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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게이트와 ‘反面敎師’
  • 승인 2000.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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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또 다시 언론인의 윤리가 도마위에 올랐다. 검찰은 정현준의 사설펀드에 가입한 언론인과 공무원 10여명을 소환해 대가성 여부를 수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언론사 사주, 편집국 고위간부에서 평기자에 이르기까지 정현준 게이트에 연루된 인사가 상당수라는 이야기도 분분하다. 시민단체에서는 연루된 언론인들의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한편에서는 검찰간부까지 연루되었다는 설이 나도는 형편에 검찰이 ‘감히’명단을 공개할 형편이 되겠느냐고 빈정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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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정현준게이트가 터지기 전부터도 이른바 ‘벤언유착’에 대한 논의는 무성했었다. 언론인이 자발적으로 벤처업체를 홍보해주고 그 대가로 주식을 챙기고 있다는 설이 많았고 취재중 획득한 정보를 이용해 재테크를 하다 발각돼 해당 언론인이 퇴사한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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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미디어오늘의 최근 보도를 보면 고려대 벤처클럽에만도 주필, 편집국장 등 고위간부를 포함한 언론인 28명이 특별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대부분이 정보통신을 취재영역으로 하는 it담당기자들이다. 물론 그들이 모두 대가성있는 주식을 선물로 받았으리라고 의심할 근거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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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그러나 이런한 현실은 정현준게이트가 터지기까지 어떤 언론인도 브레이크 없는 벤츠처럼 달리는 정현준의 파행적인 행각을 비판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10월21일 동방금고 노조가 금감원에 정현준 등의 불법대출 사실을 제보해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까지 정현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언론은 거의 없었다. 시장에서 위태위태하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한 7,8월 이후 10월초까지 언론은 m&a의 귀재 정현준이 하고 있는 도박이 얼마나 위험한지 파헤쳐보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에서도 ‘홍보’라고밖에 여길 수 없는 기사들이 난무했다. 결국 언론은 감시기능을 포기했고 수백억을 날린 투자자들의 희생에 기여했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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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다행인 것은 아직 정현준게이트에 pd들이 연루되었다는 이야기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 땅에 떨어진 언론인의 윤리의식에 대한 비난에서 pd들이 전혀 자유롭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외부의 시각은 pd들이 깨끗한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떡고물을 덜 묻히고 있을 뿐이라는 식이다. 권력이라는 떡에서 더 멀리 있기 때문에 덜 묻었을 뿐 기회가 되면 어떤 형태를 보일지 모른다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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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실제로 방송제작 관계자들의 유착에서 오는 대가성 향응, 골프접대, 심지어 성을 상납한다는 이야기까지 실체가 불분명한 설들이 때만 되면 고개를 드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30여년간이나 방송에 몸담았었고, 방송대상까지 받은 한 선배pd가 수뢰사건으로 천추의 한을 남기는 모습도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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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우리는 그런 점에서 이번 정현준 게이트의 벤언유착사건을 강건너 불보듯 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 내부를 더욱 정화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촌지로 집 못사고, 향응으로 마신 양주는 속만 버릴 뿐이다. 사소한 식사접대, 술한잔 마저도 결국은 방송화면에 반영되고야 만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다른 모든 것을 떠나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밥이나 얻어먹는 거지 취급을 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우리는 떡에서 멀기 때문이 아니라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으므로 떡고물을 묻히지 않는 집단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더욱 철저하고 엄격해질 때 비로서 pd집단은 진정한 방송의 주체로 인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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