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장’한다면서 광장은 원천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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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박쥐' 제6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문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해 충격을 준 25일에도 전국 270여 분향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날부터 전국 81곳에 정부 분향소를 설치해 조문을 받기 시작했고 정당ㆍ종교ㆍ시민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전국 각지의 민간 분향소도 197곳으로 늘었다.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봉하마을 분향소에는 23, 24일 이틀간 20만명 가량이 다녀간데 이어 25일부터 26일 새벽 1시 현재까지 2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방문해 서거 후 사흘 남짓 만에 40만명 이상이 조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의(葬儀)를 국민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하고도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의 민간 분향소 설치를 막으면서 ‘과잉 통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일보>는 경찰이 특히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분향소마저 경찰 버스를 대거 동원, 방패막을 쳐놓아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한국일보 5월 26일자 10면.
기사에 따르면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주변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부터 경찰이 경찰버스를 줄지어 배치함으로써 ‘인공장벽’이 구축된 상태다.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추모 분향소를 광장에 설치할 움직임을 보이자 원천봉쇄한 것이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25일 “추모가 정치적 집회로 변질, 폭력화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서울시도 (서울광장 등의)사용허가를 하지 않아 경찰이 막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민주당이 추모행사를 위해 서울광장 사용허가 신청서를 낸 데 대해 불허 방침을 통보했다.

한국은 하지만 이를 두고 정부와 경찰이 지레 겁을 먹고 지나치게 옹졸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고 지적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서울광장이 국민적 추모행사에 가장 적합한 장소임은 누구나 공감하는 것인데도 막고 있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명분이나 정당성도 없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특히 민간단체들이 대한문 앞에 마련한 분향소 주변마저도 경찰 버스로 빼곡이 둘러싸고 인도 일부까지 통제해 가뜩이나 좁은 공간을 더욱 협소하게 만들고 있다. 자녀와 함께 나온 한 시민은 “분향 공간이 부족해 몇 시간이나 기다리고 있다”며 “정부는 추모 행렬이 그렇게 두려운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벽이 병풍같아 아늑…” 주상용 서울청장 막말

한국은 또 이런 논란 속에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찰 버스가 분향소 주변을 막아주니 병풍 같아 아늑하다고 말하는 분도 있다’고 말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고 전했다.

▲ 한겨레 5월 26일자 23면.
<한겨레>는 26일치 사설 <‘광장의 추모’가 그렇게 두려운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슬퍼하는 시민들의 추모 행렬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유치하고 비겁하기 짝이 없다”며 “겉으로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애석함과 슬픔을 표시하면서도 뒤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추모를 막는 태도는 정부가 밝힌 ‘애도의 진정성’까지 의심받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정부의 ‘광장 공포증’은 곁에서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다. 아무리 ‘촛불’이 무섭기로서니 전직 대통령 추모 행사마저 경찰 방패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그렇게 자신이 없는지 묻고 싶다”며 “정부는 이제라도 서울광장을 활짝 열어 슬픔에 젖은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진중권 “사지로 내몬 ‘빨대 검찰’과 언론”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경향신문 특별기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방식과 언론 보도를 비판했다.

진 교수는 “검찰은 그동안 이른바 ‘빨대’를 동원한 교묘한 언론 플레이만 해왔다”면서 “고양이가 참새를 잡아놓고 이리저리 장난을 치듯이, 수사를 끝내놓고 구속 카드와 불구속 카드를 손에 들고 만지작거리기를 무려 한 달. 마침내 참혹한 사태가 벌어어자 이제 와서 낯 두껍게 “원래 불구속 기소하려고 했다”고 인간미를 자랑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검찰-빨대-언론은 혐의를 사실로 확정했다.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이미 판결은 법정 밖에서 내려졌다”며 “증거는 언론이 아니라 법정을 위한 것인데, 왜 언론 플레이로 전직 대통령을 망신주는 정치적 기동을 해야 했는가”라고 비판했다.

노무현 서거 … 진화하는 사이버 추모

한겨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행렬이 사이버 공간에서 더욱 확산되면서 포털,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와 함께 온라인게임과 상거래 사이트도 추모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게임인 ‘마비노기’에서는 지난 23일 밤 수십명의 게이머(캐릭터)들이 게임 안 공간인 던바튼 광장에 모여 검은 옷을 입고 횃불을 든 채 행진하며 자정을 넘어서까지 추모식을 진행했다. ‘리니지’ 유저들도 소지한 아이템을 떨어뜨려 ‘▶◀’ 형태를 만들어 애도를 표시했다.

