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앵커와의 대담형식으로 진행된 지난 27일 대통령 라디오 연설에 대해 KBS 라디오 PD들은 “대담방송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답변에 대한 추가질문 하나 없고, 반대 입장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비판 입장을 나타냈다.
라디오 PD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사회자는 미리 준비한 질문을 앵무새처럼 읽고, 대통령 역시 사전에 준비된 답변을 하는데 그쳐 국민적인 공감을 전혀 얻어내지 못했다”며 “오히려 시간만 늘려 대통령 자신의 홍보에 더 많은 기회를 주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KBS는 27일 대통령 라디오연설 20회를 맞아 이명박 대통령과 민경욱 앵커와의 대담 형식으로 방송을 내보냈다. 이는 이 대통령 혼자 녹음한 내용이 전파를 타던 기존 방식과 다른 포맷이다.
그러나 라디오 PD들은 “지난 9개월여의 외로운 투쟁에 대한 첫 반응이라는 점에서 오늘 방송을 주목하지만, 방송을 통해 나타난 포맷 변경은 또 다른 국민기만”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KBS 라디오 PD들은 지난해 10월 대통령 주례연설이 편성될 때부터 “공영방송의 위상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고, 그동안 일방적인 대통령 주례연설 방식을 변경하고 야당의 반론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해왔다.
이들은 △제작PD와 대담 진행자가 언론인의 사명을 다할 수 있는 유무형의 압력 배제 △일방적인 대통령 홍보가 아닌 여론을 반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 제작 △야권 또는 시민사회단체의 반론권 보장 △일방적 연설방식이 효율적이고 공영방송의 책무라 주장한 사측 간부 퇴진 등을 촉구했고 “이러한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대통령 주례연설을 즉각 폐지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