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남북, 전쟁 직전상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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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6·10 범국민대회 앞두고 교수 시국선언 봇물

6ㆍ10 범국민대회를 앞두고 대학 교수들의 시국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서강대 교수 45명은 7일 ‘오늘의 슬픔을 희망으로 바꿔야 합니다’란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국민이 보여준 슬픔과 분노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별다른 자성의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수들은 “이런 오만은 결국 정권과 국민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노 전 대통령 표적수사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일방적이고 비민주적인 국정 운영 중단, 국회 쟁점법안 합의 처리를 정부와 여당에 요구했다. 부산 동아대 교수 56명도 이날 오후 교내에서 '6월 항쟁 22주년 기념식'을 연 뒤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성균관대 교수 30여 명은 8일 오전 11시 교내 호암관에서 시국선언문 발표식을 열고 정부의 권위주의 행태를 규탄하고 전면적 국정 쇄신을 주장할 예정이다.

성공회대 교수들도 이날 시국 성명서를 내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의 진상 규명 및 대통령 사과, 미디어법 강행 처리 시도 중단 등을 요구하는 시국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9일엔 동국대, 경희대 등에서 교수 시국선언이 이어진다. 동국대 교수 100여 명은 오전 10시 대학 본관 앞에서 노 전 대통령 조문 강경 탄압, 용산 참사 촉발 등에 대해 정부 사과를 요구할 계획이다. 경희대에선 교수 80여 명이 낮 12시 교내 청운관 앞에서 "민주주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통해 검찰 개혁, 집회결사 자유 보장 등을 촉구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에선 교수 100여 명이 이르면 8일 시국선언문을 내기로 하고 현재 내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교수들도 최종철 영문과 교수 등을 주축으로 9일쯤 성명서를 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ㆍ충남, 전남 지역 교수들도 범국민대회가 열리는 10일 전까지 시국 선언 대열에 동참할 전망이다.

황석영 “이명박 정권 들어 남북평화 실낱 희망도 사라진 것 같다”
 
지난 5월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동행한 이후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소설가 황석영씨가 “이명박 정권 들어 남북평화 실낱 희망도 사라진 것 같다”며 쓴 소리를 냈다.

그는 〈한겨레〉에 쓴 칼럼에서 “욕먹을 각오를 했다지만 그 반응은 지나치게 거칠었다”며 “특히 ‘변절’ 논란은 극단으로 양분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확인시켜 주었다. 언론은 아예 몇몇 적대적 의견을 빌려 ‘변절’이라 규정한 뒤 상업적으로 재생산하는 데 열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황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급작스런 죽음이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고 언론은 다시 그쪽으로 일제히 몰려갔다”면서 “돌이켜보면 우리 사회 모두가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물론 현 정권의 공안당국과 언론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가 여과 없이 정보를 폭식하고 무책임한 소문들을 배설해내어 그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내가 비난을 무릅쓰고 중앙아시아 순방에 동행하기까지는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점점 악화되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올해는 내가 1989년에 방북을 결행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차츰 남북의 갈등이 결정적으로 표면화되던 금강산 사고 이후부터 뭔가 관계 개선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렸던 것이 사실”라고 말했다.

