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논란에 낀 서세원 보도 “모두 오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故장자연 전 매니저 인터뷰한 주진우 <시사IN> 기자

‘뜬금없이’ 개그맨 서세원이 故 장자연 자살 사건에 등장했다. 고 장자연의 전 매니저 유장호 호야엔터테인먼트 대표의 기자회견이 예정된 바로 전 날이었다. 서세원은 지난 17일 밤 12시께 유 대표가 입원해 있는 병실을 찾았다. 서세원이 유 대표와 나누는 얘기를 일명 ‘벽치기’를 통해 들은 기자들은 “서 씨가 기자회견을 막으려 했다”는 등의 보도를 냈다. 네티즌들은 시중에 떠도는 ‘장자연 리스트’에 언급된 인사들과 서세원이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과 함께 서세원에 대한 비난 목소리도 높아갔다.

그리고 불과 몇 시간 뒤, 의혹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풀렸다. ‘뜬금없이’ 시사주간지 <시사IN>이 등장했다. 주진우 <시사IN> 기자는 <시사IN>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이 서세원과 동행한 사람이고, “서세원 씨와 유 씨의 만남은 <시사IN>과의 독점 인터뷰 자리였다”고 밝혔다. 예기치 못한 ‘반전’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궁금증은 일었다. 서세원이 왜 그토록 민감한 시기에 <시사IN> 독점 인터뷰 자리에 동행했는지. 또 평소 친분도 없는 유 대표를 위해 단지 기도해주러 병문안을 갔다는 사실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기자들이 들었다며 기사화한 내용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말일까.

서세원이 유 대표를 만난 자리에 함께 있었고, 이후 네 시간에 걸쳐 유 대표를 인터뷰했다는 주진우 기자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들었다.

▲ 서세원 씨 병문안 관련 내용을 밝히고 있는 <시사IN> 기사 ⓒ<시사IN>
-서세원 씨가 인터뷰를 주선했다고 하던데 왜 <시사IN> 인터뷰를 위해 서세원 씨가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섰는지 궁금하다.

약간의 오해가 있는데 서세원 씨가 인터뷰를 주선한 것은 아니다. 그 전에 내가 인터뷰를 추진했고, 인터뷰 약속이 잡혀 있었다. 유장호 씨가 직접 인터뷰를 수락한 것은 아니지만, 유 씨의 측근이 새벽에 병실에 들여보내 주고, 인터뷰를 잡아주겠다고 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서세원 씨에게 유 씨와 인터뷰 한다고 말했더니 기도해주고 싶다며 함께 간 거다.

-서세원 씨가 기도를 해주기 위해 개인적으로 친분도 없는 유 씨를 찾아갔다는 말도 사실 쉽게 납득되진 않는다.

2002년 연예비리 사건이 터졌을 때 서세원 씨가 너무 터무니없이 당해서 진짜 죽고 싶었다고 한다. 죽어야 이 일이 끝난다고 생각했단다. 그래서 유 씨가 자살할지도 모른다고 그 전에도 얘기했다. 그런데 유 씨의 자살기도 기사가 나오니까 안타까웠던 거다. 그래서 한 마디 해주면 생각을 달리 해보지 않을까 해서 간 거다.

서세원 씨는 원래 그런 분이다. 최진실 씨가 자살했을 때도 집에 가서 기도해줬고, 정선희 씨 남편이 사망했을 때도 그랬다. 억울함을 당한 사람들이 있으면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서 기도해주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내가 유 씨와 인터뷰하기로 했다니까 함께 가서 기도해주고 싶다고 했다. 유 씨가 불교 신자인지도 모르고 갔다. 누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해주는 거니까 그런 쪽으로 봐줬으면 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목적,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서세원 씨와 유 대표는 몇 분 정도 만난 건가?

우리가 12시 20분 쯤 병실에 들어갔다. 서세원 씨는 10~20분 정도 있다가 기도해주고 나갔다. 어려움이 있으면 연예계 선배로서 도와주겠다,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

▲ 18일 새벽, 서세원 씨가 유장호 대표에게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오마이뉴스> 기사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등 언론 보도 내용을 보면 서세원 씨가 기자회견을 하지 마라, 숨어 있어라는 식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건가?

기자회견 하지 마라가 아니었다. 기자회견을 하는데 주변에 아무 도움도 없고 혼자 얘기하는데 그 사람이 말하는 게 앞뒤가 안 맞았다. 그래서 ‘이런 때일수록 말을 아끼고, 주변 사람과 상의해라. 법적 문제로 이렇게 휘말릴 수 있다. 리스트가 벌써 나돌아 다니지 않느냐. 그러니까 말을 신중하게 해라’는 말이었다. 기자회견 다 하기로 했는데 어떻게 하지 말라고 할 수 있겠나. 서세원 씨와 유장호 씨는 일면식도 없고 금전이나 사업 관계에서도 전혀 엮인 적이 없다.

-민감한 시기고 병실 앞에 많은 기자들이 있기 때문에 병실에 서세원 씨가 갑자기 나타나면 오해가 생길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나?

