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체포·구속 방송뉴스는 ‘소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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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SBS 'PD수첩 제작진 체포' 후반부 배치·단순 전달 아쉬워”

잇따른 언론인 체포·구속에 전국언론노조 등 언론계의 반발이 거세지만, 정작 방송뉴스는 이를 소극적으로 보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6일 KBS <뉴스9>와 SBS <8뉴스>는 각각 후반부에 해당 기사를 배치하고 PD 체포, 언론계 반발 등을 단순 전달했다. KBS <뉴스9>는 ‘MBC PD 체포 … “언론 탄압” 강력 반발’을 주요단신 바로 앞인 27번째 리포트로 배치했다. KBS는 이춘근 PD의 체포사실과 이에 따른 전국언론노조, 한국PD연합회 등의 반발을 간단히 언급했다.

▲ 3월 26일 KBS <뉴스9>
SBS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SBS <8뉴스>는 18번째 리포트 ‘PD수첩 PD ‘체포’ … 제작진 집까지 수색 ‘반발’’에서 “YTN 노조위원장 구속과 맞물리면서 언론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언론인 구속·체포에 대한 언론계·민주당·국제기자연맹의 반발을 전했다.

이지혜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부장은 “이 사태는 단순히 PD 한 명이 체포된 게 아니고 비판언론에 대한 정권의 탄압 차원인데, 본질적인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단순사실만 나열한 KBS와 SBS의 보도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이 부장은 또 “중요한 이슈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보도가 너무 뒤에 배치된 것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KBS 보도국 한 기자는 “기사 가치를 봤을 때 (PD 체포 기사가) 주요시간대에 배치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같은날 18번째 리포트로 방송된) ‘거리의 태극기 수난…’ 기사보다 PD 체포가 가치가 없는지는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KBS 기자협회 모니터단도 ‘해당 기사가 너무 후반부에 배치됐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날 MBC <뉴스데스크>는 14번째 리포트 ‘검찰, MBC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 체포·압수수색’에서 관련 내용을 전하고, 이어진 ‘PD수첩 제작진 체포, “심각한 언론 탄압”’에서 언론인 체포에 대한 찬반 의견을 들었다.

▲ 3월 26일 MBC <뉴스데스크>
두 번째 리포트에서 신경민 앵커는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정부가 언론과 전면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고, 기자는 “이번 논란의 핵심은 PD수첩 광우병 방송이 적절했는지, 또는 정부 정책을 비판한 언론을 법으로 처벌하는 게 옳으냐 그르냐 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MBC는 같은 리포트에서 “정부의 명예를 훼손한다고 수사하는 것 자체가 인권 기준에 어긋나는 위헌”이라는 박경신 고려대 법대 교수의 말과 함께, “법집행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에 언론탄압이라고 보는 것은 곤란하다”는 김춘식 경문대 교수의 말도 함께 전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김주만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는 “해당 뉴스를 후반부에 배치한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는데, 기사가 나간 ‘3번째 블록’(앵커가 남→여 앵커에서 다시 남자 앵커로 바뀌는 부분)은 시청자의 채널선택을 고려한 ‘전략시간대’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간사는 “방통심의위원회 등에서 편파적이라고 지적할 수 있기 때문에 ‘PD 체포 논란’을 다룬 리포트에서는 찬반 양쪽의 의견을 똑같이 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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