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故 장자연 취재 안하나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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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조선일보사 앞에서 열린 ‘장자연 사건’ 수사촉구 기자회견

지난달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장자연씨의 죽음에 대해 경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뚜렷한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에 여성인권단체들이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앞서 여성단체들은 조선일보사 앞에서 세 차례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 및 인권단체들은 이날 “경찰은 고인이 사망한 지 한 달이 넘는 오늘까지 사건의 윤곽도 밝히지 못했다”며 “이렇게 의혹만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을 초래한 데에는 대놓고 수사를 미적거려온 경찰의 책임이 크다”며 그간 경찰의 말 바꾸기를 지적했다.

여성단체들은 “경찰은 이번에도 여자 연예인을 착취하는 권력의 고리를 묵과한 채 의혹만을 남기고 수사를 종결한 심산인가”라며 “고인의 필적으로 밝혀진 ‘리스트’에 있는 모든 내용을 철저히 수사하여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울러, 故 장자연씨를 만난 적도 없다는 언론사 대표의 이름이 왜 고인의 친필로 쓰인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는지에 대해 국민들 앞에 속 시원한 수사 결과를 내보여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취재를 안 하는 것이냐, 못하는 것이냐”면서 “뭐가 무서워서 건물 안에서 나오지 않는가”라며 비난했다.

▲ 여성인권단체들이 8일 오전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故 장자연씨 죽음과 관련한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PD저널
이윤상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여성 연예인들 자살이 잇따라 분명히 일어났고, 이런 잇따른 자살에는 분명히 원인이 있다”며 “이는 연예계 산업 구조의 뿌리 깊은 병폐 더 넓게는 우리 사회에 굉장히 뿌리 깊은 성차별적인 사회 구조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며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언론의 익명보도에 대해 질타했다. 박 대표는 “어제(7일)가 신문의 날이었는데 이미 신문·방송은 다 죽었다”며 “〈한겨레〉, 〈경향신문〉, MBC, KBS 지금 뭐하고 있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대표는 “X파일 사건이 터졌을 때 〈조선〉은 사설에서 당시 이학수 삼성전자 구조본부장, 홍석현 주미대사 등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고백할 것은 고백하고 용서를 구할 것은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이제 그 말을 〈조선〉에게 돌려주자”고 꼬집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소속 원민경 변호사는 “경찰은 조사 대상자를 소환하는 대신 방문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면서 “전직 대통령도 검찰에 나가서 조사를 받겠다고 한다. 경찰이 언제 그렇게 대국민 서비스를 했나”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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