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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기자 협업, 앞으로도 실험은 계속되야제작력과 취재력 합한 시너지 효과 가능

PD와 기자가 함께 만드는 ‘협업 프로그램’이 각 방송사별로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방송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양대 직종 방송인이 힘을 합쳐 프로그램을 만들 때 예상되는 시너지 효과를 의심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PD와 기자의 협업 프로가 안정화되기 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것도 중론이다. 는 PD와 기자가 함께 만드는 ‘협업 프로그램’의 성공과 실패 원인, 지금까지 나타난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날짜 : 11월 3일 사회 : MBC 윤영관 PD (시사교양국 특임CP)토론 : KBS 한창록 PD <뉴스투데이> KBS 김진수 기자 <뉴스투데이> MBC 윤미현 PD <피자의 아침> MBC 문철호 기자 <피자의 아침> SBS 박흥로 기자 <뉴스추적> 윤영관 : PD·기자가 함께 만드는 협업 프로그램이 각 방송사별로 꾸준히 만들어져 왔지만 두 직종의 당사자들이 모여 논의하는 자리는 없었습니다. 협업 프로그램 제작을 경험한 당사자들이 모인 이 자리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내용들이 나올 거라고 기대됩니다. 먼저 MBC <피자의 아침>부터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느꼈던 점을 들어보도록 할까요.문철호 : <피자의 아침>을 제작하려고 만든 부서가 시사정보국인데 개인적으로는 PD와 기자라는 구분을 떠나 ‘아침시간’을 담당하는 부서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침시간이 뉴스로만 채워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시도한 셈이죠. 방송하면서 프로그램 개발과 준비기간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았는데 막을 내리게 돼 무척 아쉽습니다. 굉장히 좋은 시도였지만 새로운 형식을 꽃피우기도 전에 끝났기 때문에 앞으로 <피자의 아침> 2편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윤미현 : 글쎄요…, 오히려 부활이 어렵지 않을까요? PD와 기자가 만나 서로의 장점을 배울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굉장히 아쉽거든요. 처음 <피자의 아침>을 만들 때 많이 한 얘기가 바로 ‘시너지 효과’였어요. PD의 제작능력과 기자의 취재능력이 합쳐진다면 더 좋은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기대였는데 막상 제작에 들어갔더니 문제가, 바로 인력의 문제가 나타나게 된 거죠. PD 따로 취재하고 기자 따로 취재하고, PD는 그림먼저 붙이고 글쓰고, 기자는 글 먼저 쓰고 그림 붙이고 그러나 보니 인력이 두 배로 필요하게 됐어요.<피자의 아침> 초기에 예전의 시도들이 실패한 적이 많았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PD들이 자발적으로 모였어요. MBC에서 이렇게 많은 기자·PD가 모인 적이 없었는데… 결국 시너지효과가 뭔지도 못 본 채 끝나게 된 거죠. 실험을 하긴 했는데 ‘미완의 실험’이었다고 생각해요.박흥로 : SBS는 95년에 시사교양국을 만들었고 여기서 <뉴스Q>, <뉴스 따라잡기>를 제작했습니다. 그 때 PD와 함께 작업을 했는데 윤미현 PD가 말한 것 같이 일하는 스타일면에서 그렇게 힘들진 않았어요. PD도 기사먼저 쓸 때가 있고, 기자도 그림 먼저 편집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전 방송을 처음 시작할 때 PD한테 배워서 오히려 그림 먼저 붙이는 것이 편하지만 프로그램의 효과적인 면에서 조금 차이가 나겠지만 무엇을 먼저 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해요.<뉴스 쇼>를 할 때 PD 6명과 기자 10명이 함께 일했어요. 아마 마찰이 생겨 폐지가 됐겠지만 서로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PD와 기자가 효율적으로 이용된다면 시너지 효과는 충분히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한창록 : <뉴스투데이>는 1년여 지나면서 내부적으로 그런대로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를 합니다. 성공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최소한 실패하진 않았다고 보는 거죠.이런 평가가 나온 가장 큰 이유가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뉴스투데이>는 보도국의 한 부서로 존재하고 PD들은 아무 부담없이 1년 동안 파견을 나가서 보도국이 어떤 곳인지, 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느껴보는 정도로 시작했어요. 이 자체가 바로 기자·PD 협업 프로그램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너지효과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PD는 기자에게서 사실을 풀어 가는 방법을 배우고 기자는 PD에게서 그림먼저 편집하는 것을 배웁니다. 서로 도움이 되는 점이 바로 시너지 효과가 아닐까요? 