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슬 PD, 우여곡절 끝에 결혼식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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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배·동료 PD 등 하객 수백명 축하 속에 치러져

〈PD수첩〉 ‘광우병’편의 김보슬 PD가 지난 19일 조준묵 MBC 시사교양국 PD와 웨딩마치를 올렸다.

〈PD수첩〉으로 인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으로부터 고소당한 김보슬 PD는 지난 15일 검찰에 체포됐다가 이틀 만에 풀려나 19일 낮 12시 30분 서울의 한 웨딩홀에서 무사히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

이날 결혼식은 MBC의 선후배·동료 PD들을 비롯한 하객 수백명의 축하 속에 치러졌다. 〈PD수첩〉으로 김보슬 PD와, 〈북극의 눈물〉로 조준묵 PD와 인연을 맺은 손정은 MBC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았으며, 허일후 MBC 아나운서는 이적의 ‘다행이다’를 축가로 불렀다.

주례는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맡았다. 엄홍길 대장은 “산에 있어야 할 사람이 어울리지도 않게 갑옷 같은 옷을 입고 목을 졸라매고 있으니 갑갑하다”면서도 “두 사람의 주례를 맡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행복과 고통이 모두 마음에 달려 있다”며 “우리 마음의 생각들이 행복의 씨앗이니, 마음에서 행복을 찾아라”는 말로 주례사를 전했다.

▲ 지난 19일 결혼식을 올린 김보슬 PD와 조준묵 PD가 선후배, 동료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기자협회보 장우성 기자
또 “조준묵 PD의 선대로부터 좋은 관계로 지내온 가까운 친척”이라고 밝힌 조순 전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긴 인생을 두 사람만이 살아갈 수 없다”며 “모진 세상 격려와 위로의 말씀으로 두 사람의 앞날이 잘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식이 끝나고 신랑, 신부가 행진할 때에는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원용진 서강대 교수가 “니들이 고생이 많다! 보슬아~ 행복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기도 했다.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예식장 밖에서는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근 PD는 “결혼식장 밖에서 수사관 몇 명을 봤고, 그 중 한 사람과 인사를 나눴다”며 “체포되지 않은 나머지 사람들(송일준·조능희 PD, 김은희 작가, 이연희 리서처)이 결혼식에 왔을까봐 확인차 온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결혼식에는 김영희 한국PD연합회장,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이근행 MBC 노조 위원장, 박성제 전 MBC 노조 위원장, 양승동 KBS 사원행동 대표, 최열 환경재단 대표, 주철환 전 OBS 사장 등 MBC 내·외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엄기영 MBC 사장은 일찌감치 참석했다가 결혼식이 시작되기 전 자리를 떠났다. 엄기영 사장이 일반 사원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PD수첩〉 사과방송 강행 등 일련의 사태들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최소한의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이근행 위원장의 권유에 따라 이날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터넷 카페 ‘우리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 PD수첩 시청자 모임’의 회원들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이 축하 화환을 보냈으며, 최진기 경제연구소에서도 ‘축 결혼! 투쟁! 승리’라는 메시지를 담아 화환을 선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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