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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로컬의 반란…광주MBC 문화콘서트 '난장'

▲ 3월 30일 한국일보 14면
청와대 행정관들과 방송통신위원회 간부 등 3명이 케이블 방송업체 관계자로부터 룸살롱에서 향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특히 청와대 김모 행정관은 술자리가 끝난 뒤 인근 모텔에서 성매매를 하다 경찰에 적발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2차' 성 접대까지 받았을 가능성이 커 파문이 일고 있다.

방통위는 29일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 산하 방송통신비서관실 김모 행정관과 같은 부서 장모 행정관, 방통위 과장급 간부 등이 24일 밤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한 룸살롱에서 케이블 방송업계 관계자로부터 향응을 받은 사실이 자체 조사에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김 행정관은 이날 룸살롱에서 술 접대를 받은 뒤 인근 신촌의 A모텔에서 성매매를 하다가 기습 단속에 나선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이날 A모텔에서 김 행정관을 포함해 2명을 성매매 혐의로 붙잡아 불구속 입건했다. 김 행정관은 당초 안마시술소에서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룸살롱에서 술 접대를 받은 뒤 모텔에서 2차 성 접대까지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에 따르면 김 행정관은 옛 방송위원회 출신으로, 종합유선방송 사업자 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어 케이블업계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김·장 행정관과 신 과장 등 세 사람은 술을 마신 뒤 모두 인근 숙박업소로 룸살롱 여종업원과 함께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룸살롱의 여종업원 ㅇ씨는 이날 〈한겨레〉와 나눈 전화 통화에서 “한 사람이 나머지 세 사람을 접대하는 자리였다”며 “세 사람 가운데 한 사람만 경찰에 적발됐고 다른 한 사람은 만취해 숙박업소에서 곧 나와 귀가했다”고 말했다.

김 행정관은 적발 당시 직업을 회사원이라고 밝히는 등 신분을 숨기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 당시 김 행정관은 성관계 사실을 부인했지만, 성매매를 시인한 종업원 진술 등을 토대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김 행정관을 원래 소속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에 복귀시켰으며, 김 행정관은 방통위에 사표를 제출해 수리됐다. 룸살롱에 함께 참석했던 장 행정관은 술자리 뒤 먼저 귀가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향응을 받은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방통위는 최근 여야 대치 정국과 YTN 파업사태 등으로 밖에서 보는 눈총이 따가운 가운데 직원들의 도덕성 논란마저 일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최시중 위원장이 보고를 받고 '지금처럼 비상상황에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면서 "내주 자체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이 청와대 행정관을 단속해 입건하고도 며칠 동안 관련 사실을 숨겨 '청와대 눈치보기'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경찰 관계자는 "청와대와 관련된 사안이어서 '보안유지'가 내려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성매매를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청와대 김아무개 행정관은 자신의 업무와 연관이 있는 케이블업체로부터 룸살롱에서 술접대를 받고, 이 업소의 여종업원과 성매매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이 술자리에 함께 있던 다른 청와대 행정관과 방송통신위원회의 한 과장도 ‘룸살롱 2차’에 나간 것으로 전해져, 청와대와 정부의 도덕성 해이가 새삼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박연차 후폭풍 … 4월 국회도 재·보선도 덮쳤다

여의도에 잔인한 4월이 예고되고 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으로 여야 정치인들이 수사선상에 오르내리면서 “다음엔 누구냐”는 공포가 여의도에 짙게 깔리고 있다. 누구도 안심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줬다고 하면 결국 문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박 회장이 관리하는 사정(司正) 국면”이라고까지 말했다. 일부 인사는 “잔인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표현도 썼다.

▲ 3월 30일 중앙일보 3면
〈중앙일보〉는 여야의 재·보선 전략도 엉클어졌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으로 맞서려 했다. 하지만 박연차 사건으로 노무현 정부의 비리도 드러나면서 쉽지 않게 됐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박연차 사건을 “비판 여론과 비판 세력의 씨를 말리려고 야당에 비리 혐의를 덧씌워 4·29 재·보선에서 승리하려는 정부의 기획 사정”이라고 규정한 이유다. 한나라당은 ‘경제 살리기’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 또한 박연차 이슈에 묻혔다는 게 자체 판단이다. 민주당의 특검 요구에 대해선 “검찰 수사 중 불가”란 입장을 정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초 이날 친구 장남의 결혼식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었다. 결혼식장이 봉하마을 인근이었다. 식순 안내문에도 노 전 대통령의 축사 순서를 의미하는 ‘길눈이 말씀(VIP)’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 측의 김경수 비서관은 “참석을 검토했는데 최근 (박연차 리스트 등) 이런저런 상황을 감안해 어제 최종적으로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광우병연구자·의사·보건단체 “언론·진실 탄압 중단” 촉구

