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영화 경계 허물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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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영화 경계 허물어지고 있다”
[인터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 ‘뮤’ 이와모토 히토시 감독
  • 부천=원성윤 기자
  • 승인 2009.07.16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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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그려지는 미군의 모습은 그리 유쾌하지 않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은 미군 부대의 포르말린 한강 방류사건을 빗대 한강에서 괴물이 탄생하게 하는 생산자 역할로 미군을 그려냈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주일미군의 아이들이 자아정체성으로 인해 일본 사회에서 혼란을 겪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영화 〈뮤〉는 걸프전 무렵 미군이 개발한 신화학무기 ‘뮤’(MW)로 인해 일본의 한 섬마을을 초토화 된 이후 살아남은 주민이 무참히 학살당하는 것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두 명의 소년이 간신히 살아남아 남지만, 한 명은 신분을 숨긴 테러리스트로, 다른 하나는 신부로 성장한다. 이들은 서로 친구로 지내면서도 당시 학살에 가담했던 사람들에 대한 복수의 방식을 놓고선 서로 대립한다.

▲ 영화 <뮤>(MW) ⓒPifan
영화 〈괴물〉에서는 괴물을 없애기 위해 군당국이 가지고 온 화학살상 무기 ‘옐로우 에이전트’가 등장한다. 이는 베트남 전에서 뿌린 ‘에이전트 오렌지’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영화 〈뮤〉역시 히로시마 원자폭탄을 연상시키듯 미국의 화학 살상 무기인 ‘뮤’(MW)로 제국주의적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그려낸다. 하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괴물〉이 무력하기만 한 ‘국가’ 대신 선한 의지를 가진 ‘가족’이 사건을 풀어간다. 하지만 〈뮤〉는 이러한 행위가 벌어지도록 한 묵시적 동의자, 즉 학살에 가담한 일본인에 대한 처벌을 담고 있다. 섬마을이 초토화 된 것에 대한 은폐는 고스란히 이들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향상으로 이어졌다. 주인공은 이들을 처단하면서 복수하려고 한다.  

〈노다메 칸타빌레〉(2006)의 주인공 다마키 히로시가 세상을 파괴하는 테러리스트 유키 미치오 역을 맡았다. 몸무게를 7kg이나 감량했다는 그는 목소리가 아니었으면 못 알아볼 정도로 날카로운 인상으로 바뀌었다. ‘노다메’를 바라보던 선배의 따스한 눈빛은 ‘뮤’(MW)를 가지기 위해 시뻘겋게 충혈되는 무서운 눈매로 바뀌었다. 드라마 〈백야행〉(2006)에서 열연한 야마다 다카 유키가 갈등하는 신부 역을 맡았다. 냉철한 범행을 할 때마다 참회를 권하지만, 그의 계략에 빠져 그 역시도 성스러운 신부복에 새빨간 선혈을 묻히게 되고 만다.

영화 〈뮤〉는 〈철완 아톰〉, 〈밀림의 왕자 레오〉, 〈블랙잭〉 등을 그린 데즈카 오사무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해 만든 작품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기획됐지만, 장대한 줄거리와 규모 때문에 번번이 좌절됐다. 그러나 이번 작품을 이와모토 히토시 감독은 126분의 러닝타임을 군더더기 없이 소화하며 원작의 이미지를 한껏 살렸다.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개막작으로 뽑은 영화 〈뮤〉의 이와모토 히토시 감독과 16일 기자 시사회에 앞서 인터뷰를 가졌다. 이와모토 히토시는 도쿄대 졸업 후 니혼 텔레비전에 입사해 여러 인기작을 만든 베테랑 연출가다. 드라마 〈내일 날씨 맑음〉(2003), 〈여왕의 교실〉(2005), 〈노부타를 프로듀스〉(2005), 〈단 하나의 사랑〉(2006), 〈엔카의 여왕〉(2007) 등을 연출했고, 〈내일이 있다〉(2002)로 영화감독에 데뷔했다.

▲ 영화 <뮤>(MW)의 이와모토 히토시 감독 ⓒPifan
이하는 이와모토 히토시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 한국에 온 소감은.
“4분 만에 티켓이 매진됐다는 얘길 듣고 무척 흥분됐다. 이번 부천 영화제에 〈뮤〉가 소개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에서 제가 연출한 TV 드라마를 다운로드 해서 제 작품을 많이 본 것으로 안다. (웃음) 고맙게 생각한다.”

- 〈뮤〉는 어떤 작품인가.
“〈뮤〉의 원작자인 데즈카 오사무는 일본에서 만화의 신으로 불린다. 휴머니즘이 담겨있는 작품이 많은데 인간 내면의 어두운 부분을 그려 그의 작품으로는 이색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주인공은 어렸을 때 독가스에 노출돼 뇌에 손상을 입어 엽기적인 살인 행각을 저지른다. 하지만 그가 저지르는 행위에는 미군이라는 거대한 악과 싸운다는 점이 있다. 악역이지만 더 큰 악과 싸우는 인간의 이면성을 봐주기를 바란다. 그가 저지르는 비정상적 행위에서 아름다움마저 느낄 수 있다.”

- 작품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사실 테마가 복잡하고, 영상화하기 어두운 작품이다. 원작은 30년 전에 나온 작품인데 작품이 나온 후에 일본 지하철 가스 테러나 미국 9·11 테러를 접하면서 오히려 현대에 더 적합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이번 작품에 중점을 둔 부분은.
“오프닝을 태국에서 한 달간 촬영했다. 대사가 거의 없는 액션이었기 때문에, 카메라 워크 등에 역량을 결집시켰다. 그리고 CG부분에서 서스펜스 영화로 완성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노력했다.”

- 기술적인 부분은.
“최근에는 하이비전(일본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HDTV의 명칭)으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작품은 35mm로 촬영했고, 촬영을 담당한 미시자카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촬영기법을 배워와 카메라 워크에 많이 활용했다. 그동안 TV 드라마에 영화기법을 활용한 것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TV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스케일을 영화에 구현하려 애썼다.”

- TV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했고, 영화도 연출했다.
“현재 일본은 TV와 영화의 경계선이 모호해지고 있다. TV 드라마 출신 영화 감독이 많아지고 있고, 그만큼 영역을 많이 넓히고 있다. 참고로 〈화려한 스파이〉라는 코미디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한국 스파이로 고아라 씨가 출연하고, 코미디언 조혜련 씨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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