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돈 문제 대신 인정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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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개콘’ 10년 인기 비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1일 “노 전 대통령이 도덕적 책임을 통렬하게 느끼면서 법적 책임을 놓고 다퉈야 할 상황을 참으로 구차하게 여겼고, ‘차라리 내가 다 받았다고 인정하는 게 낫지 않냐’는 생각을 여러 번 말했다”고 전했다.

문 전 실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법적인 책임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나 우리는 자신했다”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이) 수사 초기와 달리 돈의 쓰임새 등을 점차 알게 되면서 매우 괴로워하셨다”고 털어놨다. 그는 “권 여사가 처음에 유학비용 정도로 이야기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 집 사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알고 (대통령이) 더욱 충격을 받았다”며 “(이 때문에) 여사님도 대통령 있는 자리에 같이 있으려 하지 않고 대통령이 들어오면 다른 자리로 가곤 했다”고 말했다.

▲ 6월 2일 한겨레 1면
문 전 실장은 검찰의 수사 방식과 관련해서는 “정치보복에 의한 타살로까지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여러가지 수사와 관련된 여러 상황들이 그분을 스스로 목숨을 버리도록 몰아간 측면은 분명히 있으니 타살적 요소는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문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이 100만달러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분명히 올해 2월께였다”며 “정상문 전 비서관이 권양숙 여사에게 ‘박연차 회장이 돈을 건넨 사실을 검찰에서 진술했다’는 사실을 먼저 전하고, 이후 노 전 대통령한테도 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문 전 실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이 봉하에 내려오면 늘 대통령을 뵙는데 그날은 여사님을 먼저 만났다”며 “대통령은 그 점을 좀 의아하게 생각해 두 분이 있는 방에 들어가니 권 여사가 넋이 나가 있었다. 대통령이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그제야 이실직고해 대통령이 화도 내고 했는데, 나중에 정 전 비서관 표현에 의하면 ‘대통령이 탈진한 상태에서 거의 말씀도 제대로 못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현 수사팀으로서는 이미 결론을 기정사실화했기 때문에 다른 결론을 내리는 게 불가능해진 것이 아닌가”라고 참모들에게 말했다며, 짜맞추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번 수사 행태를 보면 검찰이 구체적인 범죄 혐의를 먼저 잡고 확인하는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마구 털어서 범죄가 될 만한 것이 없는지 찾아내는 수사를 한 것이 아닌가”라며 “이런 식의 수사 행태를 내버려둬도 되는 거냐”고 비판했다.

“靑만 쳐다보다간 전멸”… 내각총사퇴까지 거론

한나라당 소장파들의 당·정·청 ‘전면 쇄신’ 요구가 본격화하면서 여권이 폭풍속으로 들어갔다. 당 쇄신특위와 함께 ‘민본21’ 등이 일제히 당 지도부는 물론 청와대·정부의 인적·질적 쇄신을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한 조문 정국과 민심 이반, 그로 인한 위기감이 분출의 동력이다. 한마디로 “청와대만 쳐다보다가는 전멸한다”는 위기감의 반영이다. 이 때문에 향후 당·정·청 내부의 격론과 대립 등 파장이 예상된다.

▲ 6월 2일 경향신문 3면
조문 정국 이후 첫 전체회의에서 쇄신특위가 내놓은 쇄신안에는 당·정·청을 아우른 대책이 총망라됐다. 박희태 대표 등 당 지도부 사퇴와 조기 전당대회, 청와대와 정부의 일대 인적쇄신, 대통령의 민심수습용 담화 발표 건의, 대검 중수부 폐지 또는 상설특검 검토 등이 고강도 처방이다.

쇄신특위가 지난달 출범 이래 당의 범위를 벗어나 청와대·정부의 인적 쇄신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범부터 활동 범위를 놓고 당 안팎의 견제를 받으며 주춤거리던 것을 감안하면 그만큼 고민과 위기감이 깊다는 이야기다. 500만명 추모객을 통해 확인된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에 분노한 민심을 감안하면, 자칫 10월 재·보선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까지 완패할 수 있다는 절박감이 깔린 것이다. “쇄신특위 활동 반경에 제한이 있어서는 안된다. 사즉생의 각오로 해야 한다는 데 (위원들이) 만장일치했다”(김선동 특위 대변인)는 전언은 그런 이유다.

