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 천국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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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 특집] 10회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의 매력은?

▲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지난달 30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열렸다. ⓒJIFF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JIFF)는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났다. 관객숙소 신청 개시와 함께 홈페이지 서버다운, 개막작 〈숏!숏!숏! 2009:황금시대〉는 판매 2분 만에 매진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세계 42개국 총200편의 상영작 가운데 개막을 앞두고 매진된 상영만 무려 135편에 달한다고 전한다. 부산국제영화제처럼 빅 스타가 등장하는 화려한 레드카펫도 없고,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처럼 수도권에 위치해 있지도 않지만, 이처럼 강한 힘을 발휘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매력은 뭘까.

◇ 돋보이는 기획력의 승리

‘대안’, ‘실험’, ‘디지털’을 화두로 삼고 있는 이번 영화제의 성격을 집약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는 영화는 단연 〈디지털 3인3색〉이다. 이 프로젝트는 3명의 감독에게 영화제 프리미어 상영을 전제로 제작비를 지원하고, 디지털 편집 장비를 이용해 각각 30분 분량의 디지털 영화를 제작하도록 지원한다. 올해는 한국의 홍상수 감독을 비롯해 일본의 가와세 나오미, 필리핀의 라브 디아즈 등 아시아 감독 3인의 ‘어떤 방문’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홍 감독의 작품에 대해서는 “전작에 비해 많이 따뜻해졌다”는 평이 쏟아졌다.

영화제의 또 하나의 상징인 〈숏!숏!숏!〉의 올해의 주제는 현대인의 주요한 관심사 중 하나인 ‘돈’으로 정했다. 이송희일, 김영남, 최익환 등 10명의 젊은 감독이 각자의 개성이 담긴 10분 내외의 단편을 모아 한 편의 옴니버스 디지털 장편영화를 내놓았다. 올해 가을 KT&G 상상마당에서 개봉할 계획이다.

돋보이는 해외 감독 회고전도 있다. 영화전문기자도 낯설다고 표현하는 동유럽 누벨바그의 거장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감독 회고전이 바로 그것. 조지훈 프로그래머는 “조국 폴란드를 떠나 집시처럼 떠돌았던 스콜리모프스키 감독이 17년 만에 내놓은 영화 〈안나와의 나흘 밤〉으로 전세계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며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회고전으로 전주가 발견한 보물”이라고 평했다.

▲ 한국의 홍상수 감독 등 3명이 작업한 '2009 디지털 3인3색' 기자회견이 지난 2일 전주 고산동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JIFF

◇ 발견, 도전…영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

지난 영화제에서 소개된 중견 감독의 데뷔작을 다시 보는 ‘JIFF가 발견한 감독열전’은 신인 감독을 발굴해내는 전주국제영화제의 힘을 보여준다. 바로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는 제1회 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으로,  ‘JIFF가 발견한 감독열전’으로 다시 선보인다. 역대 경쟁부문 수상자들의 신작 모음인 ‘JIFF 수상자의 귀환’, 일반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선정된 ‘다시 보고 싶은 JIFF’를 살펴보는 것도 영화제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로컬시네마 전주’는 지역성을 구현하는 섹션으로 손꼽힌다. 지난 2006년부터 전주지역에서 제작되는 독립영화들을 지원하고, 그 성과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것으로 올해에는 독특한 실험성이 돋보이는 〈아이스커피〉, 500컷이 넘는 컷으로 쇄도우 복싱의 속도감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 〈록커룸〉 등이 영화제를 통해 발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500분 내외의 러닝타임만으로 영화광들의 도전심리를 자극하는 작품들도 눈에 띈다. 필리핀의 오늘과 인간의 운명을 그린 480분짜리 영화 〈멜랑콜리아〉, 프로그래머들이 추천하는 〈철서구〉는 한 술 더 떠 551분의 러닝타임을 자랑한다. 유은성 프로그래머는 “영화제엔 매진될 대중적인 영화도 있는 거고, 매진이 안 되더라도 마니아를 위한 영화도 틀어야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원금을 받는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 지난 2일, 오전 8시. 이른 아침 시각이지만 인터넷 예매를 통해 표를 못구한 영화팬들이 현장 예매 표를 구하기 위해 매표소 앞에서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다. ⓒPD저널

◇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며 커간다

전주국제영화제의 가장 도드라지는 장점은 영화상영관이 오밀조밀하게 붙어있는 접근성을 들 수 있다. 상영관이 여러 군데로 분산돼 있는 부산과는 달리 전주영화제는 ‘영화의 거리’에는 상영관 메가박스, CGV, 프리머스, 전주시네마타운 등 4개관이 반경 1Km 안팎으로 모여 있다. 여기에 영화제의 재미를 더하는 ‘맛집’ 역시 영화의 거리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교통수단을 이용해 굳이 이동하지 않아도 모든 게 다 해결이 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영화평론가들은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해 “전주는 부산에 비해 극장가의 집중이 잘 되어 있어 보다 아기자기한 느낌을 자아낸다”며 “부산영화제는 규모가 너무 커져서 마치 산업박람회 같은 느낌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전주국제영화제가 영화팬들에게 매력을 끄는 것은 “감독과의 대화나 세미나 등을 통해 감독과 팬의 영화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영화를 배워가는 시스템에 있다”고 팬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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