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성공 부담…그러나 아직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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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MBC ‘선덕여왕’ 이창섭 CP

MBC 창사 48주년 특별기획 〈선덕여왕〉(극본 김영현·박상연, 연출 박홍균·김근홍)의 고공행진이 계속 되고 있다. 〈선덕여왕〉은 지난 27일 수도권 시청률 34.1%(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하며 5주 연속 30%대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28일에는 덕만(이요원)의 정체성이 드러나면서 시청자들을 강하게 흡입했다. 명실 공히 월화의 최강자 〈선덕여왕〉. 그래서일까. 〈선덕여왕〉의 CP를 맡고 있는 이창섭 MBC 드라마2부장의 얼굴은 여느 때보다 밝아 보였다.

무려 2년이 넘도록 〈선덕여왕〉을 기획하고 지휘해 온 그는 “실패할 거라고 한 번도 생각 안 해봤다”고 말했다. “우리는 직접 만드니까 느낌이 있잖아요. 잘 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얘기에 자신감이 있었죠. 될까 안 될까가 아니라 큰 성공에 대한 부담이 있었답니다.”

▲ 이창섭 MBC 드라마국 드라마2부장 ⓒPD저널
그래서 그는 〈대장금〉,〈이산〉의 이병훈 PD를 비롯해 사극 경험이 많은 선배들을 찾아 자문을 구하고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그렇게 공들여 지난 5월 첫 선을 보인 〈선덕여왕〉이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배가 부를법하다. 하지만 그는 “아직은 배가 고프다”고 말한다.

〈선덕여왕〉은 신라를 배경으로 한 여성사극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스토리와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미실(고현정)이란 캐릭터도 빼놓을 수 없다. 단순한 악역이 아닌, 성적 매력에 정치력과 카리스마까지 겸비한 미실은 일반 사극에서 전무후무한 캐릭터로 초반 시청률을 견인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단순히 미실이란 인물의 등장 자체보다 그 미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했다고 봅니다. 여기에 고현정이라는 걸출한 연기자가 더해지면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거죠.”

그러나 미실을 TV 드라마에 등장시키는 작업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화랑세기’ 필사본에 등장하는 미실은 뛰어난 미모와 엄청난 색공술(色供術)로 왕들을 사로잡고 권력을 누렸던 인물이다. 드라마에서도 남편과 정부를 따로 두고도 왕에게 색공해 왕후의 자리를 탐내는 여인으로 등장한다.

“미실이란 캐릭터가 지금의 윤리기준에 부합하지 않아요. 성을 무기로 권력을 얻은 여인이거든요. 처음에 김별아의 원작을 검토할 때에도 미실을 전면으로 다루기엔 한국 현실에 불편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선덕여왕을 주인공으로 하면서 미실과 대결을 벌이도록 했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봐도 부담스럽지 않도록 부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탈색시켰죠.”

▲ MBC 월화 사극 '선덕여왕' ⓒMBC
미실의 활약에 힘입어 초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선덕여왕〉의 시청률은 8~9회 무렵 성인 연기자들이 등장하면서 약간 주춤했다. 덩달아 엄태웅, 박예진 등 일부 연기자들의 캐스팅 논란도 불거졌다. 그러나 이 CP는 “배우의 문제가 아니라 그때 스토리가 정체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덕만의 출생이 밝혀지면서 가파르게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의 말대로 〈선덕여왕〉은 이제 30% 고지를 넘어 40%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높은 인기에 힘입어 연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연장 여부에 대해선 “고민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전체 50부작 가운데 딱 20부를 지난 〈선덕여왕〉. 덕만이 정체성 혼란을 딛고 훌륭한 여왕이 되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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