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질서유지권 발동…여야 난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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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질서유지권 발동…여야 난투극
[현장] 야당 측 부상자 속출…국회의장·한나라당 대기
  • 김세옥 기자
  • 승인 2009.07.22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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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국회의장이 한나라당의 요구대로 22일 본회의를 열어 여당의 언론관계법 개정안 등 4개 법안을 직권상정 하기로 결정한 뒤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질서유지권을 발동하면서 국회는 전쟁터로 돌변했다.

한나라당 의원 70여명은 이날 오전 직권상정을 요구하며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 주변을 점거 중이고, 여당 의원들의 추가 진입을 막기 위해 민주당 등 야당 국회의원들과 당직자·보좌진 등은 의자 등을 동원, 본회의장 입구에 바리게이트를 쌓고 봉쇄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경위들과 한나라당 측 당직자·보좌진 등이 본회의장 출입구 곳곳을 공략, 민주당 등의 봉쇄를 뚫기 위한 시도를 하면서 여야는 거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상득·김성조·나경원·안형환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의결정족수를 채우려 본회의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본회의장 맞은편 예결위 회의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과 이윤성 부의장(한나라당)도 현재 출입을 저지당하고 있다.

▲ 미디어법 직권상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 중앙홀을 점거 중인 민주당 당직자들과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몸싸움이 격해지면서 김영진 민주당 의원과 김재균 민주당 의원 측 김정곤 보좌관이 부상을 입어 오후 2시 30분께 병원으로 후송됐다. 본회의장 안에서도 여야 의원들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데 오후 2시 20분께 민주당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발송,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이 강기정 민주당 의원을 구둣발로 폭행했다고 밝혔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도 골절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런 가운데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 관계자 50여명도 이날 오후 1시 30분께 국회 본청 앞으로 집결, 한나라당·자유선진당 측 의원들이 언론관계법 관련 표결에 참여하지 않길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대전 대덕)이 본청에 들어서려 하자 최상재 위원장 등은 “언론법이 직권 처리되고 나면 가장 먼저 죽는 곳이 바로 지역 언론”이라면서 “지역 언론 종사자로서 지역구 의원께 표결에 참여하지 말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직권상정에 찬성하는 입장이 아니다. 여러분들의 얘기를 참고하겠다. 나도 신문사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하지만 출입을 막진 말라”고 대답했다. 김 의원은 <조선일보>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5분여 동안의 입씨름 끝에 김 의원 결국 다른 출입구를 통해 본청으로 들어갔다.

한편,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50분 본회의장 앞에서 “마지막으로 국회의장에게 호소한다.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만의 국회의장이 아닌 만큼 국민 모두를 위해 일해주길 바란다. 지금이라도 직권상정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어떻게 거대 여당이 일방적으로 협상파기를 선언한 후 본회의장과 의장석을 점거, 선제적으로 공격할 수 있나. 이는 완벽한 의회주의의 파괴로 국회의장과 사전에 공모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일방적으로 법안 처리를 밀어붙인다면 대한민국 국회에는 더 이상 야당이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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