저도 처음에는 글 먼저 쓰고 편집하는 것이 이해가 안됐지만 오히려 그렇게 하면서 “이런 장점도 있구나” 느끼게 되더라구요. PD와 기자가 하나가 돼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아니지만 이런 장점이 <9시 뉴스>완 다른 형태의 <뉴스투데이>를 만들었던 거죠. 서로가 조심스럽게 부담 없이 배워 가면 좋은 방향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직은 불완전한 ‘실험’단계에 불과윤영관 : 1년 동안 PD들이 파견을 간다고 했는데 자원해서 가는 분위기인가요? 한창록 : 처음엔 PD들이 친정을 떠난다는 것 때문에 내키지 않아 했지만 파견이 끝나 돌아갈 땐 많은 체험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어요.김진수 : PD와 기자 협업 프로그램을 왜 만들까란 생각을 많이 할 겁니다. 어렴풋이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기획하는데 실제 제작 때는 많은 문제들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왜 함께 해야 하는가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가 문제가 된 거죠. <뉴스투데이>에 온 PD들은 처음에 너무나 다른 체계와 패턴에 낯설어하다가 차츰 뉴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게 됐어요. 기자들은 호흡이 길어지니까 상당히 편하게 생각하는 면도 있구요. <뉴스투데이>는 자료조사요원이나 VJ, 편집요원들이 있어서 기자들은 천국이라고까지 얘기하고 보도국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농담으로 말해요. 기자들은 PD한테 <9시 뉴스> 때와는 다른 아이템 선정을 배우게 되죠. 보도국에서 봤을 땐 “저런 것도 아이템이 될까” 했던 것을 PD는 아이템화 하는데, 많이 배우게 됐습니다.아까 자주 얘기됐던 ‘그림 먼저 붙이기나 글 먼저 쓰기’ 이런 말들이 저는 전혀 중요해 보이지 않아요. 자기 필요에 따라 그렇게 하는 것일 뿐이죠. 그림부터 붙이다가는 시간이 모자라는데 그런 것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제까지 PD가 만든 프로그램과 기자가 만든 프로그램의 차이를 꼬집을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얘기하면 이런 스타일 때문이 아닐까요? 왜냐면 PD는 그림부터 하다보니 자기가 찍은 그림들을 전부다 프리뷰를 하게 되고 기자들은 그림의 잔상을 가지고 글을 쓰기 때문에 완성도 면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윤영관 : <뉴스투데이>는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평가되는데 굳이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한창록 : 글쎄, 굉장히 아슬아슬한 동거상태가 아닐까요? 자칫하면 깨진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조심하는 부분이 많이 있어요. 책임 CP를 기자가 맡는데 PD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거의 잔소리를 못 합니다. 큰 부분에서 잘못이 없다면 얘기를 안하는 거죠. 이런 점에서 진정한 화학반응은 아니고 아슬아슬한 동거를 유지하면서 굴러 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 겁니다.김진수 :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직종간의 벽’이 큽니다. 입사할 때 기자, PD 직종 구분이 이렇게 중요한가 싶을 정도거든요. 저는 이런 걸 다 떠나서 MBC처럼 PD와 기자가 참여하는 새로운 팀을 만들어 몇 개 프로그램을 같이 해보고 싶어요. 제가 의문이 드는 건, <일요스페셜>은 PD가 하고 <취재파일4321>은 기자들이 하고 있는데 바꿔서 해도 분명 도움이 될 텐데 왜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뉴스에 가까울수록 기자가 가면 도움이 되거든요. PD는 기자가 와서 보도국 파이프라인이 이어지고 기자도 PD를 통해 제작국과 연결돼 아이템도 선정할 수 있으니까 특별히 구분을 짓는 것보다는 섞어 보는 것이 어떨까, <뉴스투데이>하면서 많이 느꼈어요. 충분한 인력지원 필요윤영관 : <피자의 아침>이 5개월만에 끝나자 다른 방송사 PD들이 굉장히 아쉬워하더군요. 조금만 더 하면 좋은 결실이 있을 텐데 무척 아쉽다는 얘기를 합니다. 내부에 계셨던 분들은 과연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무엇을 남겼고 무엇을 얻었는지 혹은 어떤 것을 잃어버렸는지 한번 짚어주시죠.문철호 : 기자와 PD가 함께 제대로 해봤던 프로그램은 시드니 취재가 처음이었습니다. PD, 기자, 작가 이렇게 갔는데 일하기가 너무 좋은 거예요. 기획하는 사람, 취재하는 사람, 글쓰는 사람, 이렇게 분업이 돼 있어 아이템도 구별이 됐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서 “아, 이것이 바로 시너지 효과구나”를 어렴풋하게 느겼는데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많죠. 인력문제가 만만치 않은 거죠. 기자 1명과 PD 4명이 여섯 꼭지를 만든다는 게 굉장히 어려웠어요.<피자의 아침>이 아쉬운 것은 틀의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아까 어떤 PD가 말한 것처럼 서로 지적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있죠. 저도 팀장으로 있으면서도 뭔가 지적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어요. 