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smark0| "노희경 작가요? 깐깐해 보였어요!”, “처음이라 좀 어색했죠!” 방송사에서 척척 호흡이 잘 맞는 콤비로 소문난 kbs 표민수 pd와 노희경 작가가 서로에 대해 기억하는 첫인상이다. |contsmark1| |contsmark2| |contsmark3|이들이 만나게 된 계기는 탤런트 나문희 씨 덕분이다. 나문희 씨는 당시 kbs <바람은 불어도>의 조연출이었던 표민수 pd와 95년 베스트극장 공모우수작인 ‘세리와 수지’를 쓴 노희경 작가를 평소 눈여겨보며 만남을 주선해 줬고 그들은 96년 5월 첫 만남을 가졌다. 6시간동안이나 대화를 나누었던 첫 만남에서부터 인생과 삶을 보는 시각이 많이 일치함을 느꼈다고 한다. |contsmark4| |contsmark5| |contsmark6|그들은 그 후 <아직은 사랑할 시간>, <거짓말>, <슬픈 유혹>, <바보 같은 사랑> 등 4편을 함께 하며 이제는 작품을 가장 많이 함께 한 pd와 작가가 됐다. |contsmark7| |contsmark8| |contsmark9|“pd와 작가는 일종의 부부사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라고 노희경 작가는 간결하게 얘기했다. 모든 일을 함께 의논하며 해결하고 인생의 목표를 같이 하는 부부사이처럼 작품을 함께 하는 pd와 작가도 삶에 대한 해석과 지향점을 함께 할 수 있는 관계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contsmark10| |contsmark11| |contsmark12|실제로 그들은 금술 좋은 부부사이처럼 보이기도 했으며 이런 끈적끈적(?)한 관계로 인해 표민수-노희경 표 드라마가 탄생한다. 완벽한 호흡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단연 끊임없는 대화 때문이다. 드라마를 하지 않을 때에도 자주 연락하며 끊임없이 얘기하고 작품에 들어가면 아무리 촬영이 새벽에 끝나 피곤해도 매일매일 2∼3시간은 전화로라도 작품에 관해 얘기를 나눠 이제는 서로의 지갑속 사정까지도 알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contsmark13| |contsmark14| |contsmark15|대화 도중 튀어나오는 ‘아저씨’란 호칭이 이미 그들에게는 익숙하다. 노희경 작가는 두 살 위인 표민수 pd를 ‘감독’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아저씨’라고 부르기를 좋아한다. |contsmark16| |contsmark17| |contsmark18|표민수 pd는 “pd와 작가는 서로에 대해 세세한 곳까지 잘 알아야 한다. 서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완벽한 합의가 바탕이 돼야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사는 것이 무엇인가? 서로가 인간에 대해 느낀 것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들을 공중에 풀어놓은 채 얘기해 가는 과정은 자연스레 다음 작품의 모티브가 된다. 99년말 동성애 문제를 다룬 특집극 <슬픈 유혹>도 그보다 2년 전에 이미 표 pd의 제안으로 구상됐던 내용들이었다. |contsmark19| |contsmark20| |contsmark21|“만약 주위에서 우리가 함께 하는 것이 오히려 불안하다고 말한다면 그때 가서는 그만둬야 겠죠”라고 겸연쩍어 하며 그들은 얘기했다. |contsmark22| |contsmark23| |contsmark24|표정만 보고도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을 만큼 서로의 스타일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있어 둘은 서로에게 더없이 좋은 감시자가 되어준다. 표 pd는 노 작가가 어떤 식으로 글을 쓸것인지, 반대로 노 작가는 표 pd가 어떤 식으로 연출을 하고 촬영을 할건지 예상하며 설령 다소 마음에 들지 않은 점을 발견해도 조용하게 서로를 설득하고 이해시킨다. |contsmark25| |contsmark26| |contsmark27|서로가 다른 pd와 혹은 다른 작가와 드라마를 해도 서로의 작품은 꼼꼼히 모니터를 하며 지적해주고 있다. 실제로 노 작가는 지난 달 sbs 이종환 pd와 특집극을 했었고 표 pd도 내년 예정인 주말드라마를 이금림 작가와 할 예정이다. “외도(?)를 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익숙함을 깰 수 있고 테두리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아요”라고 노 작가는 설명했다. |contsmark28| |contsmark29| |contsmark30|그러나 그들이 만든 드라마들은 시청률에서 쓴 맛을 보기도 했다. “시청률이요? 솔직히 신경은 쓰는데 아직은 어떻게 해야 오르는지 방법을 잘 모르겠어요.” <바보 같은 사랑>은 첫 회 방영에 경이적인(?) 1%대의 시청률을 보였지만 그로 인해 콤비가 깨지지는 않았다. “서로의 탓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적은 없었어요. 시청률과 무관하게 서로의 능력을 존중하고 있는 거죠.” 그들이 시청률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냄새 나는 드라마’이다. 그래서 시청률이 높진 않더라도 고통스러울 만치 사람냄새가 진하게 배어 나오는 드라마를 통해 매니아 층을 가지고 있는 몇 사람 안 되는 pd와 작가가 된 것이다. |contsmark31| |contsmark32| |contsmark33|“지금 생각해보니 좋아하는 영화나 음식은 많이 달랐네요” 호흡이 척척 맞는 두 사람에게도 뭔가 다른 점이 있을 거라는 질문에 곰곰이 생각한 후 이제서야 생각난 듯 한 말이다. 그만큼 두 사람은 그 동안 서로의 차이보다는 공통점을 많이 봐왔던 것이다. |contsmark34| |contsmark35| |contsmark36|그러나 이런 소소한 차이점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작품을 보는 마음가짐이 너무나 일치하는데 있다. “몇 년 후 다시 봤을 때 부끄러운 드라마, 시청자들을 이용하는 드라마는 결코 만들고 싶지 않다”는 순수한 열정이 담겨있는 그들의 작품을 보는 것은 아무래도 즐겁다. |contsmark37| |contsmark38| |contsmark39| |contsmark40| |contsmark41| |contsmark42| |contsmark43|표민수 pd와 노희경 작가가 같이 한 작품 |contsmark44| |contsmark45| |contsmark46|<아직은 사랑할 시간>(98년 3월 방송) - 표pd와 노작가가 함께 한 첫 작품 · |contsmark47| |contsmark48| |contsmark49|<거짓말>(98년 3월∼98년 6월 방송) - 백상예술대상 극본상과 신인 연출상 을 받음 · |contsmark50| |contsmark51| |contsmark52|<슬픈 유혹>(99년 12월 방송) - 동성애 문제를 다룬 작품. kbs 작가상 수상 · |contsmark53| |contsmark54| |contsmark55|<바보 같은 사랑>(2000년 4월∼2000년 6월 방송) - 박영한 소설 ‘우묵배미 의 사랑’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contsmark56| |contsmark57| |contsmark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