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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협회와 최종협상안 도출 … “제작진 자율에 맡기기로”

KBS가 방송작가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던 ‘PD집필제’ 시행에서 한 발 물러섰다. KBS와 한국방송작가협회 KBS사태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여러 차례 협상 끝에 “PD집필제 실시를 제작진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는 데 최종 합의했다.

KBS의 한 PD는 “양측은 논의 끝에 PD집필제 도입을 봄 개편 이전 상황으로 되돌려, 현장 PD와 작가의 의견을 수렴해 자율적으로 실시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사측과 대책위는 정확한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 ⓒKBS
앞서 KBS 지난 4월 봄 개편에 맞춰 9개 프로그램에 PD집필제를 전면 실시하고, 이를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KBS 구성작가협의회는 “작가 죽이기”라며 “전면 제작거부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고, 반대 목소리는 작가사회 전체로 확산됐다. 이에 KBS와 대책위는 지난 2일부터 대화에 나섰고, 수차례 면담 끝에 최근 최종안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KBS는 PD집필제 도입 자체에 차질을 빚게 됐다. PD집필제를 실시한다고 밝힌 9개 프로그램은 대부분 이전부터 PD가 원고를 써왔던 프로그램이었고, 일선 PD들은 “강제적인 집필률 할당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어서 자율 시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면담에 참여했던 이영돈 KBS 기획제작국장은 “양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에 합의했다”며 “PD집필제를 강제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제작 환경에 맞게 자율적으로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종숙 KBS구성작가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앞으로 제작현장에서 실제 합의 사항이 이행되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KBS의 한 PD는 “사측이 비판여론 확산에 부담을 느껴 잠정 합의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회사가 PD집필제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문제를 인정하고 입장을 후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압박 등을 철저히 감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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