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극단적 선택, 언론보도 한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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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극단적 선택, 언론보도 한 몫”
[라디오뉴스메이커] 최문순 민주당 의원, PBC ‘열린세상 오늘’
  • 김세옥 기자
  • 승인 2009.05.25 10: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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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언론의 자성을 촉구했다. 최 의원은 25일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한 요인 가운데는 언론 보도도 명백히 한 몫을 했다고 본다”면서 “검찰이 수사 진행 중인 사건을 사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이) 그대로 수용, 확대 재생산 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인격 파괴, 가족관계·사회적 관계의 파괴, 전직 국가 원수로서의 존엄성까지 파괴됐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구체적인 범죄 사실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종의 ‘조리돌림’이 행해졌다고 본다”면서 “검찰 수사 당시 신문기사 제목을 보면 <노 전 대통령 걸핏하면 가족 탓>, <盧, 통치자금 전두환 보다 더 나빠> 등 노 전 대통령을 상대로 엄청난 비난과 모욕, 조롱이 행해졌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노 전 대통령 부부가 1억 원짜리 시계를 논두렁으로 버렸다느니, 딸 정연 씨에게 호화 아파트를 사줬다는 등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비본질적 사안들이 크게 보도됐던 것과 관련해서도 “언론이 존재하는 이유는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고 검찰 출입 기자가 있는 이유는 검찰 권력을 감시하기 위함인데, 검찰들이 불러주는 대로 쓰고 이를 더 확대하는 행태는 잘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최문순 민주당 의원 ⓒPD저널
이어 “피의사실 공표죄는 피의사실을 기소 전에 공표하는 죄로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 정지가 된다. 헌법 126조에 굉장한 중법으로 돼 있다”면서 “이를 검찰이 직접 행하고, 언론이 무비판적으로 받아썼다는 점에서 서로 간에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방송·언론들이 ‘자살’, ‘사망’ 등의 표현을 썼던 것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은 국가의 상징인데 사건 발생 당시 ‘자살’, ‘사망’이라는 아주 직접적인 표현들을 쓴 것은 고의라고 보긴 어렵지만 유의했어야 했다. 이전 대통령들에 대해 사고의 경우가 있었지만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또 “아직 보도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방송 편향성은 느껴지지 않지만, 중요한 사실에 대한 천착이 좀 적은 것 같다. 또 조문 현장에서 몇몇 방송사들이 시민들로부터 취재 거부를 당하고 있는데 왜 그런지에 대해 반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정부 시절 MBC 사장을 지낸 최 의원은 정연주 전 KBS 사장과 함께 한나라당으로부터 ‘친노(親盧)방송을 하고 있다’는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여러 업적 중 개인적으론 언론독립, 검찰독립, 감사원독립을 확립하려 한 부분”이라며 “방송사를 경영하는 3년 동안 단 한 번도 정치권력이 개입하는 일이 없다 싶을 만큼 철저하게 독립성을 보장해줬다”고 말했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 인터뷰 전문
-지난 토요일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떤 평가를 하고 계십니까?

▶네. 이 분에 대해서는 뭐 여러 가지 업적이 있겠습니다마는 저 개인적으로는 언론 독립, 검찰 독립, 감사원 독립 이렇게 헌법의 독립성을 지켜야 할 기구들로 규정된 기구들에 대해서 철저하게 독립성을 확립시켜 놓은 것, 이것을 가장 큰 업적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치권력을 막상 장악하면 이런 걸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이 분은 아주 철저하리만큼 결벽증이 있다 싶을 만큼 이런 일을 한 번도 하지 않았고, 그래서 방송사를 경영하는 중에도 3년 동안 단 한번도 정치 권력이 개입하는 일이 없다 싶을 만큼 철저하게 독립성을 보장해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3년간 정치권력의 간섭을 느낀 적이 전혀 없으십니까?

▶네.

-노 전 대통령이 바위산에서 스스로 몸을 날려 죽음을 택했는데 이를 두고 사실상 타살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만 동의하십니까?