▲ 한겨레 6월 8일 21면
또 그는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남북관계는 차츰 갈등이 고조되었고 과거의 모든 공개·비공개 접촉선이 끊어지게 됐다”면서 “나는 지난 시절 민주화 통일운동을 하던 벗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 정권이 비록 국민들과 소통하려는 노력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하더라도 남북관계 개선과 국내 사회 정치적 문제에 대한 시민사회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최소한의 대화 창구가 여러 방면에서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알타이 연합’론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이를 두고 황당하다거나 신제국주의 또는 파시즘적 발상이라고 지당도사 같은 말씀을 하는 이들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지난 정부 때에 동몽골 개발을 위한 합의문서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면서 “분단체제에서는 매우 어렵다는 점과 한반도 주변 정황, 그리고 공개적으로 정부가 나설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지지부진하고 있었던 것뿐”이라고 항변했다. 또 “이 기획이 남북의 과도적 연방제에 대하여 보수층을 설득할 수 있는 우회로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면서 “6자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현실적인 안이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기득권을 끊임없이 확인시켜 주는 측면이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황석영은 “현 정부는 촛불시위 이후 용산참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모든 정책을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의 반대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역행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징적인 죽음으로 민주 대 반민주의 전선이 형성되고 있으며, 남북은 전쟁 직전 상태로 진입했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나야 온갖 야유와 비난 속에서 서재에 틀어박히면 그만이지만,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상실하게 될 귀중한 몇 년”이라면서 “굳이 덧붙이자면 나는 평생에 작가로서의 내 삶이 그 어떤 정치권력보다 하찮은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으며, 특정한 파당이나 패거리를 뛰어넘은 문학의 독립성을 스스로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향 “검 발표에 표적수사 의혹 제기·반론보도 노력”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전 한국 언론의 보도 태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경향신문도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경향신문은 “겸허하게 수용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상당 부분은 악의적인 왜곡·과장이 적지 않고 심지어 색깔론까지 제기하는 정치공세의 성격을 띤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권력 감시와 비판을 언론의 주요 기능으로 삼아 왔으며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한 노 전 대통령과 그 가족 및 측근 부패에 대해서도 역시 엄정한 시선으로 보도해왔다”면서 “특히 권력형 부패라는 한국 사회의 고질병을 근절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살아 있는 권력이든 죽은 권력이든 구별하지 않고 시시비비를 따지려 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검찰 발표 받아쓰기 관행의 문제점을 나름대로 보완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 측 해명을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4월3일자 6면 〈문재인 일문일답, “현금아닌 계좌로 검은 돈 오가겠나”〉, 같은달 13일자 2면 〈문재인 전 비서실장 일문일답, “노, 돈 요청한 적 없다”〉, 5월6일자 2면 〈노측, “정황뿐인 수사 결과” “600만달러와 관련없다” 반박〉 등의 기사가 좋은 예이다. 4월13일자 2면 〈‘박연차 진술’ 맞긴 맞나, 추측만 난무…검찰은 진위 확인 안해줘〉는 검찰이 일방적으로 전해주는 박연차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 경향신문 6월 8일 4면
노 전 대통령과 가족, 측근들에 대한 일망타진식 수사의 강도가 더해가면서 ‘박연차 게이트’ 수사의 배경에 대한 의문을 잇달아 제기했다. 3월28일자 2면 〈박연차 수사 여의도 강타, 기획사정설 맞나〉에선 “지난해 촛불집회 파문으로 정신이 없었던 청와대가 집권 2년차에 접어들면서 지난 1년간 축적된 비위 정보와 내사 결과를 기초로 ‘정권의 힘’을 과시하면서 국정을 다잡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죽은 권력’에 혹독하고 ‘살아 있는 권력’에는 친절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짚었다. 3월24일자 3면 〈한상률 전 국세청장 돌연 미국행, 누구를 위한 ‘입막음’〉에선 “한 전 청장의 출국이 검찰 수사의 칼끝이 현 정부 인사 쪽으로 향하자 모종의 압력이 작용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과 가족들의 ‘혐의’와 관련한 검찰의 발표나 주장을 검증없이 그대로 기사화한 경우가 있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4월7일 “집사람이 박연차씨 돈을 받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한 이후 언론사 간의 보도경쟁이 한층 불붙고 검찰 취재원에 비중이 실리면서 검찰의 주장을 여과 없이 보도한 사례가 있었다.

칼럼과 사설 등을 통해 노 전 대통령과 측근들의 혐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다소 과도한 비판을 한 경우도 있었다. 유인화 문화1부장의 5월4일자 칼럼 〈아내 핑계대는 남편들〉은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돈을 받았을 것이라는 의심을 전제로 썼다. 이 밖에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도덕성 및 실정을 냉혹하게 비판하면서 표현의 수위가 높은 것도 있었지만, 이는 그만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컸다는 걸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경향 “盧 ‘일방적 미화’ 지양”

직전 대통령의 죽음, 그것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은 한국 현대사에 ‘대사건’이었다. 서거가 우리 사회 전반에 상당한 파급을 미쳤고, 서거의 후폭풍은 아직 현재진행형인 만큼 서거 관련 경향신문 보도를 돌아보기 위해선 전체적인 궤적을 그리면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경향신문은 서거에 대해 5월24일자 사설에서 “더할 수 없는 비통함 속에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 “정치권과 시민사회도 정략적 대응을 경계”하고 “전직 대통령이 막다른 선택을 하게 된 과정에 검찰의 무리수는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거 보도에는 상당한 지면을 소요했다. 5월23일 호외와 일요일판을 특별제작했으며, 5월25일자 11개면, 북한의 2차 핵실험이 발생한 26일자에도 9개면이 실리는 등 큰 비중으로 다뤘다.