‘던전앤 파이터’ 이용자들은 7만여 송이 국화를 헌화하고, 자신의 캐릭터 머리 위에 ‘근조’라는 칭호를 달았다. 싸이월드에서는 미니홈피 장식용 ‘국화’와 ‘근조 리본’ 아이템이 30만여개나 사용됐다. 한 인터넷쇼핑몰(zoltar.co.kr)은 첫 화면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국민장 기간 내내 아예 영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 한겨레 5월 26일자 14면.
보도에 따르면 일부 누리꾼들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로 표출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누리꾼 ‘안단테’가 개설한 ‘이명박 대통령 탄핵 1000만명 서명청원’ 참여자가 빠르게 늘어, 25일 7시 현재 145만명을 넘어섰다.

한겨레는 누리꾼들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각별한 애도를 보내는 데는 생전에 노 전 대통령이 인터넷을 중요한 소통의 도구로 삼은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2003년 2월 대통령 취임식 직전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세계 첫 인터넷 대통령 로그온하다’라는 기사를 실어, 그의 취임으로 인터넷 정치가 개막했음을 알렸다. 당시 <가디언>은 “웹사이트를 이해하는 세계 최초의 대통령”이라며 “한국의 온라인 민주주의가 활짝 꽃피울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 직접부른 ‘상록수’·네티즌 제작 추모곡 등 인터넷 달궈

한국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추모곡들이 인터넷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5일 각 포털에 따르면 네티즌이 만든 추모곡을 비롯해 노 전 대통령이 불렀던 애창곡까지 고인을 기리는 추모곡들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고 있다.

동영상 사이트 다음TV팟(tvpot.daum.net)에는 이용자번호(ID) 락별이라는 네티즌이 만든 추모 자작곡 동영상이 올라와 12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사진들 위로 노래가 흐르며 중간에 “우리 아이들에게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를 꼭 남기고 싶었다”는 고인의 육성이 흘러 나와 안타까움을 더 한다.

송광호씨가 만든 추모곡 <얼마나 힘들었으면>도 다음TV팟에서 4,000여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가사를 빠른 대사로 읊조리는 <노무현 대통령 추모곡 랩버전>으로 알려진 랩 형식의 추모곡도 등장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노래를 부른 <상록수> <어머니> 등의 동영상도 다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싸이월드, 네이버, 다음 등 각종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상록수> 동영상은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TV 선거 캠페인을 위해 제작된 것으로, 노 전 대통령이 직접 기타를 치며 가수 양희은의 노래 <상록수>를 부르는 내용이다. 민중 가요 <어머니>는 노 전 대통령이 노사모 모임에서 반주 없이 노래를 부른 뒤 이야기를 하는 동영상이다.

MBC ‘PD수첩’ … 인간 노무현의 ‘마지막 1주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MBC <PD수첩>은 26일 오후 11시15분 그의 지인들을 통해 서거 일주일 전의 근황을 재구성해 보는 한편 인간 노무현의 생애를 살펴보는 ‘봉하의 충격, 그 후 3일’을 방송한다.

노 전 대통령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어 인권변호사로 활동, 88년 총선 때 허삼수 후보를 누르고 정계에 입문해 5공 청문회 스타로 활약했다. 하지만 이후 영달을 누릴 수 있는 3당 합당을 거부하고 ‘꼬마민주당’에 남아 지역주의 타파를 주장하며 낙선을 거듭하던 모습은 그를 ‘바보 노무현’으로 기억하게 했다.

청와대에 입성해서도 대통령 최초 탄핵소추안으로 강력한 저항에 부딪혔다. 이후 재역풍으로 다시 주도권을 잡고서는 대연정, 4년 연임제 개헌 등 꿋꿋하게 ‘바보 노무현’의 행보를 계속했다.

이러한 고집스러움을 두고 노 전 대통령은 생전 청와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본인의 원칙과 결벽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박연차 게이트로 자신의 정치적 강점이자 상징이던 ‘도덕성’은 무력화됐다. 제작진이 만난 전문가 역시 이런 노 전 대통령의 원칙과 결벽성이 강한 심리적인 압박으로 작용했으리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제작진은 최근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지인들을 통해 서거 1주일 전 근황과 사건 당일 일지를 재구성해본다.

