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작가들 “제작거부 불사” PD집필제 중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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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대화요구 수용 … 입장차 좁히기는 쉽지 않을 듯

KBS가 봄 개편부터 실시한 ‘PD집필제’와 이에 따른 작가축소에 따른 파장이 커지고 있다. PD집필제 전면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KBS 구성작가협의회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면 제작거부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고, MBC SBS EBS 등 타 방송 작가협회도 지지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프로그램의 보이콧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작가들은 KBS의 PD집필제가 “작가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방송의 질을 저하시키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대 여론이 거세자 KBS도 작가들의 대화 요구에 응하기로 했다. 이영돈 기획제작국장은 지난 21일 작가들과 비공식적으로 만나 입장을 확인했고, 다음 주 중으로 공식 논의자리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 ⓒKBS
KBS가 구성작가협의회와 대화에 나섰지만, 작가들은 PD집필제의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양측이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돈 국장은 “PD집필제가 반드시 시행돼야한다는 원칙은 갖고 있다”면서 “초기의 시행착오라고 보고 작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아직 전면 시행이 아닌 만큼 대화 결과에 따라 PD집필제 시행 시기나 범위를 조정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 구성작가협의회는 사측이 대화에 나선 만큼 회의 결과에 따라 행동방침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정종숙 비상대책위원장은 “KBS 구성작가협의회는 제작거부 돌입시기와 단계를 비대위에 일임했다”며 “이병순 사장을 포함 책임 있는 임원들에게 협의 테이블을 만들라고 공문을 발송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KBS 작가협의회는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PD집필제는 PD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PD죽이기’”라며 KBS PD협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KBS는 우선적으로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대해 20~100%까지 할당량을 정해놓고 PD집필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과거에도 자발적으로 직접 원고를 쓰는 PD는 있었지만, 지금처럼 강제적이고 정책적인 시행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KBS PD협회 “PD집필제 자체보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이 문제”

이에 김덕재 PD협회장은 “구성작가협의회의 주장에 동의하지만, PD협회는 집필제 자체보다 제작여건 전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PD집필제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자칫 PD가 글을 쓰기 싫다는 것처럼 비쳐지면 곤란하기 때문에 약간의 입장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PD가 원고를 쓰는 것 자체에 반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지금처럼 프로그램마다 집필률을 정해놓고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에는 모두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작가협회가 통신문을 통해 지적한대로 PD집필제 도입 후 제작현장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양승동 전 KBS PD협회장은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PD가 원고를 쓰는 게 효율적일 수도 있고, 작가의 전문성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일방적으로 시행하는 방식은 문제”라며 “현재 시스템에서 작가들을 일방적으로 쳐내는 것은 제작기반의 한 부분이 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프로그램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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