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문진 이사 추천권, 규정에 없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권 일색 방문진 탄생하나…방통위, 3일부터 방문진 이사 후보자 모집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이하 방통위)가 끝내 MBC 노사의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 추천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이사진 구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MBC의 최대주주인 방문진 이사진 9명을 오는 3일부터 16일까지 공모접수 기간을 거쳐 이달 말께 방통위 상임위원 의결을 통해 최종 임명키로 결정했다. 현 방문진 이사진과 감사의 임기는 내달 8일 만료된다.

방통위는 또한 내달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KBS 이사 11명과 감사 1명에 대한 후보자 모집도 방문진 이사·감사 후보자 모집과 동시에 진행한다. KBS 이사는 내달 중순 방통위 의결을 거친 후 8월 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밟는다.


오는 9월 임기가 만료되는 EBS 사장(9월 18일) 및 이사 9명(9월 14일)도 오는 8월 중 별도의 공모절차를 거쳐 9월 초 방통위 의결을 통해 임명된다.

방통위는 다양한 분야의 인재 확보를 위해 자천·타천 방식으로 후보자 응모가 가능토록 했으며, KBS와 방문진 이사의 중복 응모도 가능케 했다. 다만 오는 8월 8일과 9월 14일 각각 임기가 만료되는 방문진·EBS 감사 1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모절차 없이 상임위원 간 협의 및 방통위 의결을 통해 임명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접수된 응모자를 대상으로 방송법과 방문진법 등에서 정한 결격사유를 확인, 전체 상임위원 간 협의를 통해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사회 구성은 사회 각 분야의 대표성 및 전문성 등을 고려해 이뤄진다.

“MBC 노사 추천 방문진 이사 임명 규정 없어”

방통위는 그러나 이날 논란이 됐던 MBC 노사의 방문진 이사 2명 추천 관행에 대해선 “규정에 없다”며 사실상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회의에서 야당 추천의 이병기 상임위원이 “방문진의 경우 MBC 노사가 이사 2명을 추천하는 관례가 있다는 보도를 봤다”고 운을 떼자, 방통위 실무진은 “지금까지 방문진 이사 구성이 7차례 있었는데 이중 4차례는 구성단계부터 MBC가 2명씩 추천해 모두 이사로 선인됐고, 3차례는 1명만 됐다”고 답했다.

이에 이병기 위원이 “과거 관례를 존중하는 게 마땅치 않나”라고 묻자 “MBC 출신 또는 추천이사의 과거 예를 봤지만 규정에 없다. 향후 공모신청 대상으로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의논하면서 결정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설명에 여당 측 형태근 상임위원은 “법적 근거에 따라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MBC 노사의 방문진 이사 추천권은 지난 1988년 방문진법이 국회에서 제정된 이래 계속 인정돼 왔던 것으로 방통위가 갑자기 이를 존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데 대해 언론계에선 8기 방문진을 여권에 우호적으로 편성, 현 정권에 대한 비판 보도의 책임을 물어 엄기영 사장 등 MBC 경영진을 해임시키려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