교수·의사·수의사·변호사 등 전문가들까지 검찰의 MBC 〈PD수첩〉 제작진 체포 및 강제수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 등 광우병 전문 연구자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은 29일 오후 문화방송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위험을 알린 피디수첩에 대한 검찰의 강압수사와 제작진 강제 체포는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언론과 진실에 대한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 3월 30일 한겨레 6면
이들은 “한국 정부가 (한-캐나다 쇠고기 협상에서) 현재 광우병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캐나다로부터 미국과 동등한 자격으로 수입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은 미국과의 졸속 협상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나마 캐나다와의 협상에서 무조건적 개방을 막을 수 있는 것은 피디수첩과 촛불의 힘을 통해 가축 예방법이 부분적으로나마 개정된 까닭”이라고 밝혔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방송 1년이 돼 가는 지금 피디수첩 방송 내용을 ‘과장·왜곡’이라고 비난했던 정부 주장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말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은 황당한 협상을 하고도 국민에게 비과학적 사실을 유포한 현 정부 관리들”이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톰 발색 미 농무부 장관이 다우너 소 도축을 전면 금지하고 △한국과 달리 일본·대만·홍콩 등이 여전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완화하지 않고 있음에도 세계무역기구로부터 제소당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쇠고기 협상 거짓말 한 게 정부인지 우리인지 국민들은 안다”

▲ 3월 30일 한겨레 6면
〈한겨레〉는 지난 25일 검찰에 체포됐다 풀려난 MBC 〈PD수첩〉 이춘근 PD를 비롯, 송일준, 김보슬, 조능희 PD를 인터뷰했다. 이들은 “정부비판이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죄인으로 몰고 가 어이가 없다”고 밝혔다.

조능희 PD는 “정부는 브리핑을 통해 해명하고, 반박광고를 내고,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반론 보도를 청구하면 된다”면서 “정당한 언론보도를 실수 몇 개를 트집잡아 소송을 하다니 말이 안 된다”고 항변했다.

제작팀의 막내인 김보슬 PD는 “심리적인 것 때문에 위축되는 게 무섭다”면서 자기검열이 심해지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경찰, 장자연 접대 강요 유력인사 곧 소환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분당경찰서는 29일 장씨 문건 등에 등장한 유력인사들이 장씨에게 술시중 등을 들도록 압력을 행사한 정황 일부를 확인, 사실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되면 ‘강요죄의 공범’ 등 혐의로 관련자를 소환, 조사키로 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경찰은 장씨 주변인물 20여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장씨가 1명 또는 3∼4명을 접대하는 장소에 수시로 불려 갔으며, 접대 대상에는 문건 외 인물도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장씨 소속사 대표 김모씨(42) 사무실에서 김씨가 관리했던 주소록과 탁상용 달력을 확보, 수사 대상자를 ‘문건 외 관련자’로 확대하고 있다. 주소록은 김씨 사무실 컴퓨터에 보관된 상태였고, 달력은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11개월치로 김씨 비서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소록에는 로비 대상이 담겨 있고, 달력에는 접대장소와 시각, 접대인물이 적혀 있다. 경찰은 여기에 적시된 정계, 재계, 언론계 등의 유력인사가 이번 사건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수사 중이다.

경찰은 장씨 유족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언론인 3명과 장씨 문건을 본 언론인 2명 등 5명을 30일부터 조사키로 하는 등 문건 및 고소장에 등장하는 인사에 대한 본격적인 소환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언론인 5명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이번주 중으로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 유장호씨(30)를 재소환할 계획이다. 경찰은 현재까지의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의 직종은 4∼5가지라고 전했다. 언론사 대표, IT 업체대표, 금융업체 대표, 드라마 PD, 기획사 대표 등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장씨가 출입한 서울 강남일대 유흥업소 7곳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 유흥업소의 매출전표 내역을 확보, 장씨와의 술자리에 같이 있었던 인물들을 추적 중이다. 특히 수사 대상자를 포함한 42명의 사진을 들고다니며 유흥업소 종업원을 상대로 수사 대상자의 출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소속사 대표 김씨의 법인·개인카드 사용 내역을 확보한 뒤 김씨가 이들 7곳의 술집에 언제 들렀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또 장씨와 김씨 등 수사 대상자들의 휴대전화 18대의 통화내역 13만여건과 통화기지국 조사를 통해, 장씨와 같은 시간·장소에 있었던 인물을 추적 중이다.

