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성장 인터넷 강국의 ‘통신 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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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떤 나라와 비교해서 유례없는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고속성장을 하는 나라 특유의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유선전화기가 보급되는 것과 동시에 이동전화가 발달, 미처 유선전화기를 설치하지 않은 지역에서 이동전화, 즉 휴대전화를 먼저 사용하는 경우가 그렇고, 우리나라에 비해 위성채널이 훨씬 발달, 광활한 지역을 커버하는 위성TV채널이 50여개 넘는 것 또한 그렇다. 중국에서의 인터넷의 발달 또한 초고속성장 중국과 맥을 같이 하는 가운데 그에 따른 장단점이 동시에 내포돼 있다.

▲ CCTV 사옥 화재 당시 사진과 관련 글을 올린 중국 한 블로거의 홈페이지

2009년 초 기준으로 중국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2억9800만 명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1의 나라가 되었다. 보급률은 22.6%으로 세계보급률인 21.9%를 앞서는 수치다. 이 중 개인 블로그를 가지고 있는 네티즌은 54.3%이며, 휴대전화를 이용한 무선인터넷 인구만도 1억1700만 명에 달한다.

중국은 1994년 3월 20일 처음 인터넷에 가입을 해, 1995년 5월부터 인터넷을 개방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10년을 넘긴지 얼마 안 된 중국인터넷 역사지만 발전 속도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어떤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 전통미디어에 비교해 인터넷이 가지는 미디어파워는 현대사회에서 가히 폭발적인데, 중국처럼 전통미디어가 ‘당과 국가의 나팔수’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매체인 인터넷에 부과된 역할은 더욱 막중하다.

지난 2월 9일 저녁, 새로 지은 CCTV가 화재로 전소되었을 당시, 이 소식을 가장 발 빠르게 전한 것도 시민 기자들로 오후 8시 20분부터 휴대전화를 통한 메시지와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2008년 지난 해 중국은 유난히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인터넷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로,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프랑스 업체 까르프 불매운동 당시, 네티즌들은 인터넷을 통해 행동양식을 숙지해 단결된 모습을 보였으며, 티벳사건을 둘러싼 민족주의가 대두될 당시에도 네티즌들은 안티 CNN 홈페이지를 통해 전 세계 화교인들까지 한 자리에 불러 모으는 힘을 발휘했다. 

기존 미디어가 심하게 제한되어 있다는 중국 언론 특성으로 인해, 주요정보원으로의 인터넷은 너무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에 대한 반대급부 또한 적지 않아, 때 아닌 인터넷에 대한 통제 또한 가히 중국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지식인과 인권운동가 303인의 민주주의 선언 뒤 음란물을 단속한다는 명분으로 인터넷 검열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서, ‘30만 인터넷경찰 양성 프로젝트’로 대표되는 일련의 조치는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듯한 정도에 이르고 있다.

1996년에 베이징에 처음 등장한 PC방은 전국에 수만 개에 이르는데, PC방에 드나들기 위해서는 신분증 혹은 여권을 제시하고 사용내역이 기록된다는 전제하에 이용해야 한다. 어제까지 이용하던 홈페이지가 오늘 갑자기 폐쇄되는 예는 비일비재하다. 한국 인터넷 중 다음의 아고라는 거의 볼 수가 없으며, 티스토리를 볼 수 없게 된 것도 오래 전의 일이다.

▲ 베이징=신혜선 통신원/ 북경연합대학 관광학부 부교수

중국 정부에 의해 비교적 감시가 심한 홈페이지들은 CNN, BBC 등의 외국 언론매체나 ‘Aids Healthcare Foundation’, ‘Internet Mental Health’ 등의 헬스관련 홈페이지, ‘Atheist Network’, ‘Catholic Civil Rights League’ 등 중교관련 홈페이지를 비롯해, 대만 혹은 티벳과 관련된 것들이다. 구글 검색엔진에 나와 있는 세계 100대 뉴스 홈페이지 중 42개 홈페이지가 중국정부에 의해 열리지 않는다는 건 중국정부가 얼마큼 폐쇄적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세계 1위의 네티즌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인터넷의 항로는 과연 어떤 방향일까, 중국 특유의 인터넷문화를 일군다는 점에서 한번쯤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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