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수사결과, 엇갈린 시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디어클리핑] 경향·한겨레 "편파 수사 논란" vs.조중동, 김석기 사퇴 주목

검찰이 ‘용산 철거민 참사’에 대해 농성자 20명과 용역업체 직원 7명을 무더기 기소하고, 경찰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정병두)는 9일 용산 참사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화재는 농성자의 시너 투기와 화염병 투척이 결합되어 발생한 것이며 (참사의) 결과 발생과 직접적 인과관계가 없는 경찰에게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진압작전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화재를 일으켜 경찰관 1명을 숨지게 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등으로 김모(44)씨 등 농성자 5명을 구속기소하고 농성에 가담한 1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사실상 경찰에 면죄부를 준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희생자 유족과 시민단체들은 “진실을 왜곡한 편파수사”라며 특검을 통한 전면 재수사, 국정조사 등을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참사 직후부터 사퇴요구가 거셌던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서울경찰청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10일 자진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한겨레·한국, “경찰에 면죄부 … 편파수사 논란 확산”

경향신문·한겨레·한국일보는 검찰이 ‘용산 철거민 참사’에 대해 경찰에 면죄부를 주면서 ‘짜맞추기식 편파수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용산 철거민 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걱정한대로 과잉진압의 희생자인 철거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죄를 씌우고, 경찰쪽은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며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꼴이다. 정확한 진상 규명도, 중립적인 자세도, 법과 원칙도 찾을 길이 없고 정치적 이해타산만 두드러진다”고 비판했다.

▲ 한겨레 2월 10일 1면.

한겨레는 “검찰은 수사 막바지까지 화염병을 누가 던졌는지, 시너를 누가 부었는지 특정하지 못했지만 ‘간접증거’만으로 철거민들을 기소했다. 반면 경찰에 대해서는 ‘사전 준비와 작전 진행상 아쉬운 점’을 언급하며 잘못을 지적했지만 처벌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또 검찰이 수사기간 내내 철거민 쪽에 불리한 정황과 증거들은 선제적으로 내놓거나 이를 입증하려고 철저한 과학수사를 벌인 반면, 경찰과 용역업체 쪽에 불리한 내용은 정치권과 언론, 진상조사단이 의혹과 증거를 제기한 뒤에야 확인하는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경향은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경찰 무죄, 철거민 유죄’라는 당초의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며 “수사 막판에 불거진 경찰과 용역업체 직원의 합동 작전은 용역직원은 형사처벌하고 이를 보호해 준 경찰에겐 책임을 묻지 않는 ‘이상한 결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경향은 검찰이 경찰의 진압작전에 대한 사전준비 소홀과 진행 미흡을 지적했지만 책임 소재를 가리지 않는 등 경찰 봐주기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향은 검찰이 참사 원인을 ‘화염병과 시너’로 지목했지만 화염병을 던진 철거민을 구체적으로 밝혀내지는 못해 이에 대한 입증을 놓고 법정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경찰이 애초 계획에 있던 유류 화재 진압용 소방차를 명확한 이유도 없이 철수하는 등 진압계획서상의 준비사항을 제대로 갖추지도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용산 철거민 시위현장 진압에 나선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또 검찰의 ‘용산 참사’ 수사 발표로 경찰이 형사적 책임은 면하게 됐지만 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경찰은 용역직원과의 합동 진압 여부, 화재가 발생한 망루 내 인화물질의 존재를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 등에 대해 잇따라 거짓말을 했고, 여론조작을 시도하면서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조중동, 김석기 사퇴에 주목 … 검찰 조사 후폭풍 애써 외면

반면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 보수신문들은 검찰의 수사결과보다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사퇴에 주목했다. ‘편파수사’ 논란 등 반발여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김 내정자의 사퇴를 내세워 ‘용산참사’의 후폭풍을 잠재우려는 눈치다. 김석기 내정자가 법적 책임은 없지만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검찰 조사도 화재 원인 등 일부 쟁점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조중동은 수사결과 발표를 그대로 전하는데 그쳤다.

