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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W(World Wide Weekly)> / 24일 오후 11시 55분

▲ ⓒMBC
천국과 지옥의 동거

인도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눈물의 땅, 카슈미르! 도시를 굽어보는 웅장한 히말라야 산맥과 맑은 호수가 어우러져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카슈미르. 하지만 카슈미르는 인도군만 80만 명, 전 세계에서 군대가 가장 밀집해 주둔하는 곳으로 손꼽히는 전장이기도 하다. 식민 종주국 영국이 물러가면서 카슈미르는 종교에 따라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리 독립되었다. 그 후 주민들은 졸지에 국경을 밀고 당기는 분쟁의 최전선에 살게 된 것이다. 지난 60여 년 간 일촉즉발의 긴장상태가 계속되고 있고, 테러와 폭력은 카슈미르 사람들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지구의 허파 아마존, 피로 물들다. 6월 5일, 페루 아마존 지역에서 분노에 찬 원주민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리는 아마존 전체, 페루인 모두를 위해 싸우는 것이다!”사건 후, 찾아간 현장에 핏자국은 이미 지워졌지만 사람들의 기억은 생생했다.“탱크와 헬기까지 동원해 무장군인들은 300명이 넘는 원주민들을 죽였어요!”라고 울부짖는 원주민의 말. 미국과의 FTA 체결을 위해 열대우림을 보호지역에서 해제시키는 법령을 페루 정부가 제정하면서 원주민들의 힘겨운 투쟁은 시작된 것이다.

그곳에 사람이 산다

세계 최초로 노예혁명을 성공시켰던 흑인공화국 아이티. 그런데 지금 노예의 삶을 거부했던 땅에서 아이들이 노예노동으로 혹사당하고 있다. 13살 카티아는 남의 집에 얹혀살며 온갖 집안일들 도맏아 하는 레스타벡(Restavec)이다. 가난한 형편의 카티아 엄마는 아이가 집안일을 도와주는 대가로 숙식을 제공하고 학교에 보내주겠다는 말에 딸을 도시로 보냈다. 그러나 카티아는 온갖 차별, 폭력, 학대 속에서 노예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카티아와 같은 레스타벡 아이들은 무려 3만 명에 달한다.

인도의 불타는 탄광, 자리아! 이곳은 인도 전체 석탄생산의 32%를 담당하는 인도 최대의 탄전이다. 자리아 탄전은 ‘석탄불(coal fire)’이라고 부르는, 탄광에 불이 붙어 꺼지지 않고 수십 년에서 많게는 수백 년 가까이 지속되는 신비한 현상으로 유명하다. 자리아의 노천탄광은 자연이 인도에게 준 선물일지 모르지만, 자리아 주민들에게 허락된 건 겨우 가족의 하루 끼니와 맞바꿀 석탄 한 바구니일 뿐이다. 뜨거운 불덩이 아래로 모든 것이 사라져버릴 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자리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잠들지 않는 꿈

검은 차도르 안에 가려진 그녀들의 반짝이는 눈빛. “이란이 이슬람 공화국인 건 맞지만 겉모습만으로 안을 판단할 순 없죠.”25살의 여성 택시기사 라히미가 말했다. 여자는 히잡 없이 외출할 수 없는 곳, 서구문명이 금지된 이곳에서 여성가수는 찾아 볼 수 없다. 하지만 율법이 이란 여성들의 꿈과 매력까지 없앨 수는 없었다. 여성들은 검은 차도르 안에 배꼽티를 즐겨 입고, 금지된 서구 음악과 영화를 즐기며 ‘안젤리나 졸리’를 닮고 싶어 성형수술도 마다않고 있다.

도박과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관광객을 유혹하는 화려한 네온사인 아래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길이 640㎞의 컴컴한 하수도망에는 500여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도박이나 마약으로 재산을 탕진했거나 경기 불황 속에 직업을 잃은 사람들이 햇빛도 들지 않는 하수도에서 익사 위험마저 감수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이곳 사람들은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카지노에서 관광객 행세를 하며 관광객들이 슬롯머신에 두고 간 잔돈을 주워 그 돈으로 살아간다. 도시의 화려한 이미지에 가려진 채 밑바닥 생활을 하고 있지만, 하수도촌 사람들은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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