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작가 죽이는 ‘PD집필제’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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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작가 죽이는 ‘PD집필제’ 중단하라”
한국방송작가협회 성명 … “경제위기 빌미로 일방적 희생강요”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9.05.1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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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작가협회(이사장 김옥영)는 최근 KBS가 본격 시행한 ‘PD집필제’가 ‘작가 죽이기’라며 이에 대한 중단을 촉구했다.

방송작가협회는 19일 성명을 통해 “KBS는 PD집필제의 시행 목적을 PD의 역량 강화라고 하지만, 본질은 경비절감에 있다”면서 “이는 방송 발전에 기여해 온 시사·교양·다큐멘터리 작가들을 하루아침에 제작 현장에서 몰아내려는 시도이며, 근본적으로 방송작가 직종의 생존권을 짓밟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더욱 놀라운 일은 KBS가 작가들의 생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런 계획을 발표하는 순간까지 작가들에게 일언반구 논의가 없었다는 사실”이라며 “KBS는 근로자에게 납득할 수 있는 해고사유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고용관계의 기초마저 지키지 않고, 경제위기를 빌미로 작가들을 일방적인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KBS가 PD집필제를 시행하며 “객관성이 담보되어야 할 시사정보프로그램의 대본이 현장을 직접 취재하지 않은 작가에 의해 일부 집필됨으로써, 프로그램의 객관성 등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밝힌 것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작가들의 명예까지 크게 훼손했다”며 반발했다.

“작가가 집필해 객관성 문제 있다? 허위사실 유포에 명예훼손”

방송작가협회는 “이는 지금까지 현장 취재는 물론, 자칫 피디 1인의 독단에 빠질 수 있는 시사다큐 프로그램의 객관적 균형추 역할을 해옴으로써, 프로그램의 객관성 제고에 큰 기여를 해온 작가들의 노력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폄하한 파렴치한 행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협회는 “그동안 방송파행을 우려해 한 달간 유보기간을 두고 KBS의 책임 있는 대응과 반성을 기다렸지만 KBS는 프로그램별로 PD 집필율을 강제 할당하는 것으로 응답하고 있다”면서 “KBS는 한국방송작가협회와 즉시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방송작가협회는 앞으로 인터넷을 통해 여러 유관기관과 포털사이트에 ‘PD집필제’의 부당성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작가통신문을 게시하거나 발송할 예정이다.

한편, KBS는 올해 봄 개편부터 신뢰성과 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해 작가대신 PD가 원고를 집필하는 ‘PD집필제’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초에는 <추적 60분> 작가를 5명에서 2명으로 줄여, 이에 대한 반발로 작가 전원이 사퇴하기도 했다.

당시 이영돈 기획제작국장은 “기본적으로 다큐멘터리나 시사 프로그램은 취재하는 사람이 원고를 쓰는 게 맞다”며 “작가를 줄이는 대신 리서치 요원 등을 충원하고 에디터(편집기사)를 쓸 수 있도록 할 것이기 때문에 전체 제작인력은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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