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5명중 1명 “성상납 강요·동료피해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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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EBS 외주PD, 연합학력평가 문제 학원 유출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으로 불거진 연예인 성상납 의혹이 연기자들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한국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한예조)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연기자 183명 가운데 19.1%(35명)가 ‘본인이나 동료가 성상납을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한겨레21>는 한예조의 ‘인권침해 실태 설문조사’를 단독 입수해 6일 발매된 최근호에 보도했다. 한예조는 지난 4월 전체 탤런트의 95%에 달하는 2000여명에게 설문지를 보내 183명의 회신을 받았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연예인 중 24.6%(45명)는 ‘직접적인 인권침해나 금품 요구를 받았다’고 답했으며, 68.2%(125명)는 ‘본인이 직접 당하지는 않았지만 동료의 피해를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중복 답변이 가능한 이번 설문에서, 자신이나 동료가 당한 피해의 구체적 내용으로 ‘성상납 강요’를 지목한 이가 19.1%(35명)로 나타났다. 또 ‘접대 강요’를 받았다고 응답한 사람도 34.4%(63명)나 됐다.

한예조는 설문조사와 함께 ‘심층 실태조사’도 진행했다. 연기자들에게 성상납·접대 등을 강요한 ‘가해자’나 ‘접대 상대’의 이름을 적게 했다. 그 결과 방송사 PD 및 간부, 작가, 연예기획사 관계자, 정치인, 기업인 등 10여명의 이름이 중복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예조는 이들 10여명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14명(62.3%)은 ‘요구를 거절했다가 캐스팅에 불이익을 받았다’고 답했다. 또 요구 거절에 대해 31명(16.9%)은 인격모독을, 9명(4.9%)은 음해·협박을, 7명(3.8%)은 폭언·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김응석 한예조 위원장은 “현재 ‘가해자 리스트’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중”이라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와 장자연씨 사건 수사 재개가 가해자들에게 경종을 울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상납 강요’ 핵심 빠진 장자연 수사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일본에서 붙잡아 온 장씨 소속사 전 대표 김아무개(40)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범죄사실’에서 의혹의 핵심인 성상납·술시중 강요를 뺐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경찰이 김씨를 구속한 뒤 성상납 의혹 등을 집중 수사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찰 수사가 ‘용두사미’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한겨레 7월 6일자 9면.
보도에 따르면 한풍현 경기 분당경찰서장은 5일 김 전 대표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숨진 장씨를 폭행·협박했을 뿐 아니라 장씨 돈까지 가로챈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술시중 등을 강요한 부분에 대해선 김씨가 계속 부인하고 있어 영장 내용에서는 빠졌다”고 말했다. 한 서장은 이어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이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씨의 영장 실질심사는 6일 오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기사는 지난 3일 김 전 대표가 강제 송환된 뒤 이틀 동안 수사를 벌인 경찰이 구속영장에서 강요죄를 뺀 것은 일단 ‘숨고르기’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술자리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장씨가 기획사에 필요한 일이라 스스로 참여했다”며, 강요 행위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일단 혐의 입증이 쉬운 폭행 등으로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한 뒤, 강요 부분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을 가능성이 높다. 한 서장은 “영장이 나오면 경찰에서 수사할 수 있는 시간이 열흘”이라며 “이 기간에 예전에 조사한 내용과 맞춰 보면서 혐의를 밝히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의 이런 태도는 지난 4월 말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대부분의 유력인사에 대해 참고인 중지(또는 내사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김 전 대표 조사를 통해 혐의를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만 잡히면 모두 해결된다’는 식이었는데, 이제는 김 전 대표를 조사하고도 ‘입을 열지 않는다’고만 하고 있는 셈이다.

