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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계약직 대책 보고 연기 … "자료 늦게 배포했고 내용 구체적이지 않아"

연봉계약직 89명의 계약해지를 포함한 KBS의 비정규직 대책에 제동이 걸렸다.

KBS 이사회(이사장 유재천)는 17일 열린 회의에서 경영개혁단이 준비한 연봉계약직 대책을 보고 받지 않았다. KBS는 다음달 1일 비정규직보호법 적용을 앞두고 총 420명의 연봉계약직 가운데 △7명 무기전환 △32명 계약유지 △292명 계열사 이관 △89명 계약해지를 포함한 비정규직 대책을 마련했고, 이날 임시이사회에서 이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었다.

▲ 유재천 KBS 이사장이 17일 열린 임시이사회에 앞서 최재훈 노조 부위원장으로부터 '연봉계약직 전원 무기계약직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받고 있다. ⓒPD저널
남윤인순 KBS 이사는 “일단 내용 자체가 구체적이지 않았다”면서 “자료를 미리 받지 못해 내용을 모르는 참석자들도 많아 보고를 미루기로 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이사회에서는 △공기업에서 비정규직을 내치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고 △오랜 기간 KBS에 근무한 연봉계약직 사원이 소송을 걸면 회사가 패소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KBS는 24일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연봉계약직 대책을 다시 보고할 예정이다. 오수성 경영개혁단장은 “자료를 미리 배포하지 않은 절차상 문제 때문에 이사회 보고가 미뤄진 것”이라며 “다음 이사회에서 준비한 내용 그대로 다시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사회가 보고를 미룬 것은 KBS가 비정규직 대책 시행에 좀 더 신중해야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남윤인순 이사는 “비정규직 문제는 이사회 의결사항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KBS 경영진도 이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관련 대책을 추진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최성원 KBS 노조 공정방송실장은 “이사들도 사측이 준비한 연봉계약직 대책이 졸속이라고 판단해 보고를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숙 KBS 기간제사원협회 회장은 “이사회 보고가 연기돼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연봉계약직 전원 정규직화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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