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 양희은·노사연 ‘브론즈마우스’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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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 사장 “전체적으로 인생을 살아온 데 대한 격려” 축사

10년. 방송과 음악, 트렌드가 촌각을 다투며 바뀌는 요즘엔 더욱 아득하게만 느껴지는 시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10년이란 시간 동안 하나의 장르를, 혹은 한편의 프로그램을 변함없이 지켜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여기, 10년을 한결같이 MBC 라디오의 ‘입’으로 지내온 사람들이 있다. 바로 MBC 표준FM(95.9㎒) 〈여성시대〉의 양희은과 〈두시 만세〉의 노사연이다. 양희은은 1999년 6월부터 〈여성시대〉를, 노사연은 1992년 〈주병진·노사연의 100분쇼〉와 1993년 〈이무송·노사연의 특급작전〉을 거쳐 2004년부터 지금까지 〈두시 만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MBC는 11일 오전 11시 여의도 방송센터 3층에서 ‘2009 브론즈 마우스 헌정식’을 갖고 이들의 공로를 치하했다.

▲ MBC ‘2009 브론즈 마우스 헌정식’이 11일 오전 11시 여의도 방송센터 3층에서 열렸다. MBC 라디오를 10년 이상 진행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인 '브론즈 마우스'를 수상한 양희은(왼쪽)과 노사연 ⓒMBC
‘브론즈 마우스’는 MBC가 자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10년 이상 진행한 DJ에게 주는 상으로 진행자의 입 모양을 본뜬 조형물을 헌정한다. 동일 프로그램을 5년 연속 진행해야 하고, 5년 연속 청취율 20위 이내에 들어야 하는 등 수상 조건이 제법 까다로운 편이어서 지금까지 ‘브론즈 마우스’를 수상한 DJ는 이문세, 김혜영, 손석희 등 단 여섯 명에 불과하다.

오상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헌정식은 엄기영 사장, 김세영 부사장을 비롯해 배철수, 손석희, 이문세, 김혜영 등 기존의 수상자들과 최화정, 박미선 등 동료 연예인들, 그리고 MBC 라디오 제작진들이 다수 참석한 가운데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열렸다.

엄기영 사장은 축사를 통해 “두 분의 브론즈 마우스 수상에 국민 모두가 박수를 보낼 것”이라며 “10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방송하기까지 남다른 자질만이 아니라 방송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뒷받침 됐을 거다. 이 상은 전체적으로 인생을 살아오신데 대한 격려가 아닐까 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양희은 “인생이란 학교로부터 겸손함을 배웠다”
노사연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상 주고 싶다”

▲ 11일 '브론즈 마우스'를 수상한 양희은과 노사연이 MBC 라디오 스튜디오 앞에 전시된 자신들과 기존 수상자들의 입 모양을 본뜬 조형물 앞에서 웃고 있다. ⓒMBC
양희은은 “제 생애 이런 상을 받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이게 제일 큰 상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여성시대〉는 인생에서 가장 거대한 학교로부터 정말 겸손하게, 자세를 낮추고 배우는 법을 가르쳐줬다. 앞으로 얼마동안 더 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세상을 알아가는 데 가장 큰 스승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오랜 시간 〈여성시대〉를 함께 해온 작가와 PD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면서 “그분들께도 ‘브론즈 핑거’를 만들어주시기를 건의 드린다”고 말해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너무 떨려서 수상 소감도 미리 준비해 왔다는 노사연은 “10년이란 시간이 잘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문득 지난 10년간 함께 한 남자 MC들을 떠올려봤다. 주병진, 이택림, 이무송, 지상렬. 그제야 실감이 나더라”며 “정말 대단한 일을 했다. 저 상 받을 만하다. 이 남자들 제가 아니면 누가 받아줬겠나. 저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상을 주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10년을 버텨오면서 라디오를 통해 늘 제가 위안을 받고 행복했다”면서 “항상 나를 존재하게 해주신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헌정식에 이어 7층 라디오 스튜디오 앞에서 제막식이 거행됐다. 양희은, 노사연 두 진행자의 ‘브론즈 마우스’는 20년 이상 진행한 DJ에게 주어지는 ‘골든 마우스’를 포함한 기존 수상자들의 조형물과 함께 앞으로 이곳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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