경찰은 또 장씨의 자살에 김 전 대표의 협박 등이 얼마나 작용했는지, 김 전 대표의 일본 도피에 배후가 없는지 등도 규명해야 하지만, 김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해서도 의혹 부인으로 일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확인된 혐의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해 6월 장씨의 소속사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열린 파티 도중 자신의 사생활을 남에게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장씨를 옆방으로 데려가 페트병 등으로 폭행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또 지난 1월엔 장씨 몫의 영화 출연료 542만여원 가운데 242만여원을 가로챈 사실도 확인돼 구속영장에 혐의 사실이 추가됐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월에는 장씨의 지인에게 마약 복용 사실이 있는 것처럼 알려 장씨를 협박하기도 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강제추행 혐의로 체포됐다가 경찰이 마약을 찾기 위해 자신의 승용차를 압수수색하던 중 비상계단을 통해 달아난 뒤 일본으로 도피한 것으로 밝혀졌다.

EBS 외주PD, 연합학력평가 문제 학원에 유출

서울경찰청은 5일 지난 3월11일 치러진 연합학력평가 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EBS 외주제작사 PD 윤모씨(44)와 강남구 대치동 ㄱ언어학원 원장 김모씨(35), 실장 김모씨(32) 등 3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보도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시험 하루 전인 3월10일 전 영역의 문답지 파일을 입수해 조카인 학원장 김씨에게 제공한 혐의다. 학원장 김씨 등은 파일 중 2~3학년 언어영역 지문 3개와 관련 문제를 학원 수강생 150여명에게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윤씨가 지난 2년 동안 6차례에 걸쳐 EBS에 제공된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를 학원장 김씨에게 제공한 사실을 확인하고 내부 공모자가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윤씨는 지난해 4월 시험부터 가장 최근에 치러진 지난 6월 시험까지 6차례에 걸쳐 연합학력평가 문제를 시험 하루 전날 빼돌려 김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에 따르면 학원장 김씨는 경찰에서 “학생들에게 제공한 것은 3월 문제 한 차례밖에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와 학원장 김씨의 휴대전화·컴퓨터 하드디스크·계좌 등을 추적해 이들이 강남 일대 다른 입시학원으로도 문제를 빼돌렸는지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윤씨가 지난 3월10일 김씨에게 제공한 문답지에 언어영역뿐 아니라 수리·외국어 등 전 영역이 담긴 사실을 확인하고 문서입수 과정도 수사할 방침이다.

EBS는 2004년부터 학력평가 주관 교육청으로부터 하루 전날 문답지가 담긴 CD를 제공받아 시험 직후 방영되는 문제해설 인터넷 방송 ‘모의고사 논스톱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EBS 측은 “문답지 CD는 방송국 주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입력돼 각 영역 해설방송을 맡은 담당 PD들에게 일부만 제공된다”면서 “언어영역 방송을 맡은 윤씨가 어떻게 전체 문제지 파일을 입수했는지 경찰에 조사해 줄 것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만간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등을 불러 정확한 문제 유출 경위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또 EBS에 문제지가 제공된 2004년 이후 문제지 유출 사례가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다른 수능담당 PD들에 대해서도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EBS 방송국 제작팀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2대를 확보하고 자료를 분석 중이다.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전국 고교 1∼3학년 183만여명을 대상으로 3학년은 매년 6차례, 1·2학년은 4차례 치러지며 내신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공영방송 낙하산 이사 방지를 위한 태스크포스’ 발족

한겨레는 정부가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KBS 이사를 친정부 인사로 채우려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해당 방송사들과 시민·언론단체들을 중심으로 공모 중단과 독립적인 공영방송 이사 추천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국 48개 시민·언론단체들로 구성된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과 전국언론노조, 한국PD연합회, MBC 노조, EBS 노조 등은 최근 ‘공영방송 낙하산 이사 방지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들은 9일 국회 헌정관에서 공영방송 이사의 역할과 투명하고 민주적인 공영방송 이사 선임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고 공영방송 이사 선임의 원칙과 기준을 정부에 제시하기로 했다. 김정대 미디어행동 사무처장은 “친정부적 인사로만 채우거나 여야가 나눠먹기식으로 이사회를 구성해서는 공영방송이 제구실을 하기 어렵다”며 “현재의 공모를 중단하고 투명하고 독립적인 절차와 원칙을 마련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언론법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던 전국언론노조는, 공동 태스크포스와는 별개로 이번주부터 언론법과 함께 공영방송 이사 선임 문제를 핵심 주제로 다루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동안 관망 자세를 보였던 KBS 노조도 3일 성명을 내어 “작금의 한국방송 이사회는 정권이 장악한 방통위에서 정치적 안배로 구성된 방통위원들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로, ‘정치권의 나눠먹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언론의 자유와 한국방송의 독립, 민주주의 사수를 위해 한국방송 이사 공모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지식인 100명 설문조사 … 소통 1위 박원순-불통 1위 이명박