완전히 결합이 안 돼 있다는 뜻이죠. 협업 프로를 하기 위해 좀더 변화를 줬다면 문제가 줄어들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윤미현 : 실험을 하려면 좀더 확실한 인력지원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제작쪽의 인력도 부족하지만 기자쪽 인력이 더 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아침뉴스는 밤새 있었던 사건을 재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받아서 방송했거든요. 그러다보니 뉴스를 재 가공한다는 느낌보다는 코디네이팅한다는 느낌이 강할 수밖에 없었어요. 시니어 기자도 있어서 다시 편집을 해 만들었다면 아마 밤 뉴스하고 다르지 않았을까요? 일단 국이 다르기 때문에 보도국의 지원도 부족했었어요. 이건 보도국, 이건 제작국 이런 식으로 프로그램을 구분지었기 때문에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셈이죠. 체계적인 면에서도 요일별 팀장보다는 기자·PD 투톱제였으면 아침뉴스가 좀더 다양화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기자·PD가 서로 다른 방식 속에서 서로의 스타일을 배운다고 했는데, 저는 제가 뭘 배웠나 돌이켜볼 때 기자에게 못 배운 것이 오히려 불만이거든요 기자들은 1분30초 틀에서 리포팅을 하다가 7분 짜리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면서 나름대로 배웠다고 생각하는데, PD는 뉴스가 재가공에 그쳤기 때문에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었어요.그래도 짧은 시간이나마 기자는 PD가 그림을 보고 편집하는 것을, PD는 내용을 보고 이야기를 풀어 가는 방식을 일정정도 서로 배웠다고 봅니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런 그림을 붙이는 가를 기자를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윤영관 : SBS는 이미 95년도에 시사교양국을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협업 프로그램을 하면서 느낀 문제는 뭐였습니까?박흥로 : 아무래도 직종간 벽의 차이가 아닐까 싶어요. 서로간의 벽 때문에 내가 혹시 이 얘길하면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싶어 말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는 얘기죠. 화합은 괜찮은데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어요. 기자와 PD는 처음부터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해왔기 때문에 과정에서 마음 고생하고 삐걱거리는 일이 많은데 그런 점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하지만 협업 프로를 해보는 것이 분명 도움은 됩니다. PD·기자 서로 장점을 배울 수 있는 기회윤영관 : PD와 기자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은 서로의 장점을 배울 수 있지만 문제 또한 많다고 하시는 데요, 협업 프로그램이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발전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까? 한창록 : MBC는 시사정보국 해체를 겪었지만 협업 프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제작관행에 있어서 PD 제작 관행과 기자 제작 관행의 중간 접점부분을 찾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요.<인사이더>라는 영화를 보니까 PD가 전체 프로그램을 만들고 스타 기자를 데려다 인터뷰하고 취재하는데 우리 현실에서 가능할 것인가? PD가 아주 고참이고 기자가 후배라면 모르겠지만 효율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인가? 솔직히 의문이 듭니다. 단순히 같이 프로그램을 한다는 것은 별 의미도 없고, 지금 상황으론 어렵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협업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는 서로에게 주는 영향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PD는 시사프로그램을 쭉 해왔는데 과연 시청자에게 내용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는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뉴스는 원래 굉장히 빠르게 돌아가는 데 PD는 훈련이 많이 안된 상태이다 보니 자연스레 시사프로그램도 다큐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어요. 시사적인 프로그램을 발빠르게 만들어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알려주고 맥락을 이해시켜 정확하게 짚어주지 못하는 것이 한계죠. 기자들도 1분20초라는 리포트틀에 얽매여서 다른 발상들을 못하는 것이 현 실정입니다. 그래서 기자와 PD가 서로의 공통분모를 찾아 교류를 하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뉴스투데이>는 중요한 뉴스가 있으면 재가공해서 만들거든요. 사건이 있을 때 PD에게 다방면의 리포트를 합치고 보충취재를 더해 3∼4분 정도의 분량으로 만들라고 주문을 하면 PD는 기자에게 그림을 달라고 합니다. 