서울대 교수 100여명 내일 시국선언

서울대 교수 100여명이 ‘시국선언’을 발표한다.

서울대 교수들은 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정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담은 시국선언문을 내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교수들은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는 서울대 교수 일동’ 명의로 “지난 수십년간 이뤄낸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현 시국을 우려하는 서울대학교 교수들이 민주주의의 큰 틀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시국선언을 하게 됐다”는 요지의 시국선언문을 낭독할 계획이다.

서울대 교수들의 시국선언은 2004년 3월 교수 88명이 노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시국선언을 한 이후 5년여 만에 나온 것이다.

교수들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국민적 추모 열기의 원인으로 정부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을 비판하는 민심을 읽고 지난 1주일 동안 준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과대학별로 교수들의 뜻을 모은 데 이어 초안이 완성된 1일부터는 전체 서울대 교수들을 상대로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이들은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교수가 1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들 정반대 이미지로 망가뜨리죠”
합성토크쇼 ‘김준호쇼’ 인기

 
“핑클이 그렇게 좋으세요?”(김준호)

“남남이 아니거든요.”(이순재)

〈한국일보〉는 인기 연예인을 ‘꺾어’ 웃음을 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 합성토크쇼인 ‘김준호쇼’가 인기라고 보도했다. 매주 금요일 밤 11시 5분에 KBS 2TV에서 방영하는 〈코미디쇼 희희낙락〉의 한 코너인 ‘김준호쇼’는 다른 토크쇼에 출연한 스타의 영상과 김준호가 연기하는 모습을 합성해 만든다.

청순한 소녀 그룹인 ‘소녀시대’를 파렴치한 전문사채조직으로, 근엄한 모습의 탤런트 이순재를 핑클 팬클럽 회장으로 둔갑시키는 기발함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시청자를 포복절도하게 하는 이 토크쇼, 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사실 1980년대에 ‘기문진답’이라는, 정치인이 등장하는 합성쇼가 있었다. 뉴스 화면에서 정치인이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면 개그맨이 나와 “오늘 나이트 갔다 오셨다면서요?”라고 묻는 식이다.

하지만 80년대인지라 개그맨이 나온 자리에 뉴스를 틀어놓는 수준이어서 ‘김준호쇼’를 우리나라 최초의 합성토크쇼라고 해도 무방하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 6월 2일 한국일보 28면
‘김준호쇼’는 김준호, 백성운 작가, 박성재 PD가 협업하는 ‘삼위일체’ 시스템이다. 가장 먼저 백 작가가 ‘박중훈쇼’와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을 보면서 적당한 스타를 골라 토크쇼에 나온 말을 모두 받아 적는다. 그것을 보면서 뭔가 이야기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김준호와 박 PD가 상의해 대본을 만든다.

지난주 방송한 이순재 편을 보면 “오로지 여기서 몰입하고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우리 김혜자씨, 또 정혜선씨, 태현실씨, 박주아씨”“그 다음부터는 이제 물불 가리지 않고 빠져들기 시작했지”“그 분들한테 매료돼 가지고 그냥 쭉 유지를 했습니다” 같은 표현이 나온다.

뭔가 감이 오지 않는가? 이순재가 다른 토크쇼에서 했던 말들을 갖다 붙이고 김준호의 말을 보탰더니 엉뚱하게도 핑클 팬클럽 회장 이순재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야기를 만들 때 포인트 하나는 연예인을 평소의 이미지와 정반대 인물로 둔갑시키는 것이다. 착한 이미지의 사람은 악한으로, 가정적일 것 같은 사람은 바람둥이로 바꾸는 것이다.

