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협상 최종 결렬…국회의장, 중재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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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직권상정 시 대기업 지분 0%…신문은 수정못해”

파국이 끝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쟁점법안의 타결을 위해 3차례의 협상을 벌였지만 언론관계법의 처리 시한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최종 결렬을 맞은 것이다.

박 대표는 회담 직후 “(3차례의 협상 끝에) 쟁점은 미디어법의 처리 시한을 못 박을지 여부로 좁혀졌고, (우리는) 처리 시한을 6개월까지 연장해 달라는 민주당의 제안까지 받겠다고 했는데 민주당이 갑자기 입장을 바꿔 처리 시한을 절대 못 박을 수 없다고 했다”며 결렬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오늘(1일) 중 (더 이상) 양당이 만날 계획은 없다”며 “다만 민주당이 (내일이라도) 진전된 안을 갖고 오면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국회 본회의장 ⓒPD저널
박 대표는 또한 국회의장의 언론관계법 직권상정 여부와 관련해선 “직권상정을 해주면 대기업의 지상파 지분을 0%로 하는 수정안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그러나 신문의 지상파 소유 지분 20%는 수정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언론계와 야당이 “결국 신문 시장의 60% 가까이를 점하고 있는 보수성향의 특정 신문을 위한 방송법 강행처리”라는 비판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정 대표는 “언론관계법과 관련해선 여야 간 이견이 많은 만큼 경제관련법을 먼저 처리하고 언론법은 차후에 처리하자 했지만 여당이 응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경제관련법을 우선 처리하자는데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경제살리기가 아닌 언론장악에만 관심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제시할 경우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 대표는 “(의장이) 중재한다면 응할 테지만, (끝내) 직권상정을 강행한다면 1월 합의를 파기한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김 의장은 이날 오후 10시 30분부터 여야 3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국회의장실로 불러 중재안을 제시하고 있다.

막장 국회…과반 이상 의석 거대 야당의 본회의장 앞 점거

여야 대표가 언론관계법 등 쟁점법안의 타결을 위한 막판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는 과반 이상의 의석을 점한 여당이 점거 농성에 나서는 헌정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한나라당의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점거농성은 이날 오후 7시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홍준표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이날 오후 3시께 민주당 보좌진 150여명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에 대비해 본청에 기습 점거한 것을 의식한 행위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를 예방하기 위해 로텐더홀에 앉게 됐다”며 “김 의장이 직권상정을 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날 오후 본청 기습 진입에 성공, 공성전에서 우위에 섰다고 생각했던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점거 농성에 허를 찔린 듯 당황한 분위기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한나라당 측에 점거농성의 해제를 촉구했지만 결과는 고성과 드잡이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과 서갑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각각 민주당 당직자와 조원진 한나라당 의원에 의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한편, 거대 여당의 ‘역점거농성’과 관련해 국회 측의 이중적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달 27일 민주당이 김 의장의 일방적인 본회의 취소에 항의하며 본회의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려 하자 곧바로 국회청사관리규정 제4조에 의거, 경위와 방호원을 동원해 국회의원과 출입기자, 본청 상근근무자 등을 제외한 이의 출입을 금했다. 결의대회가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또한 이날 오후 민주당 보좌진들의 본청 기습 진입과 관련해서도 국회 사무처는 보도자료를 내고 오후 9시까지 퇴거하지 않으면 강제 해산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국회 측은 한나라당의 로텐더홀 점거 농성에 대해선 특별한 제재 조치를 취하지도, 제재에 나서겠다는 입장 표명조차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세균 대표는 이날 3차 협상에 앞서 “여당이 좋긴 좋은 모양”이라며 “우리가 본회의장 앞에서 의원총회를 한다고 했을 땐 경찰기동대까지 불러 봉쇄하더니 여당은 풀어주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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