▲ 중앙일보 2월 10일자 3면.
조선은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자진사퇴하기로 함에 따라 용산사건의 폭발성은 크게 감소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대신 조선은 “불법 농성에 나선 철거민들, 그리고 그 불법을 진압할 수밖에 없었던 경찰은 정부와 정치인들의 직무유기 때문에 피할 수도 있었을 갈등의 한복판에 서게 됐다는 점에서는 같은 피해자”라며 “이번 사건의 진짜 책임은 재개발조합과 세입자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주는 절차나 제도를 만들지 못한 정부와 국회에 있다”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중앙은 검찰의 ‘경찰 무혐의 결론’에 공감했다. 중앙은 사설에서 “우리는 검찰이 경찰 진압에 대해 ‘농성자들의 화염병 투척 등으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방염복·진압봉 등 최소한의 장비만 갖춰 조기 투입한 조치를 위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한 것에 공감한다”며 “이번 사태는 불법·폭력시위를 하면 어떤 식으로든 이익을 보고, 그 결과 불법이 재발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일대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도 사설에서 “진압 작전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난 것은 불행한 일지만 그런 결과를 가져온 화재의 직접원인은 시너 살포와 화염병 투척이므로 경찰의 공무집행에 법적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고 본다”며 “정치권은 사회적 갈등을 확대 재생산해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 해선 안 된다. 민주당의 특검 수사 요구는 정략적”이라고 지적했다.

OBS 사장도 ‘낙하산’논란

경향은 OBS 경인TV 차기 사장에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방송특보를 지낸 차용규 전 울산방송 사장(60)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낙하산 논란속에 노조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9일 OBS와 전국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 등에 따르면 차기 사장 공모 결과 기자·PD 출신 4명, 차 전 사장과 경영전문인 1명 등 모두 6명이 공모에 응했다. OBS 이사회는 주철환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직후 후임 사장 공모를 벌인 데 이어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오는 12일 주총에서 차씨를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OBS희망조합지부는 성명을 내고 “MB특보 내정설이 현실화되면 끝까지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OBS 안석복 경영본부장은 “사장 후보자는 10일 열리는 후보추천위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KBS 특파원 9명 철수키로

KBS가 9일 해외 파견중인 기자·PD 등 9명을 철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 보도에 따르면 KBS의 한 관계자는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이달부터 특파원 총 29명 가운데 31%인 9명을 순차적으로 현지에서 철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KBS는 워싱턴·도쿄·베이징에 파견된 취재 기자를 각각 1명씩 줄이는 한편, 인도지국을 일시 폐쇄한다. 도쿄·파리의 촬영기자 2명과 LA·파리·베이징에 근무 중인 PD 3명도 철수한다.

경향, “언론에 책임 떠넘기는 민노총”

민주노총 소속 간부의 성폭력 파문과 관련해 이석행 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경향은 민주노총이 ‘핵심 간부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책임’보다 ‘언론보도에 의한 2차 가해’를 지도부 총사퇴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고 지적했다.

이석행 위원장은 9일 기자회견문에서 “지난 2월5일 경향신문 등이 피해자의 동의없이 이번 성폭력범죄를 보도하면서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함부로 노출시키는 등 2차 가해를 자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에 격분한 피해자 대리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노총이 피해자 동의 없이 사건을 언론에 노출시킨 것에 대해 2차 가해로 규정하고 그 책임을 물었고, 우리 지도부는 대리인들이 제기한 책임을 통감하며 총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2차 가해를 직접적으로 자행한 당사자를 가려내지 않으면 익명성 속에 숨어서, 취재원 보호라는 보호막 속에 숨어서 또다시 2차 가해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경향신문 등에 취재원을 밝혀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2차 가해를 한 당사자를 밝혀내기 위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우문숙 대변인도 총사퇴의 배경으로 “민주노총 관계자를 인용한 경향신문 등의 기사가 나간 것에 대해 지도부가 책임을 통감한다는 뜻으로 사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용식 사무총장은 이날 아침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만약 언론에 보도가 안 됐다면 대리인들이 기자 회견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거 한국 다큐 맞아?” TV다큐의 르네상스

동아는 ‘북극의 눈물’(MBC) ‘누들 로드’(KBS) ‘한반도의 공룡’(EBS) ‘공룡의 땅’(MBC) ‘차마고도’(KBS) 등 국내 제작진이 만든 고품격 TV다큐멘터리가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2월 10일자 21면.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CG)을 활용해 공룡을 복원하고, 아시아 고산교역로 차마고도나 극한(極寒)의 땅 북극도 소개한다. 1월 18일 오후 10시 반에 방영된 ‘MBC스페셜-공룡의 땅’은 시청률이 10%를 넘었으며 지난해 ‘한반도의 공룡’은 EBS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인 2.89%(모두 TNS미디어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동아는 이러한 다큐멘터리의 부흥은 국내 ‘다큐멘터리 2.0세대’의 등장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1980, 90년대 조연출로 입문한 이들이 최근 2, 3년 전면에 나서는 시점”(조준묵 MBC PD·‘북극의 눈물’ 연출)과 맞물린 것이다.

