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영화는 오직 부천에서만 볼 수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권용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프로그래머

올해로 4번째 프로그래머를 맞고 있는 권용민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한 해 1000편에 달하는 영화를 본다고 한다. 부천을 통해 처음으로 상영되는 프리미어가 날로 늘어가면서 영화제에 대한 호평도 잇따르고 있다. 고심 끝에 고른 201편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 권용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프로그래머 ⓒPD저널
- 올해 영화제 경향은.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는 워낙 좋은 영화들이 많아 고르는데 엄청 고심했다. 영화제 유일의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에는 서구영화 6편과 아시아영화 6편으로 동서 대결이 됐다. 특히 아시아 지역 장르영화들은 지역성과 세계성을 동시에 겸비하고 있다. 대만 최초의 슬래셔 영화 〈인비테이션 온리〉를 비롯해 한국의 시대극 탐정물인 〈그림자살인〉과 한국에서 보기 드문 좀비영화 〈이웃집 좀비〉 등 가장 뜨거운 섹션이다.”

- 주온 10주년, 여고괴담 전작전, 체코SF 특별전, 1980년 한국성애영화, 홍콩 제작사 D&B 회고전 등 섹션이 풍성하다.
“표현이 건방질 수 있겠지만, 부천이 아니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여고괴담〉 10년은 5편에 대한 평가를 차치하고서라도 한국영화 산업에 투명성을 개척했다는 점과 장르영화 개척점이라는 지점에서 재평가 받을 필요가 있다. 1980년 한국 성애영화 특별전은 3S 정책으로 폄하됐지만, 김기영 감독의 〈자유부인〉 등의 작품들은 다시 자양분이 돼 후배 감독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같은 시기 홍콩 뉴웨이브를 이끌었던영화사 D&B(덕보전영공사)를 통해 도시의 감성과 불안을 그려낸 주옥같은 작품들을 조명했다.”

- 최근 일본에서는 TV드라마의 영화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일본은 드라마를 만들어 성공한 것 중에 골라서 영화로 만든다. TBS, 아사히, NTV(니혼TV) 등 방송사 안에 영화 파트를 만들어 토호(TOHO) 같은 배급사를 통해 영화를 내보냈다. 〈히어로〉, 〈루키즈〉 같은 게 드라마 PD가 연장선으로 성공한 사례다. 하지만 일본 안에서도 찬반논란은 있다. PD들이 작품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고, 친화력을 높인 다음 극장에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영화만의 장르 특성이 퇴색된다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 앞으로 부천 국제영화가 나아가야 방향은.
“항상 바뀌어야 한다. 바뀐다는 건 흐름과 함께 관객들에게 어떻게 편안하게 소개할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부산과 전주의 차별성을 찾는 것이다. 모든 관객들이 영화를 볼 때 공부를 하러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러 형태의 즐거움을 줘야한다. 주로 젊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로 맞춰갈 생각이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