기사는 다양한 분야에서 쏟아졌지만, 그중에서도 경향신문은 초기부터 추모 분위기와 경찰의 과도한 통제 문제를 주시했다. 25일자 1면에 〈전국에 번지는 추모 행렬〉(머리기사), 〈경찰, 대한문 분향소 통제 ‘물의’〉(두번째 기사)를 나란히 실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추모 열기와 관련해서는 단순한 중계식 보도나 일방적 미화 움직임을 경계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사실이 서거 이전 참여정부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바꿀 이유가 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국민적 추모 열기에 담긴 의미에 주목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삶, 그 가족들의 분위기, 친노 인사들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다뤘다. 이 부문은 장례절차가 진행되는 데 따른 국민적 관심 부문이었기에, 기사로서 충분히 다룰 만한 가치가 있었다. 사실에 입각했고, 의도적 과장이나 노 전 대통령이나 측근에 대한 미화는 최대한 절제했다.

다만 서거 이후 참여정부 5년 공과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과 평가 작업은 미약했다고 할 수 있다. “(참여정부가) 절차적 민주주의에도 불구, 내용적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신자유주의의 덫에 걸렸다”(5월29일자 사설 〈노 전 대통령을 떠나 보내며〉) 등 간략한 평가가 있었지만 본격적인 보도는 없었다.

盧서거 이후 조선 동아일보 ‘미디어 공세’

〈경향신문〉은 “조선·동아일보 등 일부 언론이 경향신문과 한겨레 신문, MBC·KBS에 대한 비판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전후 보도는 물론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의혹 관련 보도 등 과거 사례까지 거슬러 가며 편파 보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야당과 시민사회에서 제기한 ‘정치적 타살’ 주장과 ‘언론 공범론’에 대한 거부감에서 비롯된 공세의 일환으로 비친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2009년판 보수언론 불매운동 등 ‘제2의 촛불민심’ 확산, 한나라당 미디어법안 강행처리 차질에 대한 깊은 우려와의 연관성을 읽을 수 있다.

조선·동아일보는 잇달아 특집기획을 통해 경향신문 등을 겨냥해 노 전 대통령 서거 전후 보도의 적절성 논란을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지난 3일자 6면에 경향과 한겨레를 ‘좌파성향 신문’으로 규정한 특집기사를 게재, “검찰수사 땐 노 전 대통령의 도덕성 상실을 질타하더니 서거 후엔 정치적 타살의 자가당착 주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경향신문 6월 8일 5면
조선일보는 하루 앞서 한 편집국 간부의 칼럼 〈누가 ‘정치적 타살’을 주장하는가〉를 통해 같은 논지를 폈다. 두 신문은 지난 6일에도 경향·한겨레와 MBC·KBS 등의 보도를 집중 비판하는 기획기사를 게재했다. 동아일보의 경우 별도로 〈‘석고대죄’에서 ‘정치적 타살’로 돌변한 좌파 매체〉라는 비판 사설까지 실었다. ‘성역 없는 수사’를 요구한 경향 보도의 전반적 기조는 외면한 채 일부 사례를 침소봉대하며 ‘이중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동아일보는 지난해 한국기자협회가 선정하는 한국기자상 수상작인 경향의 미국산 쇠고기 관련 특종 보도에 대해서도 ‘반정부 선동’의 사례로 예시했다.

특히 경향·한겨레도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일단의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며 ‘한국 언론 모두가 문제’라는 식으로 초점흐리기를 통해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진보언론을 포함한 모든 언론의 문제라고 통칭해버리면 조·중·동의 책임이 경감된다”며 “이들 언론은 검찰이 불러준 대로 받아적은 게 아니라 검찰과 공모, 사건 부풀리기 공격을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은 “조선·동아일보의 미디어 공세는 단순히 시비걸기 차원이 아니다”라며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언론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언론법안 처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데 따른 전략적 대응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한문 노숙자’ 마다않는 두 의원
최문순 “언론법 저지” 분향소 주변서 투쟁
이정희 ‘MB악법’ 철회촉구 4일째 단식농성

‘대한문 노숙자.’

▲ 한겨레 6월 8일 4면
최문순 민주당 의원에게 최근 동료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최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서거에 이르게 한 재벌과 신문들에게 방송까지 줄 수 없다. 언론 관계법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당의 공식 일정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보내고 있다.

