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 이틀째…점점 더 길어지는 애도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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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거부당했던 정동영, 다시 와 조문 마쳐

[특별취재팀 : 봉하 현장]
 
취재 : 윤성효 김영균 선대식 이윤기 기자 / 총괄 : 황방열 기자
사진 : 유성호 기자 / 총괄 : 권우성 기자
동영상 : 김호중 기자 / 총괄 : 이종호 기자

[13신 : 24일 오전 11시 30분]

▲ 24일 새벽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회관을 찾은 한 조문객이 헌화하며 오열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문 행렬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늘어나고 있다. 24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23일 설치했던 임시분향소 옆에 새 분향소를 마련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새 분향소에 천막을 설치하고, 국화꽃을 진열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유명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조정래 작가와 부인 김초혜 시인이 이날 오전 10시10분경 조문했으며, 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조정래 작가는 봉하마을 회관 앞에 한동안 서 있다가 다른 장소로 옮겼는데, 기자들이 질문했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23일 저녁 방문했다가 조문하지 못했던 정동영 의원이 이날 오전 10시40분경 조문했다. 또 추미애 의원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장관, 손학규 전 대표 등의 조문이 이어졌다.

추미애 의원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이 물었지만 말을 하지 못하다가 "희로애락 없는 곳에 편히 가시길 빈다"고 말했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비통하다"고 짧게 말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에 무소속 정동영 의원이 조문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 유성호
허성관 전 장관은 "비통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평소 가까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그 분의 성격을 안다, 담백하고 마음이 여리고, 반듯한 분"이라면서 "(검찰 소환이) 자기에게는 치욕이었을 것이다. 어떻게 지내고 계실지 걱정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주위의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신 것이다. 이 지경이 된 것에 대해 가슴 뜨끔한 사람들이 있을 것인데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모두는 이번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규현 신부, 수경 스님, 전종훈 신부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오체투지 순례단이 오전 11시 20분경 봉하마을에 도착해서 20여분간 기다린 후 조문했다.

조문행렬이 어어지나 오전 11시 30분부터 비좁았던 첫 분향소 대신 새롭게 마련된 분향소에서 조문이 진행되고 있다. 언론사 취재진에게는 이날 오전 343개의 '비표'가 배부되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불교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애도 

불교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고 있다. 스님들이 24일부터 대거 봉하마을을 찾아 조문과 독경을 진행했다. 법보종찰 해인사 독경단 스님 350명이 24일 오전 9시30분경 봉하마을을 찾았다. 주지 선각 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은 먼저 분향소에 조문한 뒤 분향소 옆에 자리를 마련해 독경에 들어갔다. 스님들이 조문할 때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나와 맞이 했다. 25일 통도사, 26일 쌍계사, 27일 범어사 소속 스님들이 대거 릴레이로 참석해 독경할 예정이다.

선각 스님은 "심장이 녹아 내리는 거와 같다"고 말했다. 기자들을 만난 선각 스님은 "노 전 대통령은 해인사와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 비록 운명하셨지만 대중들은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선각 스님은 "대중들은 참회와 반성하면서 독경을 통해 고인의 극락왕생을 빌기 위해 왔다"고 덧붙였다. 선각 스님은 "고인이 남긴 유언을 보면 삶과 죽음은 하나이고, 원망하지 마라고 했는데, 그 말은 불교적 소양에서 나왔다고 본다"면서 "유언에는 평소 고인의 생각과 불교성향이 담긴 것이라 보며, 그것이 민주화 완성의 원동력이었다"고 덧붙였다.

선각 스님은 "큰 거목이, 별이 떨어지는 순간에 대해, 불교계와 국민들은 안타까워 하면서 충격에 휩싸여 있다"면서 "오늘은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독경을 계속하면서 고인의 극락왕생을 빌 것"이라고 밝혔다.

