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제작기 - MBC ‘너무 가까운 러브호텔’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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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호텔에 가보니…

|contsmark0|러브호텔의 원조 격인 일본에서는 요즘 ‘러브호텔’(그들 말로는 ‘라부 호테루’겠지요)이란 말도 한물 간 표현이라고 합니다. 대신 ‘부띠끄 호텔’이란 말이 그 뒤를 이었다고 하네요. 일본에서는 이런 러브호텔(혹은 부띠끄 호텔)의 시설을 소개하는 잡지는 물론, tv프로그램까지 있다고 하니, 과연 우리와 성문화가 다르긴 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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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그런데, 이렇게 우리보다 훨씬 개방된 성문화를 갖고 있는 일본이 학교주변 교육환경보호에 있어서 만큼은 우리보다 한층 엄격해 보입니다. 일본에서는 ‘풍속영업법’이라는 법률로 학교로부터 200m 내에는 ‘남녀가 동반하는 숙박시설’이 들어설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절대, 상대의 구분 없이 절대적으로 금지한다는 것이지요. 또 각 지자체별로 조례로써 규제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 법이 명시하고 있지 않은 텔레폰 클럽(우리의 전화방) 같은 시설도 추가적으로 규제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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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너무 가까운 러브호텔’ 제작 중 제가 특히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바로 학교에서 ‘너무 가까운’ 러브호텔입니다. 취재 중 방문한 한 고등학교 앞에는 폭 70m 도로를 사이에 두고 러브호텔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는데, 그 행렬이 200m는 족히 넘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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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해당 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학교정화구역 안에만 무려 29개의 숙박업소가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학교보건법은 출입문에서 반경 50m를 절대정화구역으로, 경계선에서 200m를 상대정화구역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상대구역 안의 유해업소 심의는 거의 통과되기 때문에, 사실상 출입문에서 50m 정도의 환경만이 보호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나마 이 규정자체도 모호해서, 출입문을 ‘정문’으로만 해석할 경우, 후문에 밀집한 유해업소는 차단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취재 중 러브호텔에 출입경험 있는 고등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실제로 호기심에 이들이 가는 곳도 주로 학교 근처에 있는 숙박업소라고 합니다. ‘비싼 돈주고 택시 타고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가까이에 얼마든지 많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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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또, 이런 시설들을 이용하려면 돈도 적지 않게 들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을 위해 ‘계’를 하는 학생들도 있으며, 이들이 상대하는 여성들 중에는 중년의 아주머니들도 상당수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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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 인터뷰 후 교육청관계자는 의례 그렇듯, 자신들의 ‘입장’을 호소합니다. 앞으로 목표대로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신이 속한 교육청 내에만 수년 내 초중고 30여 개의 학교를 더 지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대체, 어디에 학교를 지어야하느냐고… 우스운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결국 우리 나라의 좁은 땅덩이 문제로 귀결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넓은 공원을 학교 앞에 주지는 못할지언정 교문을 나서면 보이는 러브호텔의 행렬은 조금만 신중해도 막을 수 있을 텐데요. 개인적으로 러브호텔이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할 몹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 나라가 최소한의 것은 지켜지는 양식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취재를 마치면서, 또 일련의 러브호텔 사태를 보면서 우리에게 ‘환경권’이라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당연하게 보장되는 권리가 아니라, 아직은 싸워서 얻어내야 하는 반쪽 짜리 권리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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