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붙이느냐 막아내느냐,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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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붙이느냐 막아내느냐,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인터뷰]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 김고은 기자
  • 승인 2009.07.21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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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기 집행부 출범 이후 첫 파업이다. 각오를 밝혀 달라.
“지난 1·2차 총파업으로 한나라당의 언론악법 일방 처리를 저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6개월여 동안 한나라당 주장의 허구성이 드러났고, 국민들의 인식도 많이 제고됐다. 모든 것은 분명해졌다. 지금은 마지막으로 밀어붙이느냐, 막아내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마지막 순간이다. 다행히 KBS 노조가 큰 의미에 공감하고 하루 시차는 있지만 총파업 전선에 함께 하기로 하면서 지난 1·2차 총파업보다 언론노조 내부의 투쟁역량이 훨씬 강화되고 객관적인 정세도 호전됐다. 때문에 이번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낙관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하는 등 다양한 변수가 나타나고 있다.
▲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PD저널

“박근혜 전 대표가 국민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 책임지고 한 발언이라면 수십 명에 달하는 친박계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단독 처리는 동력을 상실했다고 본다. 한나라당은 깨끗하게 물러서야 한다. 여기서 밀리면 정국 주도권을 상실할 것이란 두려움 때문에 계속 해서 밀어붙이고 있는데, 참으로 무책임한 처사다. 밀어붙여서도 안 되고, 밀어붙여서 될 일도 아니다. 국민 여론을 무시한다면 이명박 정권은 언론노동자는 물론 전 국민적인 저항을 초래할 것이다.”

-이번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몰아 사법적인 처벌을 가할 수도 있다.
“지난 4월 〈PD수첩〉 압수수색 저지에 대해 공무집행방해죄로 이미 사건이 검찰에 배당된 상태다. 이번 파업도 어떠한 이유로든 형사 처분 위협을 가할 거다. 가능하면 합법적인 방식으로 정당하게 투쟁하면서 국민과 정치권에 우리의 의지를 알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에서 우리를 포함한 언론노조 간부들에 대한 사법적인 위협을 가한다면, 그것은 정치적인 의도일 게 분명하다. 불가피하게 위협을 받게 된다면 감수할 각오가 돼 있다.”

-MBC로선 언론법 외에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등 많은 현안들이 있다.
“MBC를 위협하는 외부 요인이 많다. 이번 파업 투쟁이 언제까지 진행될지 모르지만, 공영방송의 존재 가치와 MBC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합원들 각자가 MBC 구성원이 어떤 역사적인 소명을 갖는지 깨닫는다면 앞으로 MBC에 닥칠 외부로부터의 갖은 위협 또는 내부로부터의 위기를 극복해 가는 큰 에너지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언론이라는 사회적 공기를 책임지고 있는 일원으로서 MBC 구성원들은 상당히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파업 투쟁 이후에도 그것들이 훨씬 발현될 것이라고 본다.”

-총파업 이후 투쟁 방향은 어떻게 되나.
“이번 3차 파업 투쟁은 1·2차 파업 투쟁의 대단원이 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머지않아 이 싸움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다. 우리에겐 명확한 시대적 대의가 있기 때문에 이길 거라고 확신한다. 그 이후에는 공영방송 MBC가 민주화 이후 가장 위기에 처한 상황이기 때문에 외부의 정치적인 공격으로부터 MBC를 지키고, 조직의 건강성을 유지하며 양질의 프로그램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더욱 확고한 이상을 갖추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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