[12신 : 24일 오전 9시 30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 일정은 24일 오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 문재인 전 비서실장 등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8시경 사저에 모여 장례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건평씨는 8시경 집에서 나와 노 전 대통령의 사저로 향했으며 30여분 뒤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마을회관으로 다시 왔다. 노건평씨가 마을회관 주변으로 나오자 언론사 취재진들이 몰려 들기도 했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장례 일정 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으며, 오전 10시를 전후해 발표가 있을 것 같다"며 "국민장으로 할지 아니면 가족장으로 할지 장례형식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조문을 마치고 나오며 슬퍼하고 있다. ⓒ 유성호
봉하마을에는 조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하루 전날부터 와서 밤을 지샌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은 "용산 참사도 그렇고 이명박 정부는 왜 이렇게 국민한테 잔인한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할 말이 없다, 국민들의 마음이나 우리들 마음이나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벽에 서울에서 출발해 조문을 마친 김한길 전 의원은 "할 말이 없다, 비통하고 우리 정치현실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택순 전 경찰청장과 낙산사 주지 정념 스님도 조문했다. 빈소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흐느끼며 울기도 했다. 한 여성은 "믿어주는 국민들이 있는데 왜 죽어"라며 울기도 했다.

해인사 스님 350여명이 집단적으로 오전9시 30분께 조문을 진행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전 정책위의장은 24일 새벽1시 30분경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임 전 의장은 안희정 최고위원과 백원우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고, 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전화통화를 했다. 임 전 의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전직 대통령께서 안타깝게 서거하신 것에 대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꼭 조문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밤 늦게 다녀왔는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11신 : 24일 오전 8시 20분]

밤새 조문객의 발길은 끊어지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틀째를 맞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는 조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24일 아침에도 많은 사람들이 봉하마을 빈소 주변에 모여 있다.

마을에는 진혼곡이 울려 퍼지면서 더 숙연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마을에서 밤을 지새운 많은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일부는 청소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노사모 사무실 입구에는 쓰레기 줍기 등의 활동을 벌일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은 마을회관에 안치되어 있는데, 마을회관 앞에 마련된 빈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조문하고 있다. 조문객은 서울과 광주 등 전국에서 몰려들고 있다. 일부 조문객은 20여미터 가량 떨어져 있는 노사모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를 찾기도 한다.

경찰은 마을에서 2km 가량 떨어져 있는 본산공단 입구에서 교통통제를 하고 있다. 이에 조문객은 걸어서 봉하마을을 찾고 있다. 빈소 앞에는 아침에도 국화꽃을 들고 조문객이 줄을 지어 있다. 서울에서 왔다고 한 백효성(36)씨는 "어제 친구 전화 받고 서거 소식을 알았다"면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광주에서 부인 남매 가족과 함께 온 김상철(39)씨는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새벽에 집에서 출발해 봉하마을에 왔다"면서 "노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셨다고 하니 초등학생인 큰애는 이해한다며 기꺼이 따라 가겠다고 해서 가족이 같이 왔다"고 말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새벽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한 추모객이 노 전 대통령이 생전 즐기던 담배를 올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하루 전날 봉하마을에 와서 밤을 새웠다고 한 최한영(36)씨는 "나라의 큰 별이 떨어졌다"면서 "노 전 대통령과 같은 역사적 지도자를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장례 치를 때까지 봉하마을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국민장'으로 할지 '가족장'으로 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 주변에서는 이날 오전에는 결정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법원으로부터 '일시 석방' 결정을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는 24일 새벽 1시30분경 봉하마을 집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건평씨는 이날 오전 7시50분경 왼쪽 팔에 완장을 끼고 집에서 나와 노 전 대통령 사저로 갔다. 비슷한 시각, 문재인 전 비서실장도 사저로 향했다. 사저에 있는 권양숙 여사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장례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하마을과 진영공설운동장까지는 김해시가 조문객들을 위해 제공한 대형셔틀버스 6대가 운행중이며, 각계에서 보내오는 조화도 줄을 잇고 있다.

* 이 기사는 오마이 뉴스(www.ohmynews.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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