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파는 TV] 지금 예능은 ‘스타 열애’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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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효과 톡톡…“아이디어 빈곤 드러내는 것 아닌가” 지적도

지금 예능 프로그램은 ‘스타의 열애’ 이야기로 뜨겁다. 스타의 열애는 이제 단순히 프로그램의 양념이 아니다. 프로그램 전체를 이끌 만큼 적극 활용되는 소재로 자리 잡았다. 종종 스타들이 토크쇼 등에 출연해 열애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열애 자체가 프로그램 안에 녹아들고 있다.

아예 실제 커플을 가상 결혼 콘셉트로 묶어 그들의 열애 과정을 TV를 통해 보여주기도 한다. 스타의 사생활 중에서도 가장 개인적인 영역에 속하는 열애가 이제 대중에게 속속들이 공개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 지난 15일 방송된 MBC <놀러와>에 출연한 노홍철-장윤정 커플 ⓒMBC
특히 지난 8일, 가수 장윤정과 방송인 노홍철의 교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능 프로그램은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장윤정과 노홍철이 함께 출연하고 있는 SBS <골드미스가 간다>(이하 ‘골미다’)는 이들의 열애 사실이 공개된 직후인 지난 14일 방송에서 교제에 얽힌 뒷이야기를 한 시간 동안 ‘특집’으로 꾸몄다. <골미다> 출연진들은 이들이 열애에 이르게 된 과정 등을 캐물었고, “이런 것까지 이야기해도 되나” 하면서도 자신들의 열애 과정을 방송에서 풀어놓았다.

MBC <놀러와> 역시 지난 15일과 22일 2주 연속으로 이들이 함께 출연한 ‘짝궁을 소개합니다’ 특집을 내보냈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하기 전 녹화가 진행됐지만, 열애 사실 공개 후 이에 맞는 편집이 가미됐다.

스타의 열애를 활용한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시청자들은 시청률로 화답했다. <골미다>와 <놀러와>는 모두 전주보다 시청률이 두 배 가까이 껑충 뛰며 장윤정-노홍철 열애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 14일 방송된 <골미다>는 15.6%(TNS미디어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8.6%를 기록했던 전주에 비해 시청률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놀러와> 역시 15일과 22일 방송에서 각각 15.4%와 14.8%(TNS미디어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해 지난 8일 기록했던 9.1%를 웃돌았다.

▲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고 있는 김용준-황정음 커플 ⓒMBC
장윤정-노홍철 커플 외에도 지난 1일 방송된 SBS <야심만만2-요절복통 유.치.장>에서는 진행자인 MC몽의 여자친구 주아민이 출연해 열애 뒷이야기를 털어놓았고, 지난 6일 방송된 MBC <세바퀴>에서는 탤런트 김성은이 출연해 축구선수 정조국과의 연애담을 공개, 관심을 끌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는 아예 실제 커플인 가수 김용준-황정음 커플을 투입, 이들의 가상 결혼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부부로 출연했던 가수 전진과 탤런트 이시영은 최근 실제 연인 사이로 발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화제성은 물론 시청률에서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스타의 열애에 예능 프로그램이 주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나치게 사적인 영역을 들춰내고, ‘열애’만을 강조하다 프로그램 콘셉트 자체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스타들의 열애 이야기는 콘텐츠 외적인 이슈”라며 “그럼에도 그런 얘기로 프로그램을 꾸미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콘텐츠 외적인 이슈를 끌어와야 할 정도로 아이디어가 빈곤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반증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또 ‘스타 열애 특수’가 오래 가진 못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는 “가장 자극적이고 재밌는 것이 열애설이니 최근 그런 이슈가 마케팅적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지만 너무 한꺼번에 몰아치다 보니 점점 효용이 떨어지는 상황까지 가고 있는 것 같다”며 “<골미다>의 경우처럼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열애설이 지나치게 남발되고 있어 더 이상 희소성 있는 아이템으로 쓰긴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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