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호 ‘KT 사외이사’ 겸직 KBS 안팎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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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선 “사업 겹쳐 이해상충” … 밖에선 ‘정권 낙하산’ 논란

▲ 이춘호 KBS 이사
이춘호 KBS 이사가 KT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을 두고 KBS 안팎에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을 비롯한 내부 구성원들은 “KT가 IPTV 사업에 진출해 방송사업자 지위를 획득한 만큼 동종업체의 이사를 겸직하면 KBS의 이해와 상충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KBS 노조는 “통신사업자인 KT는 KBS 자회사인 KBSi와 콘텐츠 제작 및 유통 등 일부 사업 분야가 중복되고, IPTV가 본격화돼 방송통신융합시대가 도래하면 KT와 KBS 사이의 사업 분야가 겹쳐지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며 이 이사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김형준 KBS PD협회 사무국장은 “(IPTV 사업을 하는) KT는 KBS의 콘텐츠를 구매하는 입장인데, 이 경우 가격이나 조건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양쪽의 이사를 겸직하게 되면 이익을 한 쪽으로 전가시킬 우려가 있고, 이는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영국 공영방송 BBC의 경우 이사를 선임할 때 BBC의 이해와 관련된 사실을 모두 소명하고,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부분이 있으면 해당 사안에 대한 소위에서 제외시켜 의결권을 박탈한다”고 덧붙였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운영위원장 김우찬)는 KT 주총에 앞서 “이춘호 후보는 KBS의 이사로 (KT) 메가TV사업부와 그 콘텐츠 제공자인 KBS 간에 사업관련성을 볼 때 양사의 이사를 겸직하는 것은 이해상충의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면서 이 이사의 KT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의견을 냈다.

KBS 밖에서는 이번 KT 이사 선임을 두고 ‘민간 기업에 대한 정권의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춘호 이사는 이명박 정부의 초대 여성부 장관에 내정됐으나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져 낙마한 바 있다.

이 이사와 함께 KT 사외이사로 선임된 허증수 경북대 교수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쟁력강화특위 기후변화·에너지변화 TF팀장으로 활동하던 중 인천시로부터 향응제공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중간에 사퇴한 경력이 있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는 지난 2월 논평을 통해 “후보들의 면면을 볼 때, KT 사외이사 후보 선정 과정에 낙하산 인사가 개입됐다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현 정부 들어 공공기관과 언론사․공기업에 낙하산 인사가 횡행하였던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의심을 거둘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개혁연대는 또 “전 정권의 낙하산 인사를 바로잡겠다며 다른 낙하산을 내려보내는 이명박 정부의 몹쓸 구태가 민영화된 공기업에서까지 재연돼서는 안 된다”며 “실질적인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선임해 외부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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