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의존도 낮춘 수익모델 모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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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완기 ‘미디어오늘’ 신임 사장

▲ 이완기 미디어오늘 사장. ⓒPD저널
언론 매체비평지 <미디어오늘>이 지난 26일 이완기 전 울산MBC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 사장은 1981년 MBC에 입사해 방송인프라국 부국장, 기술본부장을 거쳤으며, 2008년부터 최근까지 울산MBC 사장을 지냈다. MBC 노조위원장 출신이기도 한 이 사장은 1997년부터 1999년까지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2001년에는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를 역임했다.

30일 첫 출근한 이완기 사장을 서울 목동 방송회관 9층 미디어오늘 사장실에서 만났다. 이 사장은 “그동안 방송일만 해왔기 때문에 처음 해보는 신문사 CEO 자리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미디어오늘의 정체성과 역할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상식의 범위 내에서 회사를 잘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 30여년간 방송·언론계에 몸담으면서 미디어오늘을 창간 때부터 지켜봤다. 그동안의 역할과 성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미디어오늘은 전국언론노조의 기관지로 출발해 1995년 독립 매체로서의 첫 발을 디뎠다. 창간 취지는 한국 언론을 건강한 언론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미디어오늘은 언론계 내부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변화를 주고자 노력했다. 한국 사회에서 미디어비평의 역사는 길지 않다. 척박한 언론환경 속에서 미디어오늘은 최초의 미디어전문비평지로서 설립 취지에 맞는 충분한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 언론노조 부위원장, 울산MBC 사장 등을 지냈기 때문에 미디어오늘과의 인연은 남다를 것 같은데, 특별한 기억은 없나.
“미디어오늘 창간을 최초 논의한 언론노조 워크숍에 참석했다. 당시에는 언론노보와 미디어오늘과의 관계설정이나 인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매체를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 등 다른 의견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2005년에는 객원 논설위원으로 지면에 칼럼을 연재했다. 위성방송, DMB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에 따른 미디어의 경제적 측면에 대한 내용이었다. 주로 지상파 방송이 뉴미디어의 등장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설명했던 기억이 난다.”

- 매체비평전문지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정치·경제 분야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미디어오늘의 매체 영향력이나 생존의 문제와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미디어비평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둘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다른 분야를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순수하게 미디어비평으로 승부할 것인지는 논의가 필요하다.”

- 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환경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MB정부의 정책은 규제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무도 간섭하지 않으면 결국 자본의 논리, 힘의 논리를 따라가기 마련인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면 국가의 정책 담당자가 있을 필요 없다. 미디어가 좀 더 비판적이고 건강한 여론을 수렴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미디어 상황은 그렇지 않다. 당장은 지상파 방송사가 콘텐츠 경쟁력이 있으니 버티고 있지만, 시장 경쟁에 맡긴다면 장기적으로 대자본의 힘을 꺾기 어렵다. 같은 맥락에서 대기업의 지상파 진출 등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 그동안 매체비평지는 대부분 진보언론이었다. 미디어오늘을 겨냥해 창간한 미디어워치 등 보수매체의 등장으로 새로운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데.
“(보수 진영도) 만들 수 있다. 문제는 관점이다. 미디어워치가 어떤 노선을 선택할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언론의 기본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언론매체가 진보, 보수로 양분돼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진보, 보수는 없다. 어느 언론이 더 진실에 입각해있는지, 어느 것이 더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 서는지가 중요하다. ‘조중동’이라고 부르는 보수신문들이 비판 받는 이유는 수단·방법이 목적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미디어워치도 언론을 감시하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하길 기대한다.”

- 광고 불황으로 신문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 전문지인 미디어오늘도 예외는 아닌데.
“기본적으로 신문·방송이 지나치게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본다. 독자들이 매체를 선택하는 분위기가 달라져야 한다. 선호하는 노선이 분명한 매체가 있으면 돈을 좀 더 내더라도 그 신문을 볼 수 있는 환경이 돼야한다. 광고비도 결국 독자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인데 당장 실감하지 못하니 무가지를 선호한다. 지금은 한 종류의 신문을 관행적으로 보지만 신문 가격을 올리면 독자들이 노선 등을 충분히 따져 신문을 고를 것이다. 미디어오늘도 광고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출판과 같은 수익사업, 구독료 인상 등을 통해 이것을 개선하고 싶다. 현실적으로는 여분의 재정을 확보해야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다.”

- 임기 중 각오를 밝힌다면.
“미디어오늘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노선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보수, 진보를 떠나 어떤 매체든 건강하고 진실한 여론을 형성하도록 감시·비판하는 것이었다. 그 역할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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