기자 출신인 그는 ‘똑딱이’ 카메라를 들고 분향소 주변을 생생히 ‘취재’해 자신의 블로그(blog.daum.net/moonsoonc)에 ‘보도’하고 있다. 지난달 24∼30일에만 그의 블로그를 다녀간 사람이 23만4834명을 기록하는 등 누리꾼들의 호응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문 앞 다른 한 켠에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이명박 대통령 사과와 강압통치 중단, 비정규직법·언론관계법 등 반민주·반민생 ‘엠비(MB) 악법’ 철회 등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그는 낮에는 대한문 앞 농성장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밤에는 촛불을 들고 서울광장을 돌며 “국민들의 말할 자유와 모일 자유 등을 빼앗아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는” 정부에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통령 사과로 끝내서야 되겠느냐’는 등 정치권이 느끼는 것 이상으로 분노가 깊다”며 “야당이 힘을 합쳐 제 구실을 확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동아 “노, 서거 후 돌변, 서민적 이미지로 미화”

〈동아일보〉는 MBC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지상파 3사 가운데 관련 보도를 가장 많이 내보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공정언론시민연대(공언련)가 노 전 대통령 서거 전(3월 30일∼5월 16일)과 서거 후(5월 23∼29일)의 지상파 3사 메인 뉴스를 분석한 결과 MBC는 7일간 전체 기사 349건 중 서거 후 관련 기사를 248건(71.1%), 하루 평균 35.4건을 내보냈다. KBS는 같은 기간 331건 중 188건(56.8%·평균 26.8건), SBS는 269건 중 144건(53.5%·평균 20.6건)을 보도했다.

서거 전 보도를 보면 전체 건수는 KBS가 많지만 검찰 측 입장을 전하거나 노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보도는 MBC가 많았다. MBC는 서거 전 노 전 대통령 사건 관련 105건의 기사 중 검찰 측 입장(노 전 대통령 비판 보도 포함)을 다룬 기사를 68건(64.8%) 내보냈다. 노 전 대통령 측 해명(검찰 수사 비판 포함)을 담은 기사는 11건(10.5%)에 그쳤고 중립적 기사는 26건(24.7%)이었다. KBS는 총 132건 중 60건(45.5%)이 검찰 측 입장이었으며 중립적 기사가 58건(43.9%)으로 비중이 높았다.

공언련은 “서거 전까지 노 전 대통령과 가족의 뇌물 수수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노 전 대통령이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던 방송사들이 서거 후 돌변해 그의 서민적 이미지와 기득권에 맞서 싸우려고 했다는 의지를 높게 평가했다”며 “방송사들이 서거 후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역정을 반복 방영해 고인의 공과(功過)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고 미화하지 않았나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동아일보 6월 8일 6면
공언련은 또 2002년 이회창 당시 대통령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사건(병풍) 및 2007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의 BBK 의혹 사건 보도와 비교할 때 서거 전 노 전 대통령 관련 보도가 특별히 많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MBC의 경우 병풍 관련 보도는 72건, 하루 평균 1.8건, BBK 보도는 106건, 하루 평균 3.21건이었고 노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 사건 보도는 105건, 하루 평균 2.19건이었다. KBS도 병풍 1.8건, BBK 2.57건, 노 전 대통령 관련 보도 2.75건이었다. 공언련은 “이 같은 자료로 볼 때 노 전 대통령의 비리 의혹이 유난히 많이 보도돼 굴욕감과 모욕감 등으로 자살에 이르렀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박종철 고문치사’ 정부가 조직적 은폐
 
〈한겨레〉는 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서울대생 박종철씨 고문치사 사건’이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지금의 국가정보원)·청와대·검찰·경찰 등으로 구성된 관계기관 대책회의에 의해 조직적으로 은폐·조작됐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안병욱·이하 진실화해위)는 7일 “박씨 고문치사 사건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87년 1월14일 박씨가 숨진 뒤 정부가 안기부, 내무부, 법무부, 청와대 등으로 구성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최소 두 차례 열어 사건을 은폐·조작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씨 사건에 대한 정부의 조직적인 은폐·조작 의혹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었으나, 그 실체의 일부를 국가기관이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실화해위는 이 의혹을 풀기 위해 장세동 전 안기부장, 정호용 전 내무부 장관, 최환 전 서울지검 공안부장 등을 1년 넘게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겨레 6월 8일 17면
드라마, 착해졌네
‘트리플’ ‘파트너’ 등 훈훈한 인간군상 주목
 
 
〈찬란한 유산〉, 〈시티 홀〉, 〈솔약국집 아들들〉, 〈그저 바라보다가〉(〈그바보〉)….

