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부분 편성조정, 봄 개편 실패 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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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성·제작 모니터단 “‘역사추적’ 1년간 3번이나 방송 시간 바뀌어”

KBS가 최근 단행한 부분 편성조정에 대한 내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KBS PD들로 구성된 ‘편성·제작환경 모니터단’은 8일 성명을 내 “이번 편성 조정은 지난 4월 개편이 완전한 실패작이었음을 자인한 셈”이라며 “이러한 파행은 현재 제작과 편성의 괴리현상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는 이번 부분 개편에서 월요일 오후 11시 30분 방송되던 1TV <역사추적>을 <역사스페셜>로 제목을 바꿔 원래 시간대인 토요일 오후 8시로 편성했고, 이 시간에 방송되던 <토요일 가족이 부른다>는 같은날 오전 11시로 자리를 옮겼다.

▲ 편성 조정으로 방송 시간이 변경된 1TV <토요일 가족이 부른다> ⓒKBS

모니터단은 “지난 4월 개편 당시 <역사추적>을 월요일 심야시간으로 옮기는 것에 대해 제작진은 10년 넘게 고정시간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급작스럽게 옮기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지만 아무런 참고가 되지 못했다”면서 “공영방송 KBS의 대표적인 역사 프로그램이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3번이나 편성 시간이 바뀌는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역사추적> 대신 토요일 오후 8시에 편성된 <토요일 가족이 부른다> 역시 적절한 시간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며 “결국 이번 부분 개편에서 두 프로그램 모두 원상복귀가 됐는데 어느 누구도 이런 일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제작에 대한 관료주의적 통제 … 편성 실패,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게 현실”

이어 편성·제작환경 모니터단은 “제작에 대한 편성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둘 사이에는 갈수록 불신이 커지고 소통의 벽이 높아져 가고 있다”면서 “누가 기획했는지도 모르는 프로그램이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상황이 벌어져도, 10년 넘게 프로그램을 맡아온 MC가 하루아침에 날아가도 누구 하나 책임지거나 해명하지 않는 것이 지금 KBS의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모니터단은 또 “지난 봄 개편의 실패는 단순하고 우연한 실수가 아니라 관료주의적이고 경직되어 가는 사내 의사결정구조 때문”이라며  “이러한 현상들은 지금의 KBS가 신뢰도 1위의 아성이 무너지고, 프로그램 경쟁력이 서서히 저하되는 위기 상황을 맞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실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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