기자는 솔직히 자기가 찍어온 그림을 주기 싫지만 일단 주고 보충 취재를 보태면 전혀 새로운 뉴스형태가 나오게 되는 거죠. 보도국에서도 이런 형태의 뉴스를 <9시뉴스> 때 시도해 볼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요.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이 장기적으로도 서로에게 도움이 될 거라 보는 데요 서로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야김진수 : 기자는 메시지, PD는 그림이라는 편견을 하루 빨리 깨야 해요. 분명한 건 훈련과정이 힘들고 오래된 PD일수록 더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뉴스투데이>에 여자 PD가 리포트하는 꼭지가 있었는데 열심히 해서 별 어려움이 없겠거니 했는데 알고 보니 제작관행 때문에 어려워하더라구요. 기자 제작시스템 훈련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겪는 거죠.PD와 기자의 또다른 차이점이라면 기자는 기사를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PD는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자기 프로그램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뜻이죠. <뉴스투데이>를 하면서 이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오늘 토론회에서 크게 와 닿는 것이 제작국, 보도국도 아닌 시사정보국 같은 국이 있다면 직종의 차이를 좁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창록 : <뉴스투데이>는 절묘하게 융합이 잘 돼 있다고 봅니다. 실제 제작의 70%를 PD가 만들고 있는데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어요. 단순히 PD가 보도국에 와서 품을 판다고 느끼지 않고 내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의식을 가지는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자칫하면 깨지기 쉬울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윤미현 : 시청자들은 어떤 식으로 프로그램이 제작되느냐보다 무슨 내용이냐에 더 관심이 많아요.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이 고통스러워한다면 프로그램에도 그 고통이 나타난다고 생각하는데, 결국 고통스러운 관계에서 만든 프로그램은 그것이 표현된다는 뜻이죠. 서로를 이중적으로 보는 경향도 존재합니다. <피자의 아침>을 하면서 솔직히 기자들하고 마찰이 있어본 적이 없었고 다시 만나면 또 같이 일할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다시 각자의 국으로 돌아갔을 때는 서로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다시 협업 프로그램을 하자고 할 때 과연 지원자가 있을까, 이런 생각마저 들거든요.<피자의 아침>이 끝나고 시사정보국이 해체돼서 MBC는 기자·PD 협업시스템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봅니다. 이런 타격 속에 앞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들고. 또 한가지는 PD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단지 PD가 투입되는 것만이 아니라 시니어 기자가 프로듀서의 역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합니다. 문철호 : 미국의 뉴스 PD 시스템을 보면 기자가 PD 역할을 합니다. 지금 당장은 PD와 기자의 완전한 프로그램별 협업이 어려울 수 있지만 어떤 것은 기자쪽이 낳겠다, PD쪽이 낳겠다는 프로그램이 있을 것이고 그럴 경우엔 PD 몇 명을 투입한다든지, 기자 몇 명을 투입한다든지 하는 정도의 협업은 지금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글쎄… 일대일로 팀을 구성하든가 국을 만든다는 것은 지금 현재 상태로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박흥로 : 예전에 외부 PD를 썼을 때 많은 마찰이 있었는데 기자는 내용을 중점에 두고 PD는 그림에 중점을 둬서 오는 마찰이었어요. 개인적으론 PD 시스템에 장점이 많다고 생각해서 후배 기자들에게 “PD 시스템을 보고 배워라, 그렇지만 기자적인 마인드는 버리지 말라”는 얘기를 자주합니다. 서로의 시스템에 빨리 적응해야지 좋은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는 겁니다. 적응기간이 없이 바로 PD와 기자가 함께 한다면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김진수 : 조직의 문제도 큰 것 같아요. 조직의 해게모니랄까, 그런 것이 존재하잖아요. 조직측면에서도 이런 시스템에 신경을 써야 하고 리더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할 거라 봅니다. 박흥로 : 한 가지 더 지적하면 잘못될 경우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직종간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잘못되면 “역시 PD들은 그래, 기자들은 그래”라는 식으로 간극만 넓혀지죠. 그런 것은 서로 자제를 해야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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