‘박쥐’ 칸에서 날았다… 심사위원상 수상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제6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심사위원상은 황금종려상―심사위원대상에 이어 3등상에 해당하며, 올해는 '박쥐'와 영국 영화 <피시 탱크(Fish Tank)>가 공동수상했다. 지난 2004년 <올드보이>로 칸에 처음 진출해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던 박 감독은, 이로써 칸에 두 번 초청받아 두 번 다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 조선일보 5월 26일자 2면.
박 감독은 25일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박쥐>와 <마더>를 본 사람들이 나에게 ‘올해 칸은 한국의 해’라는 말도 하더라”며 “올 칸 영화제가 한국영화계 분위기 반전에 도움이 되고 심리적으로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형제나 다름없는 가장 정다운 친구이자 최상의 동료인 송강호씨와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오스트리아 출신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하얀 리본(White Ribbon)>에 돌아갔다.

한예종 교수들 “감사처분 철회” 결의문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교수들이 25일 최근 황지우 총장의 중징계와 사퇴로 이어진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 처분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냈다.

한예종 교수들은 이날 전체 교수 일동 이름으로 낸 결의문에서 “문화부 감사는 학과의 폐지·축소를 지시하는 등 대학의 자율적인 교수·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황 총장과 일부 교수들에 대한 중징계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교수들은 이어 “일부 신문·인터넷 매체와 특정 단체들이 학교와 일부 교수들에 대해 비이성적인 색깔 논쟁, 무책임한 본교 해체 주장을 내놓고 있다”며 “악의적 비방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손 놓은 ‘장자연 사건’ 수사

경향은 기자칼럼 ‘현장에서’를 통해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에 대해 경찰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는 25일 경기지방경찰청과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이후 이날 현재까지 수사결과는 별 진전이 없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일본에 체류 중인 장씨 소속사 대표 김모씨(42)에 대한 체포영장은 한 달여 전 일본 측에 전달됐지만 아직도 소재 파악조차 안 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경찰이 한 일은 김씨 여권을 무효화한 것이 전부다. 일본 경찰의 처분만 바라보며 뒷짐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경찰이 ‘김씨 신병확보후 수사 재개’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수사를 중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성단체들은 지난 19일 국회에 특별검사제 도입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제기했다. 또 사건 진상규명과 재수사를 촉구하는 UCC 행동단 활동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관계자는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로 사건의 본질이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면서 “국민적 의혹을 한 점 남김없이 밝혀내기 위해 특검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MBC 라디오 캠페인 ‘잠깐만’ 5만5000회 넘어

55초짜리 캠페인 ‘잠깐만’ 은 1990년 10월 1일 첫 전파를 탔다. ‘잠깐만’의 시간이 어느덧 19년 역사가 됐다. 5만5000회 이상 방송되면서 출연 인원만 2000명이 넘는다. 중앙은 일종의 ‘대하 캠페인’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라고 보도했다.

캠페인의 맨 처음은 초라했다. 90년대 초입에 ‘도덕성 회복을 위한 캠페인’이란 타이틀로 기획된 단발성 아이템이었다. 클래식 음악을 깔고 성우나 아나운서가 사회 계도성 멘트를 읽는 방식이었다. 첫 연출을 맡았던 주승규(현 라디오 제작 2부장)PD가 ‘잠깐만’에 날개를 달았다. 누구라도 쉽게 흥얼댈 수 있는 ‘캠페인송’을 만들자는 제안이었다.

단발성 기획물에 제작비가 넉넉할리 없었다. 주 PD는 개인적 친분을 내세워 ‘빛과 소금’의 장기호(현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교수·사진)씨에게 작곡을 부탁했다. ‘잠깐만 우리 이제 한번 해봐요 사랑을 나눠요’란 가사는 주 PD가 직접 썼다.

제작비도 없는 판에 노래는 누가 불렀을까. 마침 작곡가 장씨의 여자 친구가 중앙대 성악과에 재학 중이었다. 게다가 그 여자 친구에겐 성악을 전공하는 쌍둥이 동생도 있었으니. 결국 훗날 장씨의 부인과 처제가 된 두 여자 성악가가 노래를 맡았다. 19년째 청취자의 귀를 중독시킨 ‘잠깐만 송’은 그렇게 탄생했다. 2001년 ‘잠깐만 송’의 두 번째 버전이 나왔지만, 실제 방송에선 여전히 19년 전 노래와 번갈아 나오고 있다.

출연진의 변화도 시도했다. 성우나 아나운서의 다듬어진 목소리보단 친숙한 목소리를 택하기로 했다. 듣기만 해도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유명인의 목소리가 호소력이 더 짙을 거란 판단에서다. 저명인사들이 메시지를 전하는 지금의 방송 형태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55초 감동 라디오’의 탄생이다. 최근엔 일반인 목소리도 자주 들리는 편이다. 이달 초엔 계성여고 3학년 이다연양이 출연해 “공부에만 매달리지 않고 연극 활동을 하며 숨을 돌린다”는 내용의 방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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