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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내키는대로 듣기]
  • 차우진 대중음악웹진 'weiv' 에디터
  • 승인 2009.07.21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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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우진 대중음악웹진 'weiv' 에디터
Mnet에서 방영하는 〈2NE1TV〉의 시청률이 1%를 가뿐히 넘겼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제 겨우 3회를 방송한 프로그램으로선 꽤 놀라운 기록이다. 게다가 본방과 재방까지 모두 1%를 넘겼다고 하니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다. 2NE1이 아무리 대단한 신인이라고 해도 이들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TV의 시청률까지 높다는 건 좀 다른 얘기다. 〈2NE1TV〉는 2NE1의 일거수일투족을 담는 리얼리티 TV다.

‘해적방송’이란 부제에 걸맞게 이 프로그램은 VJ가 멤버들을 쫓아다니는 건 물론, 본인들이 직접 카메라를 잡기도 한다. 몇 년 전 방영된 〈빅뱅 다큐멘터리〉가 연상된다. 그때는 빅뱅이란 이름도 없을 때였다. 그들은 그야말로 햇병아리들이었다. 다큐멘터리는 이 햇병아리들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 무대에 서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줬다. 당시로서는 그런 식의 리얼리티 쇼는 처음이었다. 시청률도 높지 않았다. 그 다큐멘터리가 화제가 된 건 빅뱅이 데뷔하고 유명해진 다음이었다. 그래서 〈2NE1TV〉가 흥미롭다. 여러 가지 맥락에서 아이돌 그룹에 대한 다른 관점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2NE1TV〉는 YG엔터테인먼트가 기획과 제작을 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니까 자기들 스스로 자기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Mnet은 촬영과 편성, 방영을 맡는다. 여기에 네이버의 미투데이 서비스(단문 메시지로 그때그때 감정과 감상을 적는 서비스)가 방송 외의 모습을 중계한다. 케이블 채널과 온라인 커뮤니티가 결합된 서비스다. 명백하게 케이블 채널을 챙겨보고 인터넷과 모바일을 끼고 사는 10대를 중심으로 한 기획이다. 아이돌 그룹을 소비하는 계층 그룹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과 정서 등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2NE1TV〉는 YG엔터테언먼트의 자신감과 확신을 엿볼 수 있을 정도다.

▲ 24시간 해적방송 <2NE1TV> ⓒMnet
게다가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리얼리티 쇼와는 다른 관점으로 아이돌 그룹을 비춘다. 〈2NE1TV〉에서 멤버들은 수시로 ‘쌩얼’을 보여준다. 싸이에 셀카를 올리듯이 카메라를 향해 예쁜 표정을 짓기도 한다. 서로 장난치고 어울리는 건 기본이다. 마냥 즐거워 보인다. 밤새서 연습을 해도 즐거워 보인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일단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약 오를 정도다. 이들은 하루 종일 노래하고 연습하고 노래하고 연습하는 걸 반복한다. 그러는 동안에 시청자들은 씨엘과 민지, 박봄과 산다라가 쇼에 나오는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소녀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를테면 현실감이다. 이런 동질감은 브라운관에 비치는 이미지를 분리시키는 게 아니라 강화시킨다.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하는 이미지는 호그와트 학교에서 런던으로 돌아오는 해리포터처럼 강력하다.

하지만 〈2NE1TV〉가 시사적인 건 지금 이 시대의 아이돌을 다르게 보기를 권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아이돌을 보는 관점은 단순했다. 시장이 단순했고 수용자들의 태도 또한 단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대중음악 시장은 엔터테인먼트 시장과 더 밀접하게, 치밀하게 관계를 맺고 진화를 거듭한다. 새로운 서비스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그 시장은 또 다른 시장으로 분화한다. 사업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에 아이돌을 그저 아이돌로 바라보는 건 한계가 있다. 그들의 존재가 가리키는 지점을 오해하게 된다. 그걸 피하려면 음악만 들어선 곤란하다. TV를 보고 인터넷 커뮤니티를 들락거려야 한다. 거기서 동시대성을 발견한다. 그래서 적어도 내게 〈2NE1TV〉는 “21세기의 대중음악을 어떻게 봐야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관점을 환기시킨다. 답은? 그저 부지런히 그들 뒤를 좇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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