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 주말극 제작사 선정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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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한 드라마팀장이 대표인 제작사 자회사와 계약” … 합의 위반

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이 2TV 차기 주말연속극 제작사 선정에 ‘편법 납품’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노조는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외주제작 프로그램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한 KBS 직원이 퇴직 후 대표나 간부로 재직하고 있는 외주제작사의 프로그램을 퇴직 후 3년간 납품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KBS 노사는 지난해 12월 일부 전직간부들이 외주제작사 비리에 연루된 사건을 계기로 재발 방지를 위한 노사합의서를 채택했다. ‘KBS 출신이 대표·간부로 있는 외주제작사는 퇴직 후 3년간 KBS에 납품할 수 없다’는 내용도 여기에 포함된 것이다.

▲ ⓒKBS
KBS 노조는 지난 2월 차기 주말연속극 <솔약국집 아들들>을 제작하는 S사의 드라마기획총괄사장이 2007년 12월 KBS를 퇴직한 김모 전 드라마팀장이라는 점을 들어 사측에 항의했다. 이에 사측은 “해당 드라마의 제작사 선정은 노사 합의 이전인 2008년 8월에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노조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번달 초 P사와 다시 계약했다.

그러나 노조는 “P사의 대표이사가 S사의 마케팅부장이며, 대표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이사 모두가 S사 대표이사의 가족”이라며 “같은 건물에 위치해 있는 등 사실상 S사의 자회사인 P사와 계약한 것은 편법으로 노사합의를 묵살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 노조는 또 “드라마 제작 실적이 전무한 P사에 계약을 양도한 것도 상식 밖”이라고 지적했다.

이응진 KBS 드라마국장은 “상장회사인 S사는 조회해 보면 계열사가 없고, P사는 비공개 회사법인”이라며 “계약 전에는 S사 대표이사의 가족이 P사 이사로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P사가 드라마 제작 실적이 전무하다는 지적에 대해 “지금까지는 없지만, 회사설립 목적을 보면 영상물 제작이 명시돼있다”고 말했다.

KBS 노조는 16일 후속성명에서 “노조의 지적에 대해 사측은 변명과 의혹 덮기에 급급한 모습”이라며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노조는 “고 장자연씨 죽음으로 KBS 외주제작드라마에 대한 안 좋은 소문과 의혹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사측의 변명은 의혹을 증폭시킬 뿐”이라며 “경영진이 편법을 동원해 노사합의를 무시한다면 모든 책임은 이병순 사장이 져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응진 드라마국장은 “해당 주말연속극은 드라마국 내 기획실무심의위원회에서 추진했고 지난해 8월 제작사 선정, 11월 간부 CP(책임PD) 회의에서 최종 제작을 결정했다”며 “경영진의 요청에 따라 해당 드라마 추진 과정을 정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말연속극은 <솔약국집 아들들> 현재 촬영 중이며 <내사랑 금지옥엽> 후속으로 다음달 4일 첫 방송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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