우리 사회에서 소통을 가장 잘하는 인물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소통을 가장 잘 못하는 인물은 이명박 대통령이 꼽혔다.

<경향신문>이 진보·중도·보수 지식인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분열하고 막힌 한국, 소통합시다’ 특집 기획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 26명이 박원순 이사를 소통을 잘하는 인물로 꼽았다.

▲ 경향신문 7월 6일자 5면.
설문에 답한 지식인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소통을 못하는 이유에 대해 △압도적 표차의 대선 승리 △지역적·계급적·정책적 편향 △고정되고 한정된 인력 풀(Pool)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우선 이 대통령의 기본적인 소통의 방식 문제를 제기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금의 리더는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 대통령은 1970년대 식으로 자신이 모두 이끌려고만 하고, 남의 생각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여긴다”며 “소통의 중요한 경로인 정당을 자신을 뒷받침하는 도구로만 여기니까 소통이 안 된다”고 했다. “소통은 무형의 업적인데 CEO 출신이다보니 유형의 업적만 추구하고, 반대하는 사람은 타도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소통의 계급적 편향성도 ‘불통 인물’로 꼽혔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최근까지 전경련을 비롯한 대기업 회장단 등과의 만남은 이어갔지만 사회적 약자·소수자 특히 정부 정책 반대 그룹과는 대화 자체를 거의 하지 않았다.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정책 편향성’과 라디오 대화 등 방식의 일방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소통은 사회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서민들과 하는 것인데 특권층, 부자들을 위한 정책만 쓰기 때문에 소통이 안 되는 것”이라며 “라디오에서 사람들한테 말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당시 2위와의 압도적 표차의 승리도 ‘불통’의 근거로 제시된다. 한상진 서울대 교수는 “정치가 무서운 세계라는 것에 대한 경각심이 없고 자기도취적이다”이라며 “이 대통령이 너무 큰 표차로 승리한 게 문제다. 그것이 대통령의 입지를 현저하게 좁게 만들고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최재규 자율교육학부모연대 공동대표는 “이명박 대통령 측근에 있는 인력들이 너무 좁아 선거 때 이 대통령 주위에 맴돌던 사람들을 바꿔가며 쓰고 있다”며 “주위 측근들이 만날 좋은 얘기만 해주니 그 밖의 세계가 보이지 않고, 국민과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근속 비정규직, 무지계약직으로 봐야’ 법원 판례 … KBS 비정규직 상당수

비정규직법의 정규직 전환 조항이 지난 1일 발효된 가운데, 비정규직 노동자의 계약 해지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2년이 넘었다고 무조건 해고할 수는 없다는 반론이 노동계와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법원은 수차례 계약을 반복 갱신한 노동자를 ‘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무기계약직)로 봐 왔다. 따라서 이런 법 해석에 따라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 요건을 갖춘 경우, 비정규직법이 발효됐다고 해서 계약을 해지하면 부당해고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비정규직 420명의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KBS의 경우에도, 5일까지 계약해지를 당한 21명 가운데 14명이 2004년 이전부터 일한 장기 근속자들이다. 김효숙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 비정규직 지부장은 “대부분이 회사에서 ‘별다른 사유가 없으면 계속 일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크다”라며 “부당해고 소송을 벌일 것” 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겨레는 “또 하나의 쟁점은 비정규직 일자리가 상시적 업무에 해당하느냐 여부”라고 지적했다. 장기 근속자일 경우, 일자리가 상시적 업무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비정규직법의 정규직 전환 조항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주가 노동자들의 계약을 해지한 뒤 파견업체 등 외주업체로 돌리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권영국 변호사는 “파견업체로 전환된 노동자에게 기존과 똑같이 업무를 직접적으로 감독·지시하면 부당해고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박난 영화’ 드라마 되면 부진한 이유는?

