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호 특집 대담-김정기 방송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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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독립"뿌리 내리지 못해

|contsmark0|<pd연합회보>는 200호 특집을 맞아 올해 들어 방송사 인·허가권, 방송정책권을 이양받는 등 방송총괄기구로 출범한 방송위원회 김정기 위원장을 만나 방송의 역할과 방송독립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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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 우리나라 사람은 평소 생활에서 tv의 비중이 큽니다. 위원장께서 생각하시기에 우리사회에서 방송은 어떤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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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방송의 사회적 영향력은 엄청날 뿐 아니라 현대인의 양식입니다. 사람이 음식, 공기, 물을 먹고 마시며 살듯이 현대인은 정보를 먹지 않으면 살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핵심적인 정보가 방송으로부터 나옵니다. 현대인이 살아가는 데 있어 물, 공기, 음식과 함께 방송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볼 때 방송이 오염되면 사람의 정신이 비뚤어지게 되고 마음도 비뚤어지게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청정방송, 오염되지 않은 방송은 현대인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그런데 요즘 방송이 오염적으로 가는 경향이 있고 이런 것을 방송위원회가 막아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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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1|말씀하신 것처럼 방송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청률 지상주의라든지, 방송의 선정·폭력성 등 많은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 방송의 문제점과 대안을 말씀해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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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4|타블로이드 신문의 선정성 뿐만 아니라 타블로이드 방송도 심각합니다. 그런데 보다 본질적으로는 선정성, 폭력성이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입니다. kbs와 mbc는 공영성을 앞에 내세우면서도 시청률 경쟁을 합니다. 그리고 대중은 원래 저속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속성을 잘 알고 있는 방송사가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을 집어 넣고 있는 것입니다. 드라마를 뉴스의 앞 시간에 편성해 뉴스의 시청률까지 연계시키는 관행도 이러한 범주에 들어갑니다.
|contsmark15|프라임타임 시간대에 드라마를 집중적으로 편성하고 있는데 이런 것이 구조적인 문제이고 시청률 지상주의와 관련이 돼 있다는 것입니다. 방송위가 심의 규제하는 것도 좋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방송사 스스로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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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방송의 선정성, 폭력성 등은 방송위가 준비하는 프로그램 등급제로 일정부분 막아낼 수 있다고 하지만 ‘시청률’로 프로그램의 질을 따지는 시청률 지상주의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같지 않습니다. 방송위 차원의 준비가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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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1|새 방송법은 방송 평가제를 도입했습니다. 그전에 없던 제도이지요. 과거에 방송위원회의 방송체제에서는 심의 규제를 행태적인 차원에서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평가제는 종합적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 프라임시간대에 편성을 어떻게 하느냐, 이런 건 그전 심의 규제에서는 평가를 못했지만 지금은 합니다. 이 것이 정착되면 시청률 지상주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contsmark22|보다 중요한 것은 방송인들이 의식전환이라할까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이 좀 더 깊어지는 가운데 우리 방송문화가 더 좋아지지 않느냐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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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5|올해 초 방송위원회가 출범했지만 한편에서는 방송이 여전히 정치적으로 독립이 안됐다고 말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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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8|제가 볼 때 법상으로는 방송의 독립성이 상당히 부여돼 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방송위원회가 정치적으로 ‘독립이 제도화 됐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제도화 된다는 것은 어려운 것입니다. 민주주의 헌법을 가진 지가 50년이 지났지만 민주주의가 뿌리를 못 내렸듯이 말입니다. 제도화 된다는 것은 법조항 몇 개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나라의 정치 문화가 향상되어야 하고 방송인들이 직업의식을 철저히 갖춰 즉, 전문성을 가졌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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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1|현행 방송법의 미비점은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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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4|사실 길고 긴 군사통치 기간중에 방송위원회는 정권의 도구에 불과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일종의 역사적인 유산을 가지고 탄생됐는 데 그 유산 때문에 방송의 독립성이 상당히 강조되는 분위기에서 탄생되다 보니까 방송위가 정부 조직법 체제 안에서 탄생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조직법 밖에서 탄생된 것입니다. 방송위원회는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등 정부 어느 부처에도 속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책기관이라고 하지만 정책권을 법적으로 갖고 있지 못합니다.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직속으로 들어가야 우리가 부령같은 것을 낼 수 있는데 지금은 그걸 낼 수가 없어요. 기껏해야 국무회의에 가서 의견진술을 하는 게 고작입니다. 이 때문에 방송위가 법적인 의미에서 완벽한 정책권을 가졌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출발했고 이걸 보완해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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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7|얼마전 위원장께서는 공개석상에서 방송법개정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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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0| 법을 개정하는 것은 국회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의원을 상대로 설득을 해서 법을 고쳐야하지만 시행령은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되기 때문에 지금은 시행령 개정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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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3|시행령 개정의 핵심은 어떤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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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6|시행령에는 방송의 영상산업 진흥 문제를 문광부 장관과 협의하게 돼 있고 기술문제는 정통부장관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공정거래에 관한 것은 공정거래 위원장 의견을 듣게 돼 있습니다.
|contsmark47|방송정책과 관련해 문광부 장관과는 합의하는 분야가 있는데 어차피 정부부처와 정책을 공동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합의 자체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합의를 한다고 해놓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 얘기는 없어요. 그러니까 합의가 안되면 그 부분에서 방송정책은 표류할 수밖에 없지요. 그렇기 때문에 어차피 방송에 관한 행정과 정책업무를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합의 문구를 협의를 고치는 것이 좋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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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0|말씀하신대로 문광부와 방송위원회는 방송정책과 관련해 일부 사항에 대해 서로 ‘합의’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문광부와 방송위원회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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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3|문광부는 방송 영상 산업에 대한 육성책임이 있습니다. 방송은 산업적인 측면이 상당히 강한 언론입니다. 물론 오락이고 교육적인 면도 있습니다. 방송위가 방송영상산업을 육성을 해야 하는 측면에서 볼 때 문광부와 긴밀한 협력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방송을 할 때 문광부의 협력 없이 그걸 해나갈 수는 없습니다. 기획예산처에 예산을 요청해야 하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정통부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영상산업 육성을 할 때 전반적으로 문화산업 전체를 책임지는 문화관광부와 파트너쉽 관계가 바람직하다는 것이죠.