KISDI “종편·보도전문채널 사업성 없다”

국책연구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종합편성채널(종편)’과 ‘보도전문채널’의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종편과 보도전문채널은 한나라당의 미디어법안이 오는 6월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대기업과 신문 등의 참여 보장속에 사업자가 허가되는 채널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올해 초 ‘미디어법안 전쟁’ 때에는 다른 보고서를 통해 법안 통과로 예상되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과다 예측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최근 입수, 공개한 ‘보도전문채널 및 종합편성채널 제도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지금의 경기불황을 고려치 않더라도 제한된 방송 시장의 크기, 제작비 부담 등 현실적 변수들을 고려할 때 종편과 보도채널은 사업성이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상파방송의 연간 제작비가 2000억~3000억원이란 점을 감안할 때 (자금력이) 막대한 기업이 아니면 투자가 어렵고 최소 3~5년간은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며 “기존 지상파에 견줄 만한 콘텐츠를 제작할 능력과 의지를 갖춘 사업자가 등장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 3월 30일 경향신문 24면
최 의원은 지난 2월 이 보고서가 존재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추궁한 끝에 지난 24일 방송통신위로부터 이 같은 용역보고서를 제출받았다. 최 의원은 “대기업·신문사에 종편·보도채널을 허용해 방송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여당의 논리가 시장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케이블 채널의 한 경영자도 “지금은 광고수주가 너무 어려워 어떤 채널이 들어와도 안착하기 어렵다”며 “오랜만에 제대로 된 전망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방통위는 “사업 초기의 불확실성을 극복할 확실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지적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방통위의 속사정은 해명과 조금 다르다. 방통위에 따르면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았다. 방통위는 이후 쉬쉬하고 있다가 최 의원의 요구에 보고서 존재 사실을 시인한 후 수정을 거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난감해진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담당 국장 등을 불러 보고서의 의뢰 경위 등에 대해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KISDI 측은 “보고서는 연구원 6명이 자신의 식견과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안방 파고드는 로컬의 반란
100회 맞는 광주MBC 문화콘서트 난장

 
바짝 벼린 일렉트릭 기타의 전자음이 공연장을 무수히 갈라대자, 바리톤 색소폰의 또렷하고 묵직한 음이 뛰놀며 그 틈을 갈무리한다. 둥근 음을 길게 뽑은 트롬본의 즉흥 연주에는 베이스 기타의 발랄한 두드림이 얹힌다. 베이스를 치던 그룹 블랙홀의 정병희가 “양탄자를 타는 느낌”이라며 외친다.

“멋져부러!” 이미 객석은 ‘난장’이다.

〈한겨레〉는 지난 25일 오후 열린 광주문화방송 문화콘서트 〈난장〉의 100회 현장을 찾았다. 방송사 공개홀 무대에서 메탈과 재즈빅밴드의 잼 공연이 세계 최초로 펼쳐졌다. 이날 헤비메탈 그룹 블랙홀과 재즈빅밴드인 서울 솔리스트 재즈오케스트라가 만나 빚어낸 무대는 ‘충돌과 소통의 즐거움’이라는 기획 의도답게 객석 곳곳을 파고들어 뒤집어놨다.
 
녹음 반주를 사용하지 않고 100% 라이브만을 고집하는 음악 프로그램은 국내 둘뿐이다. EBS 〈스페이스 공감〉과 광주문화방송의 〈난장〉. “공연만큼은 어느 프로그램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전용석 음악감독의 말처럼 난장의 ‘공연 지상주의’는 현장 곳곳에 배어 있다. 이날 출연한 김수철이 리허설 도중 “좋은데요”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게 만든 음향은 ‘메탈리카’, ‘드림 시어터’ 등 세계 정상 밴드의 내한 공연을 꾸렸던 국내 최고의 업체가 맡고 있다. 공개홀의 기존 좌석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공연을 위해서다.