MBC는 최근 주말 심야 시간대를 통해 성공한 영화를 드라마로 리메이크해 편성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친구, 우리들의 전설>에 앞서 방송된 <2009 외인구단>도 이현세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을 원작으로 삼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1986년 이장호 감독의 영화를 먼저 떠올린다.

<조선일보>는 영화,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의 결과는 신통치 않다며 그 원인에 대해 분석했다. 실제로 <2009 외인구단>이 7~8%의 저조한 시청률 속에 조기 종영을 했고 <친구, 우리들의 전설>도 9%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SBS의 <타짜>도 같은 신세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조선일보 7월 6일자 23면.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2001년 개봉, 818만명을 동원한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조선은 “그래서일까? 영화를 길게 늘였을 뿐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기본 설정은 물론이고 장면 구성, 촬영 장소도 영화와 큰 차이가 없으니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다음 회가 궁금하지 않다고 적었다. JS 픽처스 이진석 대표는 “굉장히 공들여서 찍었는데 신선한 느낌을 주지 못하니 안타깝다”며 “현빈·김민준 등 배우들의 연기 톤도 영화와 너무 흡사해 재방송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2009 외인구단>도 원작을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려는 노력이 거의 없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작년 SBS TV를 통해 방영된 <타짜>는 허영만의 동명 만화가 원작. 영화 <타짜>가 흥행에 성공한 뒤 드라마로 제작됐다. 하지만 15% 안팎의 시청률로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다. 당시 일부 전문가들은 “도박·폭력·섹스를 정면에서 다루는 만화가 바로 ‘타짜’인데 안방극장에서는 표현의 한계가 있지 않으냐?”며 실패를 예언했다.

조선은 <친구, 우리들의 전설>도 비슷한 덫에 걸려 있다고 지적했다. 원작을 감안하면 학교 폭력, 성인 조폭들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다뤄야 하는데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을 붙였다고 해도 영화처럼 ‘리얼’한 화면이 나올 수가 없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뿌옇게 처리된 화면이 너무 많아 몰입을 할 수 없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2009 외인구단>은 정서 자체가 지금 시청자들과 동 떨어져 있었다는 분석이 많다. <하얀거탑>을 쓴 이기원 작가는 “요즘 안방극장에서는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가 대세인데 ‘2009 외인구단’의 엄지는 남자들 때문에 운명이 결정되는 소극적인 인물”이라며 “드라마의 주 시청층이 여성인 점을 감안하면 이런 부분만큼은 변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조선은 또 영화와 드라마의 문법이 다르다는 점도 지나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CJ 미디어 안상휘 드라마제작팀장은 “호흡이 길고 차분한 영화와 달리 드라마의 경우 시청자들이 조금만 지루해도 채널을 돌려버리기 때문에 좀 더 빠른 장면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관희프로덕션 이관희 대표는 “영화는 영상미에 비중을 두고 좀 더 충격적이고 노골적인 이야기를 담아내게 되고, 드라마는 등장인물의 진솔한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2009 외인구단’과 ‘친구, 우리들의 전설’을 보면 TV의 속성을 감안한 각색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기사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리메이크의 경우 소재와 정신만을 취하고 나머지는 전부 새롭게 창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조선은 2006년 방송된 MBC TV 드라마 <환상의 커플>을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았다. 골디 혼과 커트 러셀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오버보드(Overboard)’를 원작으로 했지만 경남 남해를 배경으로, 기발한 대사들이 넘쳐나는 새로운 느낌의 드라마로 각색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방송된 SBS TV <식객>은 오히려 앞서 개봉한 영화 ‘식객’ 대신 원작 만화 ‘식객’의 에피소드를 충실하게 만들어 성공한 사례. 이기원 작가는 “<하얀거탑>을 쓸 당시 비슷한 장면을 쓰게 될까 봐 원작 소설에만 몰입하고 TV용으로 제작됐던 일본 드라마는 아예 보지 않았다”며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주기 위한 원칙이었다”고 했다.

