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떠났지만 ‘클로징멘트’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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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 떠났지만 ‘클로징멘트’는 남았다
MBC·SBS 앵커들 잇따라 ‘비판적’ 클로징멘트로 눈길
  • 백혜영 기자
  • 승인 2009.06.05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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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0여 초. 짧은 시간이지만, 날카로운 앵커의 ‘클로징멘트’ 한 마디는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강한 인상을 준다. 최근 MBC와 SBS 앵커들이 잇따라 ‘비판적’ 클로징멘트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촌철살인의 ‘클로징멘트’로 네티즌들의 지지를 받던 신경민 MBC <뉴스데스크> 앵커는 앵커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그가 선보였던 날카로운 클로징멘트는 다른 앵커들에게도 전해지고 있다.

신경민 앵커 교체 논란 속에서 MBC <뉴스데스크>의 새얼굴이 된 권순표, 이정민 앵커는 최근 신 앵커 못지 않은 클로징멘트를 선보이고 있다.

▲ MBC <뉴스데스크> 권순표, 이정민 앵커 ⓒMBC
지난 4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계속 되는 쇄신 요구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청와대를 향해 두 앵커는 “여당의 쇄신 요구에도 꼼짝 않는 청와대의 속내는 쇄신을 하더라도 떠밀려서 하는 모양새는 보여주기 싫다는 것인지도 모른다”면서 “그러나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의 말을 수용하는데서 오는, 바로 그 떠밀리는 모양새가 국민들이 보고 싶은 쇄신의 시작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덕수궁 앞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 철거에 경무관급의 현장 지휘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지난 2일에는 “덕수궁 분향소 철거가 의경의 실수였다는 서울 경찰청장의 해명과는 달리, 경무관급이 현장을 지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경무관이 의경이냐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오고 있다”며 “공권력의 권위가 어디서 나오는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라고 꼬집었다.

주말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는 왕종명, 손정은 앵커 역시 비판적 클로징멘트를 잇고 있다.

지난 달 30일 이들은 노 전 대통령 분향소 철거에 대해 “국민장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오늘 새벽, 경찰이 시민들이 만든 분향소에 대해 기습 철거를 시도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국민 통합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원한다면, 순수한 애도의 마음이 누군가에 대한 분노로 바뀌게끔 자극하는 일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지난 달 24일에도 “시민들이 만든 분향소에 시위대가 끼어들 수 있다며 경찰이 버스로 막고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 뒤 “가짜 애도와 가짜 눈물을 찾아내겠다는 건데 그러다 순수한 애도의 마음에까지 상처를 줘서는 안되겠다”고 꼬집었다.

▲ SBS <8뉴스> 신동욱, 김소원 앵커 ⓒSBS
SBS 앵커들도 최근 잇따라 비판적인 클로징멘트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4일 SBS <8뉴스>를 진행하는 신동욱, 김소원 앵커는 서울광장을 둘러싼 경찰버스가 6일 만에 봉쇄를 푼 것과 관련해 “서울광장을 가로막았던 버스 장벽은 사라졌지만 마음의 벽만큼은 쉬이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세대와 지역, 종교, 이념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열려있어야 할 광장이 단절의 장이 되어버린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지적했다.

지난 달 27일과 28일에는 SBS <나이트라인> 편상욱 앵커가 잇따라 비판적 클로징멘트를 선보여 네티즌들의 지지를 받았다.

편 앵커는 지난 달 27일 클로징멘트를 통해 “시민들 돈으로 월급 받는 경찰이 시민들이 설치한 덕수궁 분향소에서 천막을 빼앗았다. 추모 행사를 서울광장에서 열어야 한다는 여론이 70%에 달해도, 경찰은 시민들 돈으로 산 버스로 광장을 봉쇄했다”며 “슬플 때 슬퍼하는 것도 시민들의 당연한 권리”라고 경찰의 행동을 비판했다.

다음 날인 지난 달 28일에도 편 앵커는 정부가 시위용품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노 전 대통령 장례용 만장에 대나무 대신 PVC 파이프를 사용토록 하자 “만장은 대나무에 매달아 망자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한 뒤 태우는 게 관례”라며 “장례에 만장을 쓰는 나라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만장을 PVC에 거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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