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 중계 ‘과잉취재’ 우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송 3사 "풀 취재 활용 차분히 중계" … 본질 빗나간 과잉보도 지적도

▲ 노무현 전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

오는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언론들의 ‘과잉취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방송사들은 헬기까지 동원할 계획이어서 봉하마을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까지 노 전 대통령의 소환과정을 어떻게 중계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지상파 3사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소환과 비교해 “차분하게 중계한다”는 입장이다. KBS 보도국 관계자는 “중계 차량의 안전문제 등을 고려, 과다한 취재 경쟁을 막기 위해 풀 취재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인섭 1TV 뉴스편집팀장은 “헬기와 일부 중계차를 동원한 중계는 3사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BS 보도국 관계자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등 큰 사건에 대해 방송 3사가 풀로 취재한 경험이 있다”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차분하게 보도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조동엽 MBC 사회1부장은 “헬기만 풀로 띄우고, 차량은 각 사가 알아서 동원할 것”이라며 “MBC는 보도국 장비와 인력이 총동원될 것 같다”고 전했다.

28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당일(30일) 봉하마을은 SBS가 중계방송을 맡기로 했으며 봉하-서울 대검찰청 이동은 KBS가, 대검찰청은 MBC가 각각 중계를 맡기로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본질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여부인만큼 언론이 검찰 소환 과정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SBS 관계자는 “뉴스특보를 편성해 알려야 될 부분은 있지만, 필요 이상으로 흥분해 많은 보도를 쏟아낼 계획은 없다”면서 “차분하게 국민들이 알아야 될 정보만 판단해서 보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직까지 방송 3사가 풀 중계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노 전 대통령의 출두 방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과연 언론들이 끝까지 ‘과잉 취재경쟁’을 벌이지 않을지도 의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차량으로 이동할 것이 예상되는 만큼 봉하마을 측은 취재경쟁 과열을 우려해 경호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대검 중앙수사부 홍만표 수사기획관도 취재열기로 불상사가 우려된다며 각 언론사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미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 주변에는 언론사들의 카메라가 대거 배치돼 주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홈페이지 글을 통해 “카메라와 기자들이 지키고 있어 집 바깥으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며 과잉 취재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한편, 지난 1995년 경남 합천에서 서울로 압송된 전두환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과열 취재경쟁 때문에 중간 휴게소에서 멈추지 않아 일행이 화장실조차 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