▶시민사회단체에서 그런 표현들을 많이 내놓고 있고, 저도 이제 애도 기간이어서 심한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상당 부분 근거가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인격과 명예가 파괴가 되었고, 또 사회적으로는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의 권위, 그러니까 가족 관계, 부부 관계, 부자관계, 부녀관계 형제관계 그리고 심지어 장인, 사위 관계 그리고 오랜 친구관계가 다 파괴가 되었고요. 정치적으로는 전직 국가 수장으로서의 존엄. 그 존엄성이 손상이 되어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우리가 절벽에서 밀어버린 사건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애도 기간이어서 너무 분석하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만, 표적수사 논란도 피할 수는 없고, 또 검찰에만 국한 된 게 아니다, 정권 차원도 있지 않느냐는 시각도 일부 있습니다만. 나중에 본격적으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겠지요?

▶네네. 아직 애도 기간이어서 여러 가지 자제들을 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든 요인가운데는 우리 언론의 보도도 크게 한 몫을 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명백히 그렇다고 봅니다. 저도 이제 언론인 출신으로서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이 수사 진행 중인 사건을 불법적인 피의사실 공표, 이런 것을 사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받아들이고 확대 생산하는 과정에서 조금 전에 말씀드린대로 인격 파괴, 가족관계, 사회적 관계의 파괴, 그 다음에 전직 국가 원수로서의 존엄성이 파괴가 되었고… 즉 구체적인 범죄 사실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종의 조리돌림이 행해졌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검찰과 언론의 핑퐁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만…

▶네.

-앞으로 어떤 과제들이 더 나오게 되겠지요. 언론이 노 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책임이 있다면 좀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지적하실 수 있겠습니까?

▶당시 신문기사 제목을 다시 한번 들춰봤습니다. 그랬더니 예를 들어 ‘노 전대통령 걸핏하면 가족 탓’ 그 다음에 ‘보수단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에 신발 던져’, 그 다음에 ‘그 순간 노의 손은 떨고 있었다.’ 그 다음에 ‘노는, 통치자금 전두환보다 더 나빠’ 이렇게 몇 개만 찾아본 그런 것들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사실 돌이켜 보면 노 전대통령을 상대로 엄청난 비난과 모욕과 조롱이 행해졌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 경우에 이제 뇌물 수수라는 혐의에 대해서 사실은 지금까지 확정된 사실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또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돈을 받은 사실이 명백하다고 하더라도, 예를 들어서 13억원을 누가 언제 어디서 무슨 목적으로 받았고, 그리고 그런 사실을 입증할 어떤 증거가 있는 지 언론이 보도를 하면 그거를 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노 대통령이 파렴치하고, 대통령답지 못하고 부인에게 잘못을 돌리는가 하면 대질심문을 피하는 비겁한 사람인 것처럼 보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비본질적인 사안들 예를 들어서 1억 원짜리 시계를 논두렁으로 버렸다느니, 이런 것들이 사실로 확인되지도 않았습니다. 노 전 대통령 측에서는 부인을 했죠. 그 다음에 딸에게 호화아파트를 사줬다. 이렇게 범죄 사실과 관계가 없는 사실들이 더 크게 보도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런 검찰 출입 언론들의 문제는 오래 전부터 지적이 되어왔는데요, 언론이 존재하는 이유는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고 검찰 출입 기자가 있는 이유는 검찰 권력을 감시하는 겁니다. 검찰들이 불러주는 대로 쓰고, 그걸 더 확대해서 쓰고, 특히 피의 사실 공표죄는 피의사실을 기소 전에 공표하는 죄로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 정지가 되어 있어서 헌법 126조로 굉장히 중법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검찰이 직접 행하고, 언론이 무비판적으로 받아썼다는 점에서 서로간에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전제로 해서 아주 모욕적인 표현까지 나오는 일이 꽤 있었다는 지적이시고.

▶네.

-우리 언론이 이제 정권의 나팔수냐는 논란도 앞으로 좀 더 될 가능성이 있군요.

▶네 그렇습니다.

-자살이냐 서거냐의 표현을 놓고 이번에 우리 언론들 보도에서 특별히 좀 느끼신 점은 있나요?