강명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접근하기 어려운 신비주의 연예인들을 아슬아슬하게 놀리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백미”라고 말했다. 최고의 파이터 김태희, 이 쇼가 아니었다면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인물을 고르고 대본을 만든 후에는 김준호가 스튜디오에서 혼자 본인이 말하는 분량을 촬영한다. “아, 그렇군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등의 혼잣말을 하기 때문에 언뜻 보면 ‘정신병자’ 같아 보인다는 것이 김준호 본인의 말이다. 녹화를 마치고 나면 백 작가와 박 PD가 함께 편집을 한다.

그런데 그 많은 토크쇼를 놔두고 왜 ‘박중훈쇼’와 김동건이 진행하는 ‘한국 한국인’만 썼던 걸까? 백 작가는 “예컨대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게스트가 말할 때 진행자가 끼어드는 경우가 많아 게스트의 말만 뽑아서 합성하기가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두 쇼의 게스트가 A급이라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합성토크쇼도 토크쇼인 만큼 ‘게스트의 힘’이 먹혀줘야 한다는 것이 김준호의 귀띔.

하지만 자신이 우스꽝스럽게 그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 연예인도 있어 실제 토크쇼처럼 ‘섭외’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보는 사람들은 예쁜 이미지만 가지고 있던 연예인이 조폭이나 강력계 반장 등의 모습으로 망가지는 모습이 즐겁기도 하지만 당사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 그래서 찍어놓고 내보내지 못하는 녹화분도 여러 편 된다고 한다.

“개그콘서트의 왕비호도 처음에는 연예인들이 싫어했는데 지금은 자기 얘기 좀 해달라고 찾아오잖아요. 우리 코너도 좀 더 인기를 얻으면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토크쇼 자료 좀 드릴 테니 나 좀 씹어달라고 하지 않을까요.”(김준호)

'마더' 나흘 만에 100만 돌파… 엇갈린 반응

박찬욱 감독의 칸 영화제 수상작 박쥐'는 소재나 그걸 다루는 방식 모두 논란이 불가피했던 영화다. 반면 봉준호 감독의 '마더'는 달랐다. '살인의 추억' '괴물'로 검증받은 대중적 연출력, 모성이라는 보편적 소재, 그리고 연기력 최고의 배우. 관객이 몰려드는 건 당연해 보인다. '마더'는 지난달 28일 전국 551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31일 626개로 늘리며 나흘 만에 119만6000명을 끌어모았다. 올 들어 개봉한 한국영화 중 가장 좋은 출발성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관객에게 노출되면서 작품 성취도에 대한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칸 영화제에서 고른 칭찬을 받았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조선일보>는 '마더'는 국내 평단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반 관객들 반응은 조금 엇갈린다. 1일 현재 네이버 네티즌리뷰에 참여한 657명 중 83명(14.5%)은 이 영화를 "별로"라고 했다. 같은 사이트에서 봉준호의 전작 '괴물'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7.5%였던 것에 비하면 많이 늘어났다. 다음 네티즌리뷰에선 총 90명 중 20명이 혹평을 내놓았다.

'마더'를 칭찬하는 관객들의 반응은 비슷하다. 김혜자의 연기와 봉준호의 섬세한 연출, 스토리 자체의 흥미로움 등이다. 반면 실망을 표시하는 사람들은 "봉준호도 예술영화 하려는 건가"라는 반응이 많았다. '살인의 추억'이나 '괴물'처럼 박진감이 넘치지도 않고 캐릭터들의 입체감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로테스크함으로 일가를 이룬 박찬욱 감독에 대한 콤플렉스의 발현처럼 보인다는 반응도 있다. '마더'의 빈티지, 혹은 '빈티'의 미술 연출에서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의 잔영이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 6월 2일 조선일보 18면
그러나 이는 봉준호가 '마더'에서 전작들과 다른 스타일을 시도했기 때문에 받는 오해라는 해석이다. 영화평론가 이상용씨는 "봉준호의 전작들은 여러 인물들이 동시에 주연배우처럼 등장하는데 '마더'는 중반 이후 김혜자 한 명에게 카메라가 거의 집중된다"며 "감독이 스타일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그렇기에 관객들은 어색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주의적 열망'에 대한 감독과 관객의 불일치로도 해석할 수 있다. 영화 칼럼니스트 황희연씨는 "그간 봉준호는 장르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마더'에서는 작가적 역량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것이 보인다"며 "관객들이 낯선 느낌을 받는 것은 그런 이유일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비호의적 반응은 "우울하고 찜찜하다"는 것. '누명 쓴 아들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엄마'라는 예고편을 오랫동안 접해 왔으나, 영화는 결국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응징의 정의'를 보여주지 않은 데 대한 찜찜함 같은 것이다.