다큐 2.0세대…인력 시간 돈 삼박자가 맞물려

최근 인기 다큐들은 웬만한 영화 이상으로 전개가 빠르고 앵글도 다양하다. 안성기 유해진 등 스타들이 내레이션을 맡아 시청자들의 관심도 높였다. ‘누들 로드’를 만든 이욱정 KBS PD는 “‘뻔한’ 화면과 구성으론 시청자 눈을 붙잡을 수 없다는 걸 체감했기 때문”이라며 “오랜 현장경험에 쌓인 기획·연출력이 성과를 내는 추세”라고 말했다.

CG도 다큐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한반도의 공룡’이나 ‘공룡의 땅’은 할리우드 영화 같은 정교한 공룡 CG를 선보였다. 한상호 EBS PD는 “한국 CG 기술은 세계 일류급”이라며 “좋은 아이디어와 시나리오만 갖추면 해외 영화나 다큐에 밀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MBC 시사교양국 윤미현 CP(책임 프로듀서)는 이에 대해 “인력 시간 돈이란 삼박자가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공력을 쌓은 중견 PD들이 제작 책임을 맡기 시작했고, 제작 기간도 6개월 이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밤 12시를 넘기던 편성 시간도 프라임타임대인 밤 10시대로 옮겨왔으며 ‘스페셜’ 등으로 고정 편성돼 시청자들이 쉽게 볼 수 있게 했다.

다큐에 대한 외부 지원도 원활해져 기획 단계부터 해외 판매를 감안한 국제 감각의 다큐를 구상하게 된 것도 달라진 점이다. “한국적 정서가 강한 작품은 한계가 있다. 자국 색채가 덜한 자연 환경 분야를 다룬 ‘그린 마케팅’이 세계적 추제다. 대기업도 국내외 홍보에 유리한 작품에 투자한다. 시청자도 그런 작품을 선호한다.”(KBS 기획제작국 신재국 CP)

인문학이 뒷받침돼야

동아는 국내 다큐멘터리의 수준이 오르긴 했지만 갈 길은 멀다고 진단했다. TV 다큐의 바이블로 거론되는 영국 BBC 등에 비교하면 사전조사나 후반작업은 여전히 아쉽다고 지적했다. 조준묵 PD는 “사전조사를 위한 국내 리서치 팀이나 전문 인력이 부족하고 외국처럼 후반 작업에만 6개월 이상 공을 들여 완성도를 높이는 일은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다큐에 깊이를 더해주는 인문학적 저변도 확대되어야 한다고 동아는 덧붙였다. 이욱정 PD는 “‘누들 로드’를 찍을 때 국내 연구자를 찾지 못해 해외에 자문했다”며 “한 사회의 다큐 함량은 그 사회의 인문학 수준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2006년 ‘시베리아의 호랑이’로 프랑스 ‘쥘베른 영화제’ 관객상을 받았던 박수용 EBS PD는 다큐 제작의 편향성을 경계했다. “다큐에 대한 관심은 환영하지만 CG나 편집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눈에 띈다. 그런 작품도 필요하지만 최대한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작품도 공존해야 한다. 시청자 눈높이에 맞춘다는 명목으로 트렌드만 좇다 보면 본질적인 진실성이 훼손되고 예능이나 드라마가 겪는 오류에 빠질 수도 있다.”

로버트 플랜트·앨리슨 크라우스, 그래미상 5관왕

록 그룹 ‘레드 제플린’ 출신의 로버트 플랜트(60)와 미국 컨트리 가수 앨리슨 크라우스(37) 콤비가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제51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레이징 샌드(Raising Sand)>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은 또 올해의 레코드상, 컨템포러리 포크·아메리칸 앨범상, 팝 협업상, 컨트리 협업상 등도 수상해 5관왕을 차지했다. 랩 가수 릴 웨인은 최우수 랩 솔로, 랩 송, 랩·송 협연, 올해의 랩 앨범 부문 등을 수상하며 4관왕이 됐으며, 영국 그룹 콜드 플레이는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로 올해의 노래상 등 3관왕에 올랐다. 영국 여가수 아델은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상과 '최우수 여자 팝 보컬상 등을 수상했다.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신문발전위원회 위원 위촉

한국은 문화체육관광부가 9일 신학림(51)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제2기 신문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했다고 전했다. 문화부는 지난해 11월 8명으로 제2기 신문발전위원회를 구성했으나 전국언론노조가 추천한 신씨는 결격 사유 조회에 필요한 개인정보 동의서가 늦게 제출됐다는 이유 등으로 위촉을 보류해왔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