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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언론재단주최 ‘미디어집중도 조사 모델’ 세미나 개최

▲ 한국언론재단 주최로 지난 1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디어집중도 조사 모델’ 세미나가 열렸다. ⓒPD저널
언론관계법의 가장 핵심적인 논의는 바로 여론지배력을 놓고 결정된다. 사회적 의제설정과 여론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특정 소수 매체에 집중되는 정도에 대해 각자의 관점에 따라 주장하는 바가 극명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신문·방송 교차소유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방송·통신의 융합 등으로 인해 특정매체가 채널 독점력을 가지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론자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 시장의 다수를 점유한 보수신문의 의제설정 능력이 높은 점을 들어 교차소유의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한국언론재단 주최로 지난 1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디어집중도 조사 모델’ 세미나에서 여론지배력에 대한 해외 사례를 통해 한국의 상황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여론집중도’가 사회적 의제설정과 여론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특정 소수 매체에 집중되는 정도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 설정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김영욱 언론재단 미디어연구실장은 ‘한국의 미디어 집중도 조사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시청자 점유율의 상한선을 자유로운 여론형성에 위협적인 수준(50%)과 그렇지 않은 수준(10%)의 절반인 30%, 또는 20%로 정할 것을 제시했다.

미디어정책적 관심은 ‘관점의 다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이를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는 소유의 다양성을 위한 정책적 수단을 모색해 왔다. 미디어 집중을 방지하기 위해 각 국은 소유규제, 시장점유율 규제, 기술적 도달률 규제 등으로 결합을 규제하고 있다.

김 실장은 신문, TV, 라디오, 인터넷 등으로 나눠 개별 미디어 시장의 집중도를 평가하는 기본설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정치문화적 현실을 인정, 공정성이나 다양성 등 내용에 대한 사후규제보다도 여유 있는 한도를 통한 사전규제가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을 폈다.

◇ “사후규제 해야” vs “6개 기업, 서로 소유 못하게 해야”

토론에 나선 패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윤석민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지난 10년간 신문시장은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는 반면 인터넷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면서 “실제 미디어의 위상이라는 것이 과거에 익숙한 미디어별 집중도만으로 영향을 판단할 수 있을지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애초에 어떤 사업자는 방송에 참여할 수 있고 없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특정 방송 사업자가 일정한 수준을 넘어갈 때 사회적 문화적으로 사후에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지금 미디어법을 개정하자는 주장은 구조 규제를 폐지하는 게 아니라, 구조규제를 두되 사후적 규제를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한국언론재단 주최로 지난 1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디어집중도 조사 모델’ 세미나가 열렸다. ⓒPD저널
윤정민 조선일보 마케팅기획실 여론조사전문기자는 미디어집중도와 같은 지수에 대해 “공급자 중심 발상”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미디어장벽이 많이 낮아졌고, 미디어의 정보를 판단하는 자기의식이 높아져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거른 후 관점이 일치하는 매체를 선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윤 기자는 한국리서치의 최근 조사결과를 인용하며 “신문이 의제설정능력이 높아서 여론 지배력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신문 이용자들은 비신문이용자들에 비해 다양한 매체 이용율이 높다”며 “미디어집중도가 관점 지배력과는 큰 상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윤호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박사는 보수신문이 주장하는 지상파독과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윤 박사는 “최근 보도에서 윤석민 교수(서울대)의 논문을 인용하며 지상파 방송사가 80% 넘게 독과점을 행사한다고 했으나, 이는 모집단 자체를 잘못 인용했다”면서 “케이블 홈쇼핑의 매출은 제외하고, MBC는 지역계열사와 케이블 자회사까지 포함시켰다. 이는 저널리즘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윤 박사는 “방송은 그나마 정치적인 메시지는 전달하지 않는 반면 신문과 방송이 결합될 경우 (보수신문이) 강한 정치적 메시지를 방송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호석 KBS 방송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여론의 다양성은 점유율이 낮을수록 좋은 것”이라며 언론재단 조사에 따른 영향력 순위(KBS>MBC>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SBS)를 거론했다. 김 연구원은 “지상파 방송사와 독과점 기업들의 여론 지배력을 낮추기 위해서는 서로 시장에서 결합할 수 없게 하는 동시에 교수소유가 불가능하게 해야 된다”며 “6개만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연구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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