모호한 상징으로 읽히는 몇몇 장면도 '웰메이드 상업영화 감독 봉준호'에 대한 기대와는 호응하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이를테면 영화 속 도준(원빈) 친구인 진태(진구)가 도준 엄마(김혜자)에게 "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라고 윽박지르는 장면. 이는 영화 전반을 흐르는 성적(性的) 코드를 감지할 수 있는 대표적 장면 중 하나다. 영화평론가 정지연씨는 "두 사람 사이에 모종의 섹슈얼한 관계가 있을 거라는 낮은 암시로 읽을 수 있으며, 관객이 그렇게 읽든 않든 굳이 부가 설명할 필요가 없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10년 웃긴 개콘 ‘성공 경영학’ 있었네
 
1999년 7월 18일 오후 9시. KBS 2TV는 개그맨 여러 명이 등장해 다양한 코너를 선보이고 이를 공연처럼 전달하는 파일럿(시험)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인기를 끈 코미디 공연을 TV로 끌고 들어온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그해 9월 ‘개그콘서트’(일 오후 9시 5분)라는 제목으로 정규 편성된 뒤, 10년 동안 평균 19.2%(TNS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편당 제작비가 1억여 원에 이르는 드라마도 이 정도 시청률을 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방송사로서는 이만한 효자가 없는 셈이다. 〈동아일보〉는 ‘개콘’의 성공 비결에 대해 분석했다. 기업이 성공하려면 ‘현실 부정’ 등 7가지 습관을 깨뜨려야 한다고 밝힌 책 ‘배드 해빗(bad habit)’을 토대로 그 비결을 들여다봤다. 이 책의 저자 미국 에머리대 고이수에타 경영대학원의 잭디시 세스 교수는 ‘핵심역량에 대한 지나친 의존’ ‘영역 의식’ ‘근시안적 경쟁’ 등을 넘어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기 코너라도 영원한 고정은 없다. 개콘은 대표 코너 ‘봉숭아학당’을 2007년 1월 폐지하고 반응이 좋았던 ‘자투리 개그’ 등으로 대치했다가 2008년 4월에 부활시켰다. 2008년 11월에는 장수 코너 ‘대화가 필요해’도 2년 만에 내렸다. 한 가정의 식사 장면을 통해 대화가 단절된 가족을 풍자한 이 코너의 인기는 여전했으나 등장인물의 이미지가 고정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코너에서 아들을 연기했던 장동민은 ‘할매가 뿔났다’의 할매 캐릭터로 새롭게 변신했다. 김준호는 ‘바보삼대’의 바보, ‘봉숭아학당’의 이장, ‘하류인생’의 형님, ‘집으로’의 할머니, ‘같기도’의 사범 등으로 꾸준히 변신했다. ‘깜빡 홈쇼핑’의 안어벙으로 인기를 모았던 안상태도 안습극단, 어색극단, 뜬금뉴스 등을 거치며 ‘안상태 기자’ 캐릭터를 다듬어 봉숭아학당에서 ‘난 …했을 뿐이고∼’로 2008년 ‘대박’을 냈다.