|contsmark54|과거 방송위가 법적으로는 독립돼 있었지만 사실은 문광부에 종속적인 위치에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예산이 공익자본으로 나오지만 공익자본 승인을 문광부 장관이 했습니다. 방송위가 법적으로 독립이 돼 있다고 하지만 예산의 승인을 정부로부터 받으니까 완벽한 독립이 안됐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방송발전기금을 방송위가 관할합니다. 그러니까 정부의 간섭없이 재정적 독립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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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7|방송·방송위 독립에 대해 우려할만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씀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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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0|과거에는 정부가 방송에 대해 이래저래 많이 했지 않았습니까?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다 했잖아요. 그러나 지금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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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3|방송·위성방송 사업자 선정과정 등에 대해 전망을 말씀해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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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6|5월에 심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뒤 자율조정기간이 있었고 권고 유도조정기간도 끝났습니다. 합의문 도출까지 갔다가 사업자 간에 이해관계에 걸려서 실패했습니다. 지금은 rfp, 비교심사평가제로 가서 그 일정대로 가는 겁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우리가 심사기준을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마련했고 기준 시안을 발표했는데 조만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서 심사기준을 확정하게 됩니다. 그러면 신문에 공고를 하고 사업계획서를 받아서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심사위원회를 공정하게 심사해서 사업을 진행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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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9|위성방송 사업자 선정 등 일정이 몇차례 연기 됐는데 특별한 내년 하반기에는 실시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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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2|지금 위성방송은 법의 미비 때문에 안되고 있는 것입니다. 업자들은 몇년전부터 철저한준비를 해 왔습니다. 그래서 사업자가 올해 11월까지 선정되고 내년 상반기에 실험방송이 되면 하반기에는 본방송이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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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5|위성방송 실시와 관련해 미흡한 부분이나 걸림돌은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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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8|케이블 tv를 실시할 때 정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과장해 결국 정책적 실패를 가져왔습니다. imf가 오지 않았더라고 케이블은 시장 실패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민방도 보세요. 전부 시장실패예요. 광고로 먹고사는 방송인데 경인방송 경우 시장이 좁으니까 법을 어기면서 전국방송을 하고 있어요. 그 방송사 입장에서는 그렇게 갈 수밖에 없어요. 먹고살 수 없으니까, 그게 시장실패예요.
|contsmark79|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위성방송사업의 주무 부서인 방송위가 정책적인 잘못을 해서 시장실패를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contsmark80|또 경쟁으로 가느냐 이런 건 고민할 필요 없어요. 시장이 좁다보니까 하나의 방송사업자로 하여금 위성방송을 하게끔 하는 거예요. 물론 독점의 피해가 있습니다. 방송산업은 문화적인 산업, 영산산업적인 측면이 걸려 있기 때문에 독점의 피해가 가장 적은 선택을 방송위가 할 것입니다. 그래서 가이드라인과 심사기준을 만들어 이러한 정신에 부합하는 업자를 선정하는 그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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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3|조만간 일본방송이 전면 개방된다고 하는데요. 일본 방송이 개방되면 우리방송의 경쟁력과 비교해서 어떠할 것 같습니까? 우리 방송의 경쟁력이 있다고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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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6|지금 현재도 nhk 위성방송 1, 2는 안방까지 들어오고 있습니다. 케이블이나 중계유선에서도 일본 방송을 내보내고 있지요. 차라리 개방을 해서 좋은 일본 방송을 어떻게 선택적으로 들여올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국경없는 하늘’ 시대라서 방송이 위성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옛날처럼 못들어오게 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차라리 방송도 개방을 해야 한다면 일본의 저질 대중문화를 규제하고 다큐멘터리 등 좋은 고급 문화를 수입하는 차원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다만 일본의 저질적인 대중문화가 들어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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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9|요즘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은 어떤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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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2|즐겨보는 방송은 다큐멘터리 특히 동물 다큐를 좋아합니다. 케이블의 다큐방송을 즐겨보지요. 방송위원회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 프로도 봅니다. 드라마는 별로 보지 않습니다. 얼마전에 방영된 <허준>을 재미있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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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5|우리 방송이 좋은 방송이 될려면 방송위원회와 프로그램 제작자, 시청자들 각각의 고유 역할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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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8|소위 시청자는 좋은 방송을 지켜나가는 깨어 있는 시청자, 좋은 방송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방송위가 규제를 한다고 해서 좋은 방송이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방송을 선별할 수 있는 시청자들의 안목이 있어야 하고 그 안목이 확대될 때 좋은 방송이 되는 것입니다.
|contsmark99|또 하나는 좋은 방송인이 양산돼야 합니다. 방송인이 방송 기술자로서 뿐만 아니라 훌륭한 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스페셜리스트인 방송 전문가가 ‘굿 시티즌’이 될 때 우리 방송의 미래가 있습니다.
|contsmark100|특히 방송인들은 우리 아들 딸들이 다 본다는 의식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contsmark101|방송위는 그런 체제를 북돋워 주어야지 이래라 저래라 하는 체제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좋은 방송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북돋워 주고 공정한 게임을 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contsmark102| 김일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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