▶네 사고 발생 최초에 자살이라는 표현, 그 다음에 사망이라는 표현이 직접적으로 사용이 되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한 개인도 아니고, 정파의 수장도 아니고 국가의 상징입니다. 그런데 사건 발생 당시에 자살, 사망이라는 아주 직접적인 표현들을 많이 썼습니다. 고의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충분한 판단이 없는 상황에서 방송을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 같은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그 대통령이 어느 누구라도, 그 전 대통령들에 대해서는 이런 표현을, 이런 일이 있지도 않았지만. 사고의 경우가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 경우에도 이런 표현은 쓰지 않았습니다. 유의를 해야 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이런 시각도 있습니다. 언론의 본연의 기능상 특히 전직 국가 원수의 비리에 관련된 것이라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다소 지나친 감이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보도하는 것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지 않은가 하는 주장도 있는데요? 물론 형평성 문제는 별도로 나오기는 하겠지만 그런 반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알 권리는 뭐 충분히 보장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알 권리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알 권리는 없습니다. 알 권리라고 하는 것이 허위의 사실을 자위적으로 전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그래서 알 권리라는 것이 철저한 언론 윤리를 바탕으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이제 우리 언론이 사실이라는 언론 윤리에 기초를 망각하는 경우가 특히 많은데. 특히 권력 기관에 출입하는 기자들이 더 유념을 해야 하고요. 검찰 출입기자들 보면은 검사들하고 브리핑 시간에 나온 이야기 가지고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브리핑을 보면 선문답 같은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그래서 그 답변을 적당히 해석해서 주변 취재를 좀 더 해서 쓰는 시스템으로 되어있는데 검찰이 충분히 정보 제공을 하지도 않고 이런 선문답 같은 이야기를 기초로 해서 기사를 쓰는 체제가 검찰의 오랜 전통입니다. 김경한 법무장관도 지난 4월에 국회에 출석을 해서 언론에 허위보도가 많다고 이렇게 발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우리 나라 언론이 권력으로, 직접 정치 과정에 개입하는 일이 잦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통렬한 반성을 촉구합니다.

-상당 수 언론들이 이미 정파적 시각에 기초해서 보도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좀 나올 수 밖에 없겠군요.

▶네 그렇습니다.

-언론 보도로 인해 스스로 죽음을 택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한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언론에 의한 사실상의 타살은 과연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지 참으로 궁금한데요

▶문제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하신대로 정파적 시각이라든가, 어떤 쏠림 현상, 우리 언론들이 특히 쏠림 현상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 때문에 사실에 대한 천착, 기자라고 하는 것은 사실 한 줄을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하는데 그런 거 없이 요즘에 보면 그 사실에 대한 추적이 아주 느슨해져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고요. 그러니까 언론이라는 것이 원 팩트 멀티 오피니언 이렇게 되어야 하는데, 팩트는 없고 오피니언만 많은 것이 우리나라 언론의 현실이라고 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황우석 사태 같은 때에 정말 목숨을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만한 그런 위협 같은 것을 느껴본 경험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조금 그 당시 상황을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황우석 사태 당시 MBC경영하고 계셨지요.

▶그렇습니다. 그 당시에 황우석 박사께서 줄기세포를 수립했다고 하는 것이 전 국민들의 희망이었고 전 국민들이 그것에 대해서 전혀 의심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무조건 사실이어야 하는 뭐 그런 느낌까지도 다들 가졌죠.

▶그렇죠. 신앙 같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PD수첩에서 보도를 하면서 그것이 거짓으로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이제 거짓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것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 다른 언론들이 직접 나서서 매우 심한 공격을 하고 그 언론사, 그것을 보도한 사람들의 어떤 생명의 위협까지 느낄 만한, 그리고 직접적인 전화, 협박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느껴질 만한 그런 것들을 보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도 아마 그보다 더 큰 것을 느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지난 토요일에서 주일 동안 신문이 안 나오는 기간 동안에 방송사들의 보도가 지속됐습니다. 그러나 각 방송사 보도에도 다소 차이점이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 최문순 의원께선 지난 주말 주일 동안의 TV 방송들의 보도를 접하시고 특별히 좀 느끼신 점이 있나요?

▶사실 보도의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방송의 편향성이 있다던가 하는 것은 느껴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이 보도를 함에 있어서도 역시 여기도 중요한 사실에 관한 천착이 좀 적은 거 같고. 우선 시민들이 조문을 하는 현장에 가보면 몇몇 방송사들은 현장에서 거부를 당하고 있습니다. 그 방송사들은 왜 그런지 반성을 해주기를 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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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수옥 2009-05-25 20:40:34
다 알아서 처신하라고 그 자리에 앉혔지 일일이 지시하려고 앉히는 정권도 있나?
지금 언론도 그들 스스로의 성향에서 그렇게 하는 것 아닌가?
그대들도 그렇게 하고선 왜 남이 하니까 문제를 삼는가?
외국에 있다가 한국 들어와서 방송보고는 놀라서 충격받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대들이 방송장악하고 있을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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