다림…. 이제 그 진실이 밝혀지면서 최소한 공식적으로나마 국가기념일을 통해 이름없이 숨져간 영령들의 오명을 씻고 그 분들의 숭고한 뜻과 정신을 후세에 전하게 된 셈이다. 이는 적어도 민주를 갈망하는 이땅의 지식인과 젊은이들 그리고 광주시민의 줄기찬 투쟁의 결과요, 정의와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역사의 증거이자 교훈인 것이다. 그동안 5·18은 소수의 광주민에 의한 광주만의 잔치였다. 매년 지역행사로만 국한되어 특정지역의 한풀이로만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껏 우리 방송인들은 여러 방면으로 광주를 얘기하고 5·18의 전국방송화를 주장하며 그 필요성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번번히 묵살, 실현되지 못했다. 곱지않은 시선과 눈총, 언론과 방송의 뒤엔 늘상 권력과 압력이라는 검은 실체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지한 역사의식, 철학과 용기의 빈곤을 본다. 항쟁발발 17년, 그 동안 열여섯번의 5·18을 거쳐오면서 해마다 부르고 싶었던, 아니 불렀어야 했을 광주의 노래가 있다. 이제 한 해를 더해 17돌을 맞는 지금, 목청껏 외쳐부를 전주곡이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97년 5월18일을 맞는 감회는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방송사 역시 5·18의 국가기념일 제정과 더불어 전국방송을 약속하고 나섰다니 늦은 감은 있지만 세상이 변하긴 변한 모양이다. 이제 17주기 5·18을 기점으로 광주의 문제와 방송의 양심은 다시 태어나야 한다. 광주의 부활과 방송의 재탄생 말이다. 폭도의 광주가 정의의 도시로, 절망의 도시가 생명과 기쁨의 도시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방송의 역할과 책임이 있는 것일게다. 우선은 진상규명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피해자만이 존재하는 역사는 있을 수 없다. 부끄러운 역사인 것이다. 우리는 과거 청산되지 못한 역사에게서 후회 막급의 모순된 역사를 본다. 광주의 5월은 항상 산자에게나 방송인에게나 부끄러움을 주었다. 오늘날 여전히 산적한 문제들 앞에 선 부끄러움 역시 매한가지다. 광주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평가를 바로잡는 건 비단 광주지역 출신의 몫 만은 아닐진대 방송은 늘상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지도 앞장서지도 못했다. 꼭 정책의 결정이 있고나서야 뒤따르는 나약한 지식인의 우유부단한 고질 따위는 이제 버려야 한다.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될 지난 17년 간의 부끄러운 침묵의 역사 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는가?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역사의 외양을 갖자. 정의에 무력했던 과거에 대한 반성도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무슨 염치로 부정을 캐고 사회의 부도덕과 무질서를 비판할 수 있겠는가? “더 이상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역사를 물려주지 맙시다.”자, 이제 변화의 시작점을 광주의 오월에서부터 이뤄보자. 그리하여 빛고을 광주가 새롭게 태어나게 하자. 단순히 기념식이나 전국 방송하고 만족하지 말자. 형식적인 겉치레 행사로 생색만 내지 말자는 것이다. 각종 다양한 장르의 특집물들을 통해 광주가 제대로 대접받도록 해야 한다. 보다 구체적이고 진지한 접근을 통해 광주의 진위와 시비를 밝혀야 한다. 광주는 더 이상 금기가 아니다. 광주의 진실에 역사성이 부여될 때 광주는 더 이상 80년대의 광주는 아닐 것이다. 이제 광주의 아픔은 가고 산고를 이겨낸 어머니의 환희가 왔으면 좋겠다. 정의가 살아 숨쉬는 곳, 광주 그리고 오월. 다시금 광주가 새롭게 태어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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