▲ 6월 2일 동아일보 23면
2003년 1월 개콘에서 활약하던 한 소속사의 개그맨들이 대거 이탈해 그해 4월 방송을 시작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로 옮겼다. 개콘은 남아있던 ‘갈갈이 패밀리’ 중심으로 운영하는 한편 신인들을 발굴하며 인력 풀을 다변화했다. ‘한반도 유머 총집합’(KBS코리아 2002년 4월∼2004년 3월)에서 유세윤 강유미 장동민을 발굴하고 ‘개그사냥’(2005년 5월∼2006년 11월)에서 박성광과 박영진 등을 훈련시켰다. 이들은 핵심 멤버가 됐다. 인기가 있다고 해서 우선권을 주는 것도 아니다. ‘해피선데이-1박 2일’ 등에 출연하는 이수근은 ‘웃겨버릴 거야’ 코너를 만들었으나 반응이 저조하자 2주 만에 물러났다.

개콘 출연진의 소속사는 현재 10개가 넘는다. 특정 소속사 개그맨들이 ‘자기 사단 시스템’으로 코너를 만드는 방식을 넘어 소속사 간의 벽을 허문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개그맨들이 코너별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다. ‘씁쓸한 인생’ 코너에 등장하는 개그맨들의 소속사는 4개다. 특정 코너의 아이디어를 낸 개그맨이 반드시 그 코너를 맡는 것은 아니다. ‘황현희 PD의 소비자 고발’은 애초 유세윤 장동민이 아이디어를 냈으나 연출진과 협의 끝에 황현희 유민상이 맡았다. ‘범죄의 재구성’ 등에서 뻔뻔한 말개그를 펼쳤던 황현희는 황PD 캐릭터와 맞아 떨어지며 코너를 성공시켰다.

위기도 있었다. 개콘의 성공은 오랫동안 일요일 오후 9시대로 고정 편성돼 시청자에게 각인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2008년 4월 KBS1 드라마 ‘대왕세종’이 KBS2 오후 9시대로 옮겨 오면서 개콘은 오후 10시 10분으로 늦춰진다. 개콘의 맞상대는 당시 시청률이 30%를 넘던 SBS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 이후 개콘 시청률은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으나 다시 오후 9시대로 옮겨 온 2008년 11월에 재상승곡선을 그렸다. 최근 300회를 방영한 SBS ‘웃찾사’와 149회를 내보낸 MBC ‘개그야’는 2007년 5월 이후 시청률이 한 자릿수에 머물며 장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1383회의 개콘은 20%를 웃돌고 있다.

KBS 김석현 PD는 “남녀노소 모두 웃을 수 있는 코너를 배치하고 짧고 허탈한 웃음보다 현실에서 공감할 수 있는 개그를 꾸준히 개발한 게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통심의위 “WBC 중계방송 외국어 남발”

▲ 6월 2일 동아일보 B11면
〈동아일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상파 방송 3사의 ‘2009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사진) 중계방송을 조사한 결과 외국어 사용이 빈번했다고 1일 밝혔다고 보도했다. 방송통신심의위는 이번에 지상파 3사가 공동 중계한 ‘2009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3월 20일(조 순위 결정전), 3월 24일(결승전) 방송을 조사했다.

3사 해설자들은 모두 우리말로 바꿀 수 있는 용어를 영어 표현 그대로 사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KBS 이용철 해설위원은 ‘아이싱(얼음찜질)’ ‘핫안타(중요한 안타)’ 등 영어 표현을,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게스 히팅(예측 타격)’ ‘풀 히터(끌어 치는 타자)’ ‘스니키 패스트 볼(알면서 못치는 공)’을, SBS 박노준 해설위원은 ‘무브먼트(공 끝 변화)’ ‘볼데드(경기 일시 중단)’ ‘허슬 플레이(과감한 동작)’ 등을 썼다. 3사 해설자 모두 ‘허벅지 마비 증세’를 뜻하는 ‘햄스트링’이라는 용어를 설명없이 사용했다.

