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탄압·인권침해 검찰 수사 본질 흐리는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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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탄압·인권침해 검찰 수사 본질 흐리는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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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혜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부장
  • 승인 2009.06.24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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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검찰이 ‘공직자 명예훼손’, ‘판매업체 업무방해’ 혐의로 〈PD수첩〉 제작진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PD수첩〉의 내용 중 30여 곳에서 오역과 왜곡이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의도적’으로 왜곡을 한 증거를 찾겠다며 작가의 이메일을 샅샅이 뒤지고 언론에 공개하기까지 했다. 검찰이 권력을 감시·비판한 언론을 수사하며 언론탄압을 자행한 것도 모자라, 사생활침해·인권침해마저 저지른 것이다. 그러나 KBS와 SBS는 검찰의 ‘작가 이메일 공개’라는 심각한 인권침해 사실마저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MBC는 18일 ‘사생활 침해 논란’에서 검찰의 개인 이메일 공개에 대해 “실정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검찰이 개인의 머릿속을 검열해 끼워 맞추기 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작가협회의 성명을 인용하는 등 문제점을 자세하게 지적했다.

반면, KBS와 SBS는 이날 검찰 기소내용에 대한 〈PD수첩〉 제작진의 반박을 전하며 각각 “(PD수첩 제작진이) 작가의 개인적인 이메일 내용을 공개하는 등 사생활까지 침해하면서 억지로 짜 맞추기를 하고 있다며 검찰을 고발하겠다고 말했다”(KBS), “(PD수첩 제작진이)검찰이 작가 김 모 씨의 이메일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심각한 사생활 침해로 정치적 수사의 본질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SBS)고 제작진의 주장을 ‘언급’하는데 그쳤다.

이후에도 두 방송사는 검찰의 ‘작가 이메일 공개’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특히, KBS는 19일 김은희 작가가 이메일 공개와 관련해 검찰과 조선일보를 고소하자 이를 “공방”으로 몰아가기까지 했다. 19일 ‘검찰·조선 고소’에서 KBS는 앵커멘트부터 “MBC PD수첩 제작진 기소를 계기로 장외공방이 가열되고 있다”고 ‘공방’으로 접근했다. 보도에서도 김 작가가 “수사팀과 이를 보도한 조선일보를 비밀침해와 직무유기,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 소송도 내기로 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정작, 김 작가가 왜 검찰을 고소했는지는 제대로 다루지 않고 보수단체와 검찰의 주장을 나열하며 ‘공방’식으로 보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피의혐의 흘리기’를 비롯해 피의자들을 모욕하는 검찰의 비정상적인 수사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검찰은 이런 잘못된 수사관행을 반성하고 바로잡기는커녕 또다시 작가의 개인 이메일을 뒤져 지극히 사적인 메일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고 ‘국민의 알권리’라는 궤변을 늘어놓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KBS와 SBS는 이런 문제점을 제대로 비판하지 않았다. 심지어, 공영방송 KBS는 “공방”으로 몰아가며 언론탄압·인권침해라는 검찰 수사의 본질을 흐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공영방송 KBS의 실망스러운 보도행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검찰의 〈PD수첩〉 기소를 보도한 18일, KBS는 검찰의 기소사실 보도에 바로 이어 쇠고기 이력추적제 실시 사실을 두 꼭지에 걸쳐 집중취재로 보도했다. 그런데 그 두 번째 꼭지 ‘美 쇠고기 외면’은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외면’해 쇠고기 수입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 이지혜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부장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다룬 〈PD수첩〉에 대한 검찰의 기소내용을 보도한 직후, KBS가 굳이 미 쇠고기 수입업체들의 ‘어려움’을 집중 보도한 것은 단지 ‘우연’일까? 무엇보다도 정권의 언론탄압·인권탄압에는 무관심한 KBS가 정작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자들의 ‘어려운’ 처지에는 왜 그렇게 높은 관심을 보이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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