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 전 대통령 서거 보도 배경음악 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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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김수환 추기경 선종 때와 다른 잣대” … 수뇌부 과민반응?

 

▲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MBC 보도국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보도와 관련해 배경음악을 빼고 ‘드라이하게 하라’는 요지의 지시가 있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이근행)에 따르면 보도국장은 편집회의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보도에서 배경음악을 뺄 것을 지시했고, 보도본부장 역시 노사 공정방송협의회(공방협)에서 뉴스 제작에 있어 배경음악을 사용하는데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강압적인 지시는 없었지만, 보도 수뇌부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6일 ‘사진 속 노무현’이란 리포트에서 사진을 통해 본 고 노 전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을 보도했다. 1분 30여초의 리포트 가운데 후반 25초 정도에 잔잔한 배경음악이 깔렸다. 그러나 동일한 리포트가 다음날 〈뉴스투데이〉와 〈뉴스와 경제〉 등에선 배경음악이 삭제된 채 방송됐다.

앞서 차경호 보도국장은 편집회의를 통해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나가지 않도록 배경음악을 뺄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재종 보도본부장도 최근 공방협에서 보도 제작물에 대한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뉴스 제작에 있어 배경음악을 사용하는 문제를 거론했다.

MBC본부는 즉각 문제를 제기했다. 김주만 보도 민실위 간사는 “사실 뉴스에 배경음악을 넣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선 논란이 있지 않나. (보도본부장은) 그런 원칙을 얘기하더라. 그런데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했을 때는 그런 지적을 하지 않았다”면서 “물론 뉴스가 보다 드라이해야 하고, 감성에 호소하지 말아야 되는 것은 맞지만, 하필 정부가 부담을 느낀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그런 원칙이 강조됐다는 것이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꼴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편집회의 지시 사항은 정상적인 절차를 따른 것이기 때문에 강압적인 것은 아니”라면서도 “MBC가 지레 겁먹고서 원칙을 내세우고 음악을 뺀다고 해도 아무도 모른다. 티도 안 나는데 보도국장이 제작 디테일한 부분까지 편집회의 때 얘기해서 지시할 사항인가. 그 정도 사안은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송재종 보도본부장은 “배경음악을 빼고 말고는 국장이 결정했다”면서 “난 말을 옮기기만 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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