기도하러 간 것이 이렇게 파장이 클지 몰랐다. 병실에 서세원 씨가 왔다, 왜 왔을까 이 정도지 기자회견을 막으러 왔다, 변호사 누구를 선임하라고 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리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오해가 있더라도 선의로 갔기 때문에 해프닝으로 끝날 거라 생각했다.

-블로그 글을 보면 병실에 들어섰을 때 유 씨가 기자회견문을 작성하고 있었다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조언하는 부분도 나온다. 유 씨가 18일 기자회견을 짧게 끝내도록 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 아닌가?

기자회견문이 너무 길었다. 내가 보다가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는 얘기는 했다. 그러나 나도 처음 보는 사람이고 그 사람이 나를 믿고 있는 사람도 아닌데, 내가 뭐라고 말 한다고 그 말을 듣겠나.

-오마이뉴스 첫 보도가 18일 새벽에 나갔다. 이후 굉장히 많은 언론에서 보도를 쏟아냈는데 왜 사실이 아니라고 바로 반박하지 않았나? <시사IN> 글이 올라온 시점을 보니 18일 오후 3시 좀 넘었던데.

해당 기자가 너무 고생해서 썼지만, 사실 벽치기로 들은 거다. 우리도 다 하는 일이지만 벽치기로는 정확한 단어를 들을 수 없다. 서세원 씨가 얘기하는 과정에서 주진우 기자가 믿을 만하고 좋은 기사들을 많이 썼다는 얘기를 해줬다. 그 얘기 하면서 삼성 비자금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 인터뷰도 이 친구가 특종한 거라고 얘기했는데 그것이 장자연 씨 사건에 김용철 변호사를 선임하라는 식으로 왜곡됐다.

또 바깥에 있는 기자들이 현장에 내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 사람들이 들은 얘기가 얼마나 파편들이었는지 알 수 있지 않나. 중요한 얘기는 다 필담으로 나눴다. 조용히 얘기했고, 간혹 큰소리가 들렸던 거다. 오마이뉴스 쪽에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는 했다.

-보도 나가고 서세원 씨는 뭐라고 하던가.

서세원 씨는 동기가 선했고, 고통 속에 있는 사람에게 기도해주러 갔기 때문에 해프닝으로 끝나고 좋아질 거라고 오히려 우리를 위로했다.

-서세원 씨와는 어떻게 친분을 쌓게 된 건지?

취재 하다 알게 됐다. 2002년 연예비리 사건이 시작됐는데 나중에 보니까 고문으로 조작된 사건이었다. 검찰 수사관이 연예 매니지먼트사 사장을 때려서 고문으로 서세원 씨가 돈을 줬다고 조작된 거다. 당시 서세원 씨도 기자회견 해서 얘기하고, 검찰 수사관들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그때 내가 취재해서 처음 알았고 친분이 생겼다.

▲ 노회찬,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주진우 <시사IN> 기자(오른쪽). ⓒ<시사IN>
-최근 시사인에서 연예인 관련 대형 이슈가 터질 때마다 특종을 터트리곤 했다. 정선희 씨나 최진실 씨 어머니 독점 인터뷰를 해냈다. 이번에도 유장호 씨 인터뷰에 성공했는데.. 정통 시사주긴자를 표방하는 <시사IN>에 대해 사람들이 보통 갖고 있는 이미지에 비춰보면 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시각도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에리카 김, 김용철 변호사도 내가 처음 인터뷰했다. 연예계뿐 아니라 지금껏 이슈가 있으면 취재했다. 그리고 지금껏 취재해온 것들이 단순히 연예 문제가 아니라 연예계를 관통하고 있는 고질적인 구조의 문제였다. 가십으로 단순히 처리할 수 있는 문제만은 아니고 여성 문제고, 구조적 병폐 문제다.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관심 있는 데 기자들은 가게 돼있다. 최진실 씨 문제도 친권 문제가 나왔을 때 취재를 한 거다. 옐로 저널리즘을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시각으로 이 문제를 보고 있다. 나는 연예기사라고 해서 그게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우리 시각으로 보고 있는 거다.

-유 씨와의 4시간에 걸친 인터뷰 내용은 언제 공개할 생각인가?

이번 사건은 관심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조금 빨리 써보려고 생각하고 있긴 한데, 일단 <시사IN>이 주간지기 때문에 주간지 마감에 맞춰 쓸 예정이다.

-이번 사건을 겪으며 어떤 점을 느꼈는지?

열심히 취재하고 있는데 사건에 대해 너무 예단하고 선입관으로 바라본다는 생각을 한다. 바깥에서 단어를 갖고 기자들이 문장을 만들었는데 한 마디 말이 사람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 그리고 선의로 간 부분에 대해 이해해줬으면 한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예계에 드리워진 그림자나 나쁜 관행도 사라졌으면 한다. 우리 기사는 그렇다. 여배우가 슬픈 사회가 건강하다고 볼 수 없다. 왜 우리 여배우는 이렇게 슬퍼해야 하는지…. 좀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유 대표와 긴 시간 인터뷰를 나눴는데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들이 어느 정도 풀릴 거라 생각하나.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잘 모르겠다. 의혹이 풀릴 수도 있겠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