부적절하거나 잘못된 어휘로는 ‘그라운드를 효과적으로 만든 공(땅볼 유도)’, ‘몸을 가리지 않는(몸을 사리지 않는)’, ‘분전해야(분발해야)’, ‘큰 코 당합니다(큰 코 다칩니다)’ 등이 지적을 받았다. MBC 허구연 위원이 상대 선수를 ‘애들’로 지칭한 것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중립적 입장에서 방송을 해야 할 진행자가 상대 선수를 비하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방송사별로는 MBC는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고, KBS는 방송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상 언어 등 부적절한 어휘사용이 제일 많았다. SBS는 의미가 중복되거나 의미가 모호한 표현을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심의위는 “영어식 야구 전문 용어를 순화해서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면 전문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이 경기상황을 이해하는 데 부담을 준다”면서 “스포츠 중계방송 시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원칙 마련과 캐스터와 해설자의 언어 사용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아 “MBC ‘100분 토론’ 시청자 의견 조작 논란”

〈동아일보〉는 MBC 〈100분 토론〉이 패널들의 토론 중간에 소개하는 시청자 의견 10여 건을 임의로 덧붙이거나 왜곡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MBC는 이와 관련해 5월 21일, 28일 각각 사과와 해명 방송을 1차례씩 했으나 임의로 문장을 추가하거나 없던 말을 덧붙인 구체적인 실태를 보면 비슷한 사례가 되풀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100분 토론〉은 5월 14일 ‘한국사회 진단과 미래논쟁3-보수, 진보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 편을 방영했다. 사회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프로그램 말미에 시청자 서모 씨가 게시판에 올린 의견이라며 “진보진영이 민주화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방송 후 서 씨는 시청자 게시판에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없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전면 참여와 남북 관계’(4월 16일) 편에서는 “PSI에 참여해 충돌의 빌미를 만들 필요가 없다.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소개하면서 ‘군사적 긴장’ 부분을 “국지전 발생 소지가 있다”고 과장해 전했다고 신문은 또 지적했다. 같은 날 “PSI 참여는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조하는 것”이라는 시청자 의견은 “PSI 체제 밖에 머무르는 것은 국제사회로부터 소외될 것”이라는 등 ‘소외’라는 단어가 추가되기도 했다.

▲ 6월 2일 동아일보 20면
‘법원장 이메일 왜 논란인가’(3월 12일) 편에서는 이모 씨의 글이라며 “집회 시위 사건은 컴퓨터 배당을 자주 한다는데 왜 굳이 보수적인 판사에게 임의배당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날 이 씨가 올린 글은 “신속한 판결을 독려하기 위해 법원장이 보낸 메일이라면 그 신속함으로 억울한 국민이 생긴다는 것도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요?”라는 글과 “교수님 많이 변하셨네요. 세월이 변하게 하네요”라는 글이 전부다.

‘방송법 어떻게 해야 하나’(1월 8일) 편에서는 시청자 의견에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를 더해 방송법 통과에 부정적인 의견을 강조했다. ‘100분 토론’의 시청자 의견 왜곡 논란은 한 누리꾼이 인터넷 카페 ‘구국! 과격 불법촛불시위반대 시민연대’ 게시판에 ‘100분 토론 날조의혹’이라는 글을 올린 데 이어 주간 미디어워치가 지적하면서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100분 토론’은 21일 방송에서 진행자 발언을 통해 “여러 개의 긴 원문을 요약하는 과정에서 서 씨와 조 씨가 언급하지 않은 문장이나 표현이 삽입돼 두 분의 본뜻이 왜곡될 수 있는 실수가 있었다”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28일에는 시청자 의견 소개를 맡은 배현진 아나운서가 “시청자 의견을 방송한 내용을 조사한 결과 10건 가까이 글쓴이 글과 꼭 같지 않게 방송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시청자들이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의견을 채택해 소개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내용의 글을 묶어 ‘아무개 씨 외 다수’ 의견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이름으로 소개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100분 토론’이 방송에서 소개한 의견을 게시판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인권위 축소 논란’(4월 2일) 편의 윤모 씨의 “인권위의 축소안이 실현된다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방안도 동시에 강구되어야 한다”는 글과 ‘용산 참사 무엇이 문제인가’(1월 22일) 편에서 김모 씨의 “벼랑 끝에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배려하는 맘이 필요한 때다” 등은 게시판과 댓글에서 찾아볼 수 없다. MBC 홍수선 보도제작1부장은 “소개한 글을 찾아볼 수 없는 경우는 글쓴이가 삭제했을 것으로 보지만 시스템상 확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 스크램블시대 온다

“매체 간, 국경 간, 온·오프라인 간 경계가 붕괴하는 ‘미디어 스크램블(혼합)’ 시대가 온다.”