▲ 3월 30일 한겨레 17면
출연한 뮤지션들과 관객들의 긴밀한 소통을 위해 무대·객석의 거리는 최대한 좁히고, 관객들은 소극장 형태의 계단식 좌석과 그 앞 스탠딩석에 자리를 잡는다. 제작진은 관객 수까지도 조절한다. 100회 공연은 팬들의 성화로 400명에게 관람권이 배부됐지만 원래는 250명을 넘지 않는다. 1회부터 100회까지 난장을 이끌고 있는 김민호 피디는 “공짜라는 기분만으로 오는 사람은 배제한다. 진짜 실력 있는 뮤지션들을 보고 싶어하는 ‘진성’ 관객들만 초대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뮤지션들과의 교감이 시너지를 낳아 일정 수준이상의 공연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연관람권 신청도 난장 홈페이지(www.mbcnanjang.com)에서 회원으로 가입한 뒤에나 가능하다.

공연 지상주의를 위해 하우스밴드 ‘난장’도 꾸렸다. 박완규나 정경화 등 많은 솔로 뮤지션들이 최고 수준이라고 인정할 만큼 하우스밴드의 실력은 녹록잖다.

이런 고집과 노력은 가수 이상은의 데뷔 20주년 기념 첫 무대, 20년 만에 컴백하는 전설의 메탈그룹 백두산의 컴백 첫 무대로 난장이 선택될 만큼 프로그램의 지명도를 높이는 성과를 가져왔다. 2년 만이었다. 시드니 올림픽 폐막식 공연으로도 유명한 기타리스트 토미 임마뉴엘의 공연도 난장이 서울 지역 방송사와 경쟁에서 따낸 성과다. 2년간의 공백을 깨는 전인권의 컴백 무대도 바로 난장에서 예고돼 있다.
 
2007년 3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100회까지 오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지역감정은 없다. 지역을 폄하하는 의도만 있을 뿐”이라는 블랙홀의 보컬 주상균의 말은 난장이 걸어온 길의 험난함을 암시한다.

초기에는 정규 프로그램인데도 단지 지역에서 제작한다는 이유만으로 출연을 거부하는 가수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방송국 제작임을 고려해 지역성이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사내 반발도 무시 못할 변수였다. 김민호 PD는 “지역에서는 지역성을 요구하고, 서울에서는 지역성 때문에 무시받는 상황에서 살길은 오직 공연밖에 없었다”며 “난장은 이제야 겨우 변방에서 중심으로 향하는 걸음마를 뗐다”고 말했다.

난장은 광주뿐만 아니라 월요일 밤 11시15분이면 울산, 제주, 마산, 대전 등에서도 문화 방송 채널로 볼 수 있는 ‘전국구’ 프로그램이다. 포항과 춘천도 시간대를 달리해 방송된다. 스카이라이프 채널이나 위성 DMB까지 더하면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만날 수 있다. 각 방송사별 시청률도 3% 내외로 음악 프로그램 가운데는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최근의 불황에 제작진은 숨이 차다. 김 피디는 “버티는 게 목표”라며 “실력 있는 뮤지션이 온당하게 대접받는 무대를 위해 200회, 1000회까지 버텨내겠다”고 말했다.

광주KBS ‘콘서트 필’·울산UBC ‘…뒤란’ 지역 문화갈증 해소 톡톡
 
지역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꾸리고 있는 음악 프로그램은 난장 이외에도 광주한국방송 〈콘서트 필〉, 울산방송(UBC) 〈열린예술무대 뒤란〉 등이 있다. 난장과는 달리 이들은 상대적으로 지역에 토대를 둔다. 하지만 6곡 이상 소화할 수 있는 실력파 가수를 섭외하는 것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콘서트 필〉은 2005년 11월부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문화적 소외감을 갖고 있는 지역민들에게 만나기 쉽지 않은 가수들을 초청해 선보이고 있다. 정규 음악프로그램으로는 처음 고화질 HD 방송을 시작할 만큼 제작진의 자부심도 크다. 손광우 PD는 “방송이 자리잡기까지 무료 공연은 볼거리가 별로 없다는 인식을 깨는 게 우선이었다. 관객뿐만 아니라 가수들도 단순히 지역 축제나 일시적인 이벤트로 생각해 선뜻 출연을 결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직도 지역은 문화에 배고프다. 내가 아는 유명인이 눈앞에서 공연한다는 것을 큰 기쁨으로 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열린예술무대 뒤란〉은 전형적으로 지역색을 유지한다. 원래 울산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시립예술단의 행사로 1년 정도 하다가 좋은 반응을 얻자, 2006년 봄 개편 때 울산방송에서 프로그램으로 꾸몄다. 지역 방송 음악 프로그램들의 한계인 예산 부족은 시와의 공조와 함께 겨울철 극장 공연 때 받는 공연비(5천원)로 충당한다.

