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기획 김엽, 이하 일밤) 침체의 골이 깊다.
지난 20여년 동안 M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명성을 쌓아왔던 〈일밤〉이 부진의 늪을 헤매고 있다. 최근 〈일밤〉 1,2부의 시청률은 3~5%를 맴돌고 있다. 실제 커플인 김용준·황정음의 가상 결혼을 내세운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2’는 반응이 미지근하고, 요란하게 시작한 코너들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줄줄이 폐지되고 있다. 결국 낮은 시청률이 잦은 코너 교체를 부르고, 다시 저조한 반응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중이다.
이에 CP를 여운혁 PD에서 김엽 PD로 교체하는 등 변화를 모색 중인 〈일밤〉은 ‘퀴즈 프린스’와 ‘소녀시대의 공포영화제작소’ 등의 코너를 폐지하고 21일부터 새 코너를 선보인다.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멤버들이 공포영화 주인공에 도전하는 과정을 서바이벌 형식으로 다룬 ‘공포영화제작소’는 소녀시대가 출연하는 공포영화 제작까지 염두에 둔 채 지난달 3일 야심차게 시작했으나, 6주 만에 끝내 폐지가 결정됐다. 같은 날부터 전파를 탄 ‘퀴즈 프린스’는 홍준표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출연으로 논란을 일으키더니 역시 14일 막을 내리게 됐다. 앞서 탁재훈, 김용만 등이 출연한 ‘밥상 로드쇼 맛장’, ‘MC 생태보고서 대망’ 등도 방송 한 달여 만에 단명한 바 있다.〈일밤〉은 ‘퀴즈 프린스’의 뒤를 이어 21일부터 ‘밴드 오브 브라더스-오빠 밴드’(연출 선혜윤·오윤환)를 방송한다. ‘오빠 밴드’는 고등학교 시절 ‘혼수상태’라는 밴드를 결성해 베이시스트로 활약했던 신동엽 등 밴드 멤버들이 록페스티벌 참가와 음반 발매를 목표로 록 밴드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다. 무서운 음악선생님의 구박을 받으며, 멤버들끼리 부딪치며 록 밴드로 성장하는 ‘오빠’들의 좌충우돌 밴드 결성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일밤〉은 또 ‘공포영화제작소’ 후속으로 소녀시대가 출연하는 새로운 코너를 기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식상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방송 20여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일밤〉이 과연 이번 ‘변신’을 계기로 부진을 떨쳐내고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