〈동아일보〉는 한국미디어경영학회와 한국전파진흥원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미디어산업의 구조개편과 성장 전략’ 세미나에서 가까운 미래 미디어의 변화를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미디어기업의 성장 전략’이라는 발제에서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인터넷의 영향으로 TV 신문 라디오 잡지 등 전통적 매체의 영역 구분이나 국내외 시장의 경계, 온·오프라인의 경계, 자체 제작과 외주 제작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동적인 미디어 시장이 △워싱턴포스트처럼 신문 사업을 넘어 교육 사업에서 매출의 50%를 창출하는 사업 다각화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톰슨로이터처럼 적극적으로 해외로 진출하는 글로벌 미디어화 △정보사업 수익이 신문 이익을 추월하는 닛케이신문의 사례와 같은 온·오프라인 사업의 융합화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범수 한양대 교수는 ‘국내 미디어시장의 구조개편 시나리오와 전망’이란 발제에서 “국내 지상파와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 정체로 사업자 간 수평 결합의 증가, 유사 플랫폼의 통합, 다양한 자회사를 거느린 시장 지배적 플랫폼의 시장점유율 증가 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우 연세대 교수는 ‘미디어 기업의 공익가치와 산업가치’라는 발제에서 “상업 미디어와 공영 미디어는 사업 목적이 다른 만큼 성과의 평가와 규제의 방향을 구분해야 한다”며 “상업 미디어는 진입 장벽을 완화해 경쟁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영방송의 경우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 그에 상응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평가해야 한다”며 “그러나 운영 면에서는 효율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타임워너-AOL 다시 분리

〈동아일보〉는 미디어업계에서 대표적 합병 실패 사례로 꼽히는 타임워너와 아메리카온라인(AOL)이 9년 만에 분리한다고 보도했다. 제프리 뷰커스 타임워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AOL을 올해 안에 분사시키겠다고 밝혔다.

AOL 지분 95%를 갖고 있는 타임워너는 구글 보유 지분 5%를 사들인 뒤 독립 회사로 상장시킬 예정이다. AOL은 사업의 핵심을 전화접속 네트워크에서 온라인 광고 사업으로 바꿀 방침이다. AOL 대표는 구글 광고 담당 부사장을 거친 팀 암스트롱이 맡는다.

타임워너는 케이블망 사업인 타임워너케이블도 올해 분사시켰고 앞으로 워너브러더스(영화), CNN HBO(TV 채널), 타임 피플(잡지) 등 콘텐츠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타임워너와 AOL은 2000년 구경제(미디어)와 신경제(온라인)의 결합이라는 주목을 받으며 1130억 달러의 합병을 성사시켰지만 예상한 시너지효과를 낳지 못했다.

‘2009 디지털 케이블TV쇼’ 4일 대전서 개막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회장 길종섭)는 4∼7일 ‘제7회 KCTA 2009 디지털 케이블TV쇼’를 대전 유성구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개최한다. 방송통신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는 콘퍼런스와 함께 디지털케이블 방송의 새로운 서비스와 고화질(HD)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는 전시관을 무료 개방한다.

4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콘퍼런스에서는 ‘디지털 패러다임의 변화와 미래혁명’을 주제로 이병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과 일본 최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주피터텔레콤의 도모유키 모리즈미 회장이 기조연설을 한다. 미국 디스커버리, AMG 등 해외 콘텐츠 기업 임원들을 초청해 한국 케이블 TV 콘텐츠를 소개하는 쇼 케이스도 연다.

전시관에서는 디지털케이블TV 체험관을 운영한다. 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입체영상을 구현하는 3D TV와 1기가급 디지털케이블 송수신 시스템을, 삼성전자는 인터넷 콘텐츠를 TV로 보여주는 위젯 셋톱박스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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