4월부터 10월까지 펼쳐지는 야외 공연은 무료다. 울산에서 유명한 학춤의 명인이 무대에 오르고, 울산 앞바다를 주제로 한 시에 곡을 붙인 노래패가 무대를 장식하기도 한다. 이진욱 PD는 “출연하는 음악인들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지역 예술인들을 소개하고 그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에 더욱 의미를 둔다”며 “서울 쪽에서 초청된 유명 가수뿐만 아니라 시립예술단을 기본으로 지역 예술인들이 매회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코미디에 올인할 거야 이것들아~~”
개그콘서트 '분장실의 강 선생님'으로 뜬 안영미

 
〈조선일보〉는 요즘 〈개그콘서트〉 시청률을 책임지고 있는 코너 '분장실의 강 선생님'의 안영미를 인터뷰했다.

이 코미디가 개그우먼들의 '상상초월' 엽기 분장만으로 시청자들을 웃기려 했다면 당장 퇴출의 철퇴를 맞았을 것이다. 그러나 영민한 네 여성은 잠깐이라도 집단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코드'를 한가운데 박아 넣었다. '위계질서'. 분장실에 모인 여성 개그우먼들의 생활을 다룬 이 코너는 아랫사람은 철저하게 짓밟고 윗사람에게 온갖 아양을 다 떠는 2인자 안영미(26)의 얄밉기 짝이 없는 호연 덕에 빛을 발한다.

▲ 3월 30일 조선일보 23면
아프다는 후배에게 "우리 때는 선배 허락받고 아팠어. 3년 차 맹장 터졌을 때 빨간 약 요만큼 발랐다"고 면박 주는 게 일상인 그녀다. 흉측한 '골룸' 분장에 앙칼진 목소리로 "이거 미친 거 아냐? 똑바로 해 이것들아"라며 후배들을 잡을 때 시청자들은 뒤집어진다.

"세상 어디를 가도 선후배 간 서열이 있기 때문에 공감대 형성이 쉬웠던 것 같아요. 물론 엄청난 분장도 한몫했을 거고요."

안영미는 "2월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 관심이 높아서 부담이 컸다"며 "지금은 모두 열심히 하고 있는데 저만 주목받고 있는 것 같아서 또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눈 뜨고 보기 힘든' 분장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그는 "웃음이 절반쯤으로 줄었을 것"이라고 했다. "골룸, 펭귄맨 등 황당한 분장을 한 상태에서 자기 처지는 생각도 안 하고 진지하게 후배들을 괴롭히니까 사람들이 배꼽을 잡는 거죠."

이 코너에서 안영미 후배로 나오는 정경미, 김경아는 실제로도 후배. 그러나 나이는 정경미가 세살, 김경아가 두살 많다. 현실에서 그들의 관계는 어떨까?

"제가 언니라고 부르죠. 선배 노릇하기 힘들어요. 하하. 언니들한테 어떻게 심부름을 시키겠어요."

"그래도 개그맨 사회가 한때 '기강'으로 유명하지 않았냐"고 하자 손사래를 친다. "예전에는 좀 그랬다고 하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에요. 그냥 선배들은 후배들한테 친절하게 조언을 해줄 뿐이죠. 예컨대 '뭐 할 거 없으면 심부름 좀 해주시고', '인사도 웬만하면 잘 해주시고' 이런 식으로요."

안영미는 자신이 신인이었던 시절을 회상하며 "맞아본 적은 없지만 혼난 적은 많다"고 했다. "선배들이 꾸미고 다니는 걸 금지했었죠. 여름에는 민소매 티셔츠를 못 입고 오게 했어요. 더워서 숨이 막힐 지경인데요. 연예인 됐다고 겉멋 들까 봐 그러셨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런 것도 없고 많이 풀어졌죠."

안영미는 2004년 데뷔했다.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고 있으니 무명생활이 꽤 길었던 셈이다. 그 사이 갑상선 암에 걸려 수술을 받기도 했다. "뭘 해도 튀지 않아 개그와 인연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는 그는 대학로에서 연극배우로 살아갈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무대에 서는 건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다시 한번 코미디에 '올인' 했고 비로소 세상의 인정을 받게 됐다. 분장을 지우고 보면 단정한 외모지만 "드라마 '외도'는 꿈도 꾸지 않는다"는 그의 코미디 외길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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