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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창조한국당 미디어위 여론조사…“미디어위 여론수렴 못해” 48.8%

한나라당이 언론관계법 개정안의 6월 국회 처리를 공언하고 있는데 대해 국민의 60% 가량이 이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이하 미디어위)가 여론조사에 대한 이견으로 파국을 맞은 가운데, 민주당·창조한국당 측 위원들이 지난 20일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나라당 언론관계법 개정안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18%만이 표결 처리에 찬성했을 뿐, 3배 이상 많은 58.9%가 반대 의견을 밝혔다.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의 39.8%도 언론법의 표결 처리를 반대했다.

대기업·신문의 방송 겸영 여론독과점 우려 60% 안팎

대기업과 신문이 방송뉴스채널에 진출할 경우 방송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정부 여당의 주장에 대해선 46.2%가 동의하지 않았다. 찬성은 절반 수준인 25.7%였다.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란 주장에 대해선 응답자의 31.9%가 동의했지만, 그보다 다소 많은 43%는 동의하지 않았다.

▲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여당 측 김우룡, 야당 측 강상현 위원장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여론조사 실시와 관련해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답답한 듯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PD저널
방송계와 일부 학계, 시민단체 진영에선 대기업과 신문의 방송뉴스채널 진출 문제를 놓고 여론장악을 우려하고 있는데, 이번 설문 응답자들의 상당수도 같은 의견을 전했다.

응답자의 63%가 대기업에 의한 여론장악을, 58.1%가 신문에 의한 여론독과점을 우려한 것이다. 특히 신문의 방송 겸영과 관련해 스스로의 성향을 ‘보수’라고 답한 응답자의 41.6%마저도 여론독과점을 우려했다.

언론관계법 개정으로 언론의 다양성을 높일 수 있을 거란 정부 여당의 주장에 대해선 응답자의 47.5%가 동의하지 않았다. 동의한다는 응답은 30.6%였다. 반면 언론관계법 개정이 언론자유를 위협할 것이란 야당 등의 견해에 대해선 응답자의 55.6%가 동의했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절반 수준인 23.3%였다.

또한 응답자의 50.1%는 언론관계법 개정이 민주주의의 기반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기업·신문의 지상파 방송 소유 65% 이상 반대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측 미디어위 위원들이 작성한 종합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신문의 지상파 방송 소유를 허용하자는 내용이 들어있다. 실제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들은 보고서 초안 중 해당 부분은 전향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창조한국당 측의 조사 결과 대기업과 신문의 지상파 방송 소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응답자의 68.5%가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소유를, 66.8%가 신문사의 지상파 방송 소유를 반대했다. 찬성은 각각 17.6%, 17%에 그쳤으며,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라고 답한 이의 55%와 52.5%가 각각 대기업과 신문의 지상파 방송 소유를 반대했다.

뉴스·드라마·오락·시사교양 등 각 분야를 편성할 수 있어 사실상 지상파 방송과 같은 역할을 하는 종합편성 채널에 대해서도 대기업과 신문의 소유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응답자의 59.8%와 62.7%가 각각 대기업과 신문의 종합편성 채널 소유를 반대했다. 찬성은 각각 23.8%, 20.4%로 3분의 1 수준이었다.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라고 밝힌 이들의 51.4%와 54.5%도 각각 대기업과 신문의 종합편성 채널 소유를 반대했다.

대기업과 신문의 보도채널 소유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61.8%와 57.5%가 반대했다. 찬성은 각각 22.9%, 25.8%에 그쳤다.

그밖에도 응답자의 49.1%는 인터넷상 게시물과 관련해 당사자의 고소 없이 검·경이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대해 반대했다. 찬성은 37%였다. 반면 네이버·다음 등의 포털 회사가 직접 불법·허위정보 등을 감시하는 데 대해 응답자의 64.8%가 찬성했다.

미디어위 여론수렴 잘못했다 48.8%

일련의 언론관계법에 대해 논의한 미디어위 활동과 관련한 평가를 가늠할 수 있는 설문항목도 있었다. 언론관계법에 대해 어느 정도를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2.7%가 조금 알고 있다고 답했다.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13.9%였다. 반면 ‘잘 모른다’(35.2%)와 ‘들어본 적도 없다’(8.2%)는 응답도 43.4%에 달했다.

미디어위가 국민 여론을 잘 수렴했는지를 묻는 질문에선 응답자의 48.8%(매우 잘못했다 23%, 대체로 잘 못했다 25.8%)가 ‘잘 수렴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잘 수렴했다(매우 잘했다 3.2%, 대체로 잘했다 11.2%)는 응답은 14.4%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36.8%였다.

한편 지난 3월 미디어위 발족 이래 여당 측 위원들은 지상파 방송3사의 여론독과점이 상당하기 때문에 대기업과 신문의 방송 진출을 통해 이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신문 신뢰도, 조선>한겨레>중앙>동아

이와 관련해 응답자들은 뉴스보도를 접할 때 가장 신뢰하는 매체가 어디냐는 질문에 방송(49.8%)을 꼽았으며, 인터넷(23%)과 신문(21.9%)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가장 신뢰하는 신문은 <조선일보>(30%), <한겨레>(17.5%), <중앙일보>(14.6%), <동아일보>(11.2%) 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현재 방송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조·중·동이 신문시장 내 영향력 1~4위 안에 모두 포함돼 있는 것이다.

가장 신뢰하는 방송은 MBC(41.9%), KBS(35.4%), YTN(9.5%), SBS(5.7%), MBN(2.7%) 순이었으며, 가장 신뢰하는 인터넷 매체는 <오마이뉴스>(31.9%), <미디어오늘>(8.4%), <프레시안>(5.4%), <데일리안>(4.6%) 등의 순이었다.

한편, 이번 설문은 컴퓨터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신뢰도 95%, 표본오차 ±3.1%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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