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설]

방통위는 지난 18일 MSO 티브로드의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사건’ 이후 승인 심사가 보류됐던 티브로드홀딩스의 큐릭스홀딩스 지분 70% 인수를 최종 의결했다. 방통위의 이번 처사는 한마디로 말해 부적절하다. 제기된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해명이 부족하다. 적당히 시간을 끈 뒤 대충 넘어가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 사안과 관련해 방통위의 승인을 앞둔 지난 3월 청와대 파견 행정관을 비롯한 방통위 간부가 티브로드 관계자로부터 '성 접대' 등을 받아 물의가 빚어진 바 있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티브로드 계열사인 태광관광개발이 군인공제회 등을 통해 큐릭스홀딩스의 주식을 환매 방식의 이면계약으로 취득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런 의혹을 해소할 만한 확고함과 엄정함이 보이지 않았다.

이경자 방통위원은 “군인공제회 이사회 회의록과 계약서 등이 마음에 걸린다”는 발언을 했으며 티브로드가 정보를 정직하게 공개하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해명을 촉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방통위 실무진과 다른 위원들은 시일의 촉박함 등을 이유로 원안 처리를 강행했다. 최시중 위원장 역시 “미진한 부분은 사후에 체크하라"며 원안대로 의결했다고 한다. 적절한 논의과정으로 보기 어렵다.

이날 방통위는 MBC <그래도 좋아>의 협찬 고지 위반 등과 관련해 사상 최고액인 7억 원의 과태료를 의결했다. 이 결정은 외주와 협찬 제도가 왜곡되어 있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채 법령 등의 미비에 대한 적확한 인식 없이 규제편의주의로 흘러간 측면이 다분하다. 더욱이 500만원씩 138회를 곱하는 등의 방식은 전례 없는 일이다. 차후 법정에서 방통위의 처사가 적절한지 따져야 한다.

이번에 방통위는 티브로드에 대한 ‘봐주기’와 MBC에 대한 ‘손보기’를 강행했다. 두 경우 진상 조사나 실태 파악이 미흡하며 의도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그야말로 ‘잘못된 판단’이다. 미구에 방통위 게이트로 비화되지 않으려면 철저한 조사와 해명이 필요하다. 장차 진상이 드러날 때 방통위에게 엄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