〈한겨레〉는 느닷없이 드라마가 죄다 착해졌다고 지적했다. ‘막장’이란 단어를 들먹거리며 떠들썩했던 올해 초에 비하면 급작스럽다. ‘19금’과 청소년 관람가가 공존하는 극장가처럼 드라마에서 양극단이 공존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유행 지나가듯 극단적 설정의 드라마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시청률 10위권 내에서 문화방송 〈하얀 거짓말〉 정도가 지속적으로 욕을 먹으며 홀로 분전(?)중이다.

당분간 이 추세는 지속될 듯하다. 6·7월 브라운관을 장식할 새 드라마들의 면면이 이를 방증한다. 11일 가장 먼저 선보일, 피겨스케이팅이 등장하는 MBC 미니시리즈 〈트리플〉은 이선균 등을 앞세워 벌써부터 훈훈한 로맨틱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점쳐진다. 〈트리플〉을 만드는 이윤정 피디의 전작 〈태릉선수촌〉, 〈커피 프린스 1호점〉 등도 그 예상을 뒷받침한다. 친구의 전처를 좋아하게 되는 설정, ‘법적으로만’이라고는 하나 엄연한 동생이 오빠에게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들을 어떻게 풀어갈지도 관심사다.

15일 방송될 지진희와 엄정화가 출연하는 KBS 〈결혼 못하는 남자〉는 아예 노골적으로 ‘코미디’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결혼을 ‘안’ 한다고 주장하는 40대를 그리면서 실은 인간관계에 미숙해 사랑도 ‘못’ 하는 인간 군상들을 그려낸다는 복안이다. 공개된 예고편에서 슬랩스틱에 가까운 지진희의 연기가 선보이면서 이미 화제다. 〈그바보〉의 훈훈함을 이어가는 KBS 〈파트너〉(24일 방송)는 변호사들의 이야기다. 〈내조의 여왕〉에서 눈빛만으로도 웃겼다는 평을 받은 최철호가 야심 있는 변호사를, 〈커피 프린스 1호점〉으로 인기를 끈 김동욱이 이른바 ‘간지나는’ 젊은 변호사를 연기한다. 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김현주는 늦은 나이에 사법시험을 패스한 늦깎이 아줌마 변호사다. 기획 의도에는 휴먼, 로맨스, 미스터리 등 극단적 설정을 비켜가는 단어들이 가득하다.

7월에 선보일 SBS 〈태양을 삼켜라〉는 유철용 피디와 최완규 작가가 손잡은 드라마로 〈올인〉의 영광을 재현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시콜콜 연예인 연애담 넘치는 TV
흥미성 폭로-가짜 사생활에 방영뒤 잡음 잇따라

〈동아일보〉는 연예인 연인들의 사적인 이야기를 공개하는 행위나, 연예인과 일반인 남녀 간의 만남을 지나치게 가볍게 여기는 프로그램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흥미를 끌기 위해 가벼운 폭로나 작위적인 이야기, 가짜 사생활 등을 곁들이다가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는 일도 빚어지고 있다.

탤런트 주아민은 1일 방송한 SBS 〈야심만만2-요절복통 유치장〉에 출연해 남자친구인 MC몽이 사소한 거짓말을 자주 한다고 ‘폭로’했다. 지난달 30일 KBS2 〈샴페인〉에서는 가수 이정현이 “숨겨놓은 연애 X파일이 있다”며 “나에게 고백한 연예인만 34명”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KBS2 〈해피선데이〉 중 ‘남자의 자격’ 코너에선 개그맨 윤형빈이 ‘꽃미남 되기’ 임무를 받고 변신한 뒤 〈개그콘서트〉 연습 중인 여자친구 정경미를 찾아 깜짝 프러포즈를 했다.

지난달 초 방송을 시작한 케이블 채널 엠넷의 〈스캔들〉은 남자 연예인과 일반인 여성의 연애를 다룬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남자 연예인으론 가수 휘성, 탤런트 김지석, 아이돌 그룹 ‘2PM’의 멤버 닉쿤이 출연했다. 방송사는 남자 연예인이 상대 여성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까지 공개하며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다.

