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대통령 라디오 연설 ‘여전히’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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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위 “포맷변경 등 가을개편까지 추진” … 라디오 PD들 “시간 끌 이유없다”

KBS 노사가 1라디오에서 방송되는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주례연설의 제작방식 변경 등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노사 공정방송위원회는 지난 3월 회의에서 일방적인 방식의 현 대통령 라디오 연설 포맷을 변경하고, 야당의 반론권을 보장하는 것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날 노사는 4·29 재보선까지 대통령 라디오 연설 일시 중단을 추진하는 것도 합의했으나, 사측은 연설 내용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며 예정대로 대통령 연설방송을 내보냈다.

이후 열린 라디오위원회에서 노사 위원들은 포맷 변경과 반론권 추진을 위한 실무기구 구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노측 위원들은 라디오위원회와 별도의 실무기구 구성을 제안했으나, 사측 위원들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라디오 PD들은 항의 표시로 대통령 라디오 연설이 방송된 지난 20일 피켓 시위를 벌였다.

▲ KBS 라디오 PD 30여명은 지난 20일 오전 본관 민주광장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 중단을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PD저널

지난 23일 열린 KBS 노사 정례 공방위에서도 대통령 라디오 연설에 대한 공방은 계속됐다. 최성원 노조 공정방송실장은 “논의 끝에 사측은 오는 5월 15일까지 제작방식 변경안을 만들어 일선 제작 PD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 뒤, 라디오위원회에서 6월까지 대안을 확정해 올해 가을 개편까지 제작방식 변경을 추진키로 노조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 실장은 “기한을 가을 개편까지로 정했지만, 가급적 개편안이 확정되는 대로 바로 시행하는 것이 노조의 요구사항”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사측이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에 전화로 접촉해 반론권을 제안한 것에 대해 “반론권 보장 의지가 약하다”며 “문서로 공식요청하고, 그래도 거절하면 ‘선진과 창조의 모임’에라도 반론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라디오 PD들, “가을개편까지 시간 끌 이유없다 … 변경안 즉각 실행해야”

그러나 KBS 라디오 PD들은 공방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24일 성명을 통해 “사측은 정작 실질적인 방송형태 편경과 야당 반론권 문제는 확실한 합의 없이 모호한 입장만 남겼다”고 비판했다. 신원섭 KBS PD협회 부회장(라디오 PD)은 “포맷 변경은 지난해 10월부터 요구한 사항”이라며 “가을개편까지 시간을 끌어야 할 이유가 없다. 변경안을 만들어 즉각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디오 PD들은 성명에서 “청와대가 기획해 던져 놓은 대통령 주례연설을 갖가지 이유와 궤변을 늘어놓으며, 현재와 같은 일방적 연설로 유지하려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정녕 ‘국민의 방송’이 아닌 ‘권력의 방송’임을 자처하고 싶단 말”이냐고 비난했다.

이들은 “조속한 시일 내에 일방적 연설방식을 변경하고, 라디오 조합원들과 합의를 바탕으로 납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편성·제작하라”며 “그런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당장 대통령 라디오 주례연설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27일 오후 업무보고를 위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병순 KBS 사장은 “노조가 재보선 기간 동안 대통령 라디오 연설 잠정 중단과 제작방식 변경, 야당의 반론권 보장 등을 요구한 건 사실이지만 합의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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