전자 “사이버모욕죄, 국회 통과 힘들 듯”

<전자신문>은 ‘사이버모욕죄’, ‘모니터링 의무화’ 등 강력한 인터넷 규제를 담은 정보통신망법(이하 망법) 개정안의 국회통과가 어려워질 전망이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민주당 등 야당이 일제히 반대하는 가운데 최근 여당의 핵심 인사들까지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으며, 김형오 국회의장도 직권상정은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하면서 망법 개정안의 폐기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정두언 의원은 지난 3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주한영국대사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으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디지털 시대 표현의 자유’ 콘퍼런스에 발표자로 참가해 “사이버모욕죄·임시조치(블라인드제)·모니터링의무화 등 여당이 발의한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많은 것 뿐만 아니라 인터넷 산업을 위축시키고 글로벌 추세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정 의원은 특히 “망법 개정안이 한나라당의 당론인 것처럼 인식되지만 그렇지 않으며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의원들이 많아 국회 통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은 정 의원의 발언은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전제에도 불구하고 여당의 핵심인물이라는 점과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는 한나라당 내 새 기류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형오 국회의장은 인터넷 포털 CEO와의 간담회에서 “인터넷은 자유와 창의가 살아 숨쉬는 공간이어야 하며 법적 규제보다 민간 자율규제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언급해 적어도 ‘망법에 대한 직권상정은 없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최근 청와대 기류와 정 의원과 김 의장의 발언을 종합해 볼 때 망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를 두고 국회의 한 관계자는 “다른 미디어법과는 달리 망법의 사이버모욕죄 등은 국민의 반감이 너무 클 뿐만아니라 법안이 발의된 촛불 정국 시점과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진 만큼 이 법안의 비중도 좀 줄어든 것 아니겠냐”고 조심스레 관측했다. 이럴 경우 국회 본회의에 상정이 된다고 해도 당론으로 가기보다는 의원의 개인 판단에 따라 표결처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야당 등 일각에서는 “사이버모욕죄 등 망법은 6월 한나라당 정책위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하는 법안에 포함돼 있다”며 “정 의원이 소통위원장으로서 개인의견을 피력한 것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정보통신망법은 문방위 상임위원회에 상정됐으며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상임위 소위 심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표류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생전 모습 ‘미공개 동영상 11편’ 공개

한겨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 등을 담당하는 봉하 전례위원회가 5일 노 전 대통령 생전 모습이 담긴 미공개 동영상 11편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누리집 ‘사람사는 세상’에 이날 공개된 동영상은 모두 지난해 촬영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오랜 참모인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의 출판기념회에 보내려던 축하 영상메시지 1편 외엔 모두 봉하마을의 생활상을 담고 있다.

안 최고위원에게 보내려던 동영상에는 촬영 도중 안 최고위원을 생각하며 밀려오는 회한과 미안함에 눈물을 가누지 못하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 등이 담겨 있다.

귀향 뒤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미공개 동영상은 찾아온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려고 무릎을 굽히거나, 군입대 전 봉하마을을 찾은 젊은이들을 격려하는 모습, 사진 촬영 포즈를 취해달라는 방문객 앞에서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이는 모습 등이다.

이날 공개한 동영상에는 방문객을 맞지 않는 날 부인 권양숙씨와 함께 마을 주민들이 차린 노점에서 식혜를 사먹는 모습, 기향 뒤 처음 맞이한 생일에 마을 회관에서 샴페인을 터뜨리며 쑥쓰러워하는 모습이 생생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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