엠넷이 18일 첫 방송을 하는 〈SS라이프〉도 가수와 배우를 꿈꾸는 남녀 신인 간의 사랑과 갈등, 성공의 뒷이야기를 가상연애와 리얼리티 형식을 결합해 보여준다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포맷의 대표 격인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도 최근 실제 연인 사이인 김용준과 황정음을 등장시켜 ‘진짜 같은 가짜 결혼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둘러싼 잡음도 잇따르고 있다. 주아민은 MC몽이 고정출연하는 프로그램 〈야심만만2?에 나간 뒤 ‘남자친구 힘을 빌려 뜨려고 한다’는 ‘악성댓글(악플)’에 시달리다 못해 미니홈피에 해명 글을 올렸다. 〈스캔들〉에선 휘성이 일주일간 데이트를 한 뒤 더 만나지 않겠다고 하자 상대 여성이 화가 나서 쓴 글을 담은 미니홈피 캡처 화면이 인터넷에 떠돌기도 했다. 같은 프로그램의 닉쿤 편에서는 상대 여성 출연자가 과거에 다른 남자 연예인과 사귀었다는 사실이 흘러나왔다.

토종 록의 신화들, 올 여름 뜨겁게 달군다

〈조선일보〉는 화끈한 젊음을 연상시키는 한국의 무더운 여름은 록(rock)의 계절에 국내 로커들도 여름을 맞아 앞다퉈 크고 작은 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김창완 밴드·크라잉넛·장기하와 얼굴들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한국 록의 ‘간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공연(大規模公演)’. 7월 4일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첫 공연을 시작한 뒤,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7월 18일), 부산 MBC 롯데 아트홀(8월 1일), 대전 충남대 정심화홀(8월 29일) 등을 돌며 투어를 이어간다. 김창완 밴드는 70년대 한국 록의 선각자로 많은 후배의 추앙을 받는 산울림의 리더 김창완이 지난해 젊은 후배 뮤지션들과 함께 결성한 팀이다. ‘말 달리자’의 크라잉넛과 ‘싸구려 커피’의 장기하와 얼굴들은 각각 90년대와 2000년대 후반 한국 인디 음악의 상징으로 통하는 팀이다.

요즘 TV 오락 프로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기타리스트 김태원의 밴드 부활도 데뷔 25주년 기념 콘서트를 연다. 오는 27~28일 마포 아트센터 아트홀 맥. ‘비와 당신의 이야기’, ‘사랑할수록’, ‘네버 엔딩 스토리’ 등 부활의 서정적 록 발라드를 모두 만날 수 있는 무대다. 90년대 엄청난 고음으로 숱한 노래방 추종자들을 낳았던 록 보컬리스트 김경호와 박완규도 합동 공연을 펼친다. 이들은 ‘용호상박’이라는 타이틀로 7월 25일 오후 연세대 대강당에서 팬들을 만난다. 김경호는 이번 공연에 맞춰 새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현미가 부르지 않았던 노래들

인지도나 앨범 판매량에 얽매이지 않고 숨은 아티스트를 발굴해 무대 위에 올리는 〈스페이스 공감〉이 주현미를 주인공으로 택한 것은 의외의 선택. 백경석 PD는 “가수 주현미씨를 우리나라를 주름잡는 보컬리스트로 재조명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1988년 ‘신사동 그 사람’으로 신문사와 방송사가 주관하는 3대 가수상을 휩쓸었고, ‘짝사랑’1989), ‘잠깐만’(1990), ‘또 만났네요’(1992) 같은 노래로 인기를 얻은 주현미다.

고음에서 더욱 화려하게 빛나는 풍부한 성량, 적재적소에서 꺾고 휘어지는 구성진 목소리로 자신만의 음악 영역을 구축해 왔다. 방송은 “주현미씨가 성인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트로트 음악에서 탈피해 장르를 다시 부활시키고 대중적 입지를 다시 세운 공을 인정해야 한다. 쇠락한 장르로 평가받던 음악을 재해석하는 데 성공한 가수”라고 평가한다.

주현미는 이번 무대에서 트로트 가수 주현미가 아닌 보컬리스트 주현미로서 지금까지 방송에서 한 번도 들려주지 않았던 음악을 선사한다. 그는 “제가 이런 무대에 서